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er 2번째 이야기
띠링. 최근 며칠 하루에도 몇 번씩 폭염경보 재난문자가 끊이질 않았다.
더위에 지쳐갈 때쯤 남편은 내게 "조개 주우러 갈까?"라고 물었다.
난 계획적인 J 성향이지만 즉흥적인 P 남편의 제안이 반가웠다.
미처 수경은 가져가지 않은 우리였지만 양파망은 야무지게 챙겼고, 그렇게 양양 바다로 향했다.
금강산도 식후경 아니겠나. 배부터 채우고 조개 주우러 가야지.
냉면은 싫어해도 막국수는 정말 좋아하는 나. 이번에는 메밀이 아닌 밀막국수에 도전했다.
진부의 한 중국집 메뉴판에 적혀있던 '여름별미 밀막국수', 메뉴 이름처럼 별미 그 자체였다.
배도 든든하게 채웠으니 본격적으로 조개를 주워보자. 양파망, 빈 시멘트통을 챙겨서 말이다.
이미 몇몇의 분들이 조개를 줍고 계셨고, 모두 바닷속만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는 모습이 귀여우시기도 하다. 나 또한 이런 모습이었을까. 땡볕 아래 바다에 들어가 열심히 조개를 줍는 우리의 사진을 남기지 못한 게 조금은 아쉽다.
우리를 무아지경에 빠지게 만든 조개 녀석
조개 하나하나의 색, 모양, 크기가 다 달라 줍는 재미를 더했다. 예쁜 바닷속에 살고 있던 예쁜 조개들
나와 남편의 녹색 양파망 속엔 그 예쁜 조개들이 담기게 됐다.
모아놓으니 더 예쁘다.
시원한 바닷물에 더위도 잊고 조개 줍는 것에 열중했다. 그렇게 우리는 여름철 피서도 즐기고 반찬거리도 얻었다. 이게 바로 일석이조 아닌가
2시간의 해감 후 남편의 손맛으로 맛볼 수 있었던 조개. 직접 주운 조개로 해 먹은 오일파스타는 자급자족이라는 그 뿌듯함에 감격스러운 맛을 안겨주기도 했다.
완벽한 여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