주짓수, 스타트

여성의 체구로 남성을 이길 수 있는 유일한 운동, 주짓수를 등록하다

by 김꿈

오늘의 나와 내일의 나는 다를 것이다. 내일이 그토록 오기를 바람과 동시에 영영 오지 않았으면 하는 솔직한 마음이다. 내일은 월요일이고, 언제나처럼 월요병에 시달리며 출근을 하고 퇴근을 할 것이다. 평소와 다른 것이 있다면 퇴근 후 목적지가 체육관이 된다는 것. 그렇다. 나는 내일부터 ‘주짓수’라는 온동을 다닐 예정이다. 주짓수라는 단어가 낯선 사람도 있을 거라고 판단하여 조금만 설명을 덧붙여보자면, 주짓수는 일본의 전통 무예인 유슬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격투기로 유도보다 실전 격투의 성향이 강하며, 상대방을 완전히 제압하는 것으로 승부를 결정한다고 한다. (출처: 네이버 시사상식사전) 나는 주싯수를 여자의 체구로 남자를 이길 수 있는 유일한 운동이라고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 그만큼 격한 운동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겠다. 내가 잘할 수 있을지도, 내가 잘 선택한 것인지도 사실 잘 모르겠다. 운동을 갑자기 등록을 해버린 그 날은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마음이 샘솟았는데… 며칠 전, 오랜만에 기분을 내어 좋아하던 치마를 집어 들었다. 처음 샀을 때만해도 니트를 넣어 입어도 넉넉했던 치마의 지퍼가 올라오지 않는 것(?) 지퍼를 억지로 올려보았을 때 숨이 잘 쉬어지지 않았던 것(?) 오랜만에 입어서 뻑뻑한 것이라고 현실을 부정하며 출근길에 올랐다. 괜한 고집과 불어버린 몸의 콜라보 덕분에 하루를 불편학게 보냈다. 사실 믿고 싶지는 않았지만 알고는 있었다. 책상 위, 하루하루 알아가는 간식의 세계와 함께 뱃살이 팽창하고 있었다는 것을 말이다. 5kg이 찌던, 10kg이 찌던 나는 나라는 것을 머리로는 잘 알지만, 마음이 달랐다. 우울하고 착잡한 마음을 가지고 집에 가던 중, 집 근처 역 앞 빌딩에 커다랗게 ‘주짓수’라고 적힌 글자가 내 눈을 사로잡았다. 잊고 있었지만, 한때 나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가 주짓수를 배우는 것이었다. 번화가에 나가면 꼭 2도자들이 나를 붙잡고, 대중교통을 탔을 때 맞은편에서 걸어오는 대다수 사람이 내가 비키는 것이 당연하다는 듯이 어깨로 팍 나를 치고 갔을 때. 그리고 이런 일들은 주로 나와 같이 키가 작고 힘이 없어 보이는 부류에만 일어난다는 것을 알았을 때 강해지고 싶었다. 모두와 싸워 이기는 천하장사를 꿈꾼 것을 아니었다. 누군가의 공격을 받았을 때 적어도 한 방 먹이고 도망은 갈 수 있을 정도가 되고 싶었다. 유일하게 여성의 체구로 남성을 이길 수 있는 운동인 주짓수를 알게 된 후 한동안 주짓수를. 배울 것이라고 노래를 부르고 다녔다. 막상 용기가 나지 않아 등록은 하지 않았지만. 들어가 볼까 말까, 찰나에 수많은 생각을 했고 그냥 go해보기로 했다. 낯선 주짓수 도장에 들어가니 스파링 패트와 많은 운동기구가 보였고, 그 옆의 매트 위에선 하얀 도복을 입은 이들이 겨루기하고 있었다. 쭈뼛쭈뼛 서 있으니 영업 담당자로 보이는 이가 나를 어떤 방으로 안내했다. 시간표와 금액 정도만 설명해줄 줄 알았는데, 노트북으로 ppt를 켜서 주짓수가 어떤 운동인지, 어떤 효과가 있는지에 관래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그 중, 나를 혹하게 했던 문장은 주짓수는 ‘머리’를 쓰는 운동이라는 것이었다. 주짓수는 그동안 해왔던 헬스나 수영처럼 기술을 익힌 다음 반복 학습을 하는 것에서 나아가서 동작을 습득하고, 머리를 사용하여 상황에 맞는 기술을 선택하는 운동이라고 했다. 운동하며 근육 생기고, 머리까지 똑똑해지면 이득이지 않은가! 게다가 2월에 등록하는 회원님들에게는 10%의 D/C를 해주고, 3개월 치를 한 번에 등록하면 12만 워인 도복을 무료로 제공한다는 상술 2콤보에 그저 넘어가 버렸다. 순식간에 운동을 등록했다. 오래전의‘하고 싶다‘가 ‘한다’가 되던 순간이었다. 주변 사람들에게 내가 어제 주짓수를 등록했다라고 말을 했다. 혹자는 잘 어울린다고 말했고, 어떤 이는 그 험한 운동을 어떻게 하려고 등록했냐며 걱정했다. 아직은 가지 않은 상태라 주짓수가 나에게 어울리는 운동인지, 험하고 험해서 오르지 못할 산 같은 운동인지는 모르겠다. 확실한 건 처음엔 근육통에 시달리며 쩔뚝거릴 것이라는 거다. (그래서 내일이 두렵다.) 모든 새로운 도전에는 몸이 적응하고 단단해지는 시간이 필요하기 마련이니까. 이왕 하기로 한 것, 많이 부딪하고 가끔(자주 아니고 가끔. 희망사함임) 아프고 그를 통해 몰라왔던 것들을 알고 싶다. 배움의 끝엔 어제보다 스스로를 더욱 잘 지키는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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