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취미가 중요한 이유
결혼 2년 차, 아직 신혼인 내가 벌써 이사를 고민하게 됐다. 그것도 지역 내 이동이 아닌 강릉으로의 이사를.
결혼 준비 당시 강릉에서 살고 싶다던 구 남친(현 남편)의 말에 눈 한 번 꿈쩍이지 않았던 내가 최근 들어 강릉에서의 삶을 그려보고 있다.
나의 생각이 바뀌게 된 계기가 뭐였을까. 그 이유엔 남편의 취미가 한몫했다.
내 남편의 취미는 바로... 아내들이 싫어한다는 남편들의 취미들 중 하나라고도 알려진 낚시다. 그이는 민물(쏘가리)과 바다를 넘나들며 사계절 내내 낚시를 즐긴다.
"여보, 낚시가 그렇게 재밌어?"
"응. 같이 갈래?"
남편은 항상 낚시를 가게 되면 나와 함께하고 싶어 했다. 수차례 거절 끝에 결국 난 남편의 취미를 함께 즐겨보기로 마음먹었다.
해도 뜨지 않은 새벽 5시, 난 대구 선상낚시를 하기 위해 강릉 주문진항을 찾았다. 인생 첫 출항에 설렘보단 멀미를 할 수 있다는 불안감에 두려움이 앞섰다. 그래도 만선의 꿈을 안고 용기 내 배에 몸을 실었다.
깜깜했던 하늘이 점점 붉은빛으로 물들게 됐다. 남편은 내게 일출을 볼 수 있겠다며 미소를 보였다.
얼마 후
이게 얼마 만에 본 일출인가. 푸른 동해바다 위에서 바라본 주황빛 태양은 그 어느 때보다 아름다웠다. 바다 위의 작은 배는 최고의 일출 명소였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장면 중 관식이가 딸 금명이와 함께 금은동호(관식이 배)에서 일출을 본 모습이 떠올랐다. 왠지 모르게 마음이 몽글몽글해진다.
멋진 일출을 배경으로 본격적인 낚시가 시작됐다. 낚시가 처음인 나는 낚싯대 잡는 법부터 배워야 했고 입질을 잘 알아차리지 못해 놓친 고기들만 여러 마리였다. 하나둘 다른 사람들이 대구를 낚아챌 때마다 부럽긴 했지만 '나도 언젠간 잡히겠지'하며 조급해하지 않았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왼쪽 손목이 아파올 때쯤 무언가 파닥파닥 하는 느낌이 왔다. 마침 옆자리에 있던 남편도 입질이 와 전동릴을 작동하고 있었다.
"아, 남편 고기에 내 낚싯대도 같이 걸렸나?"싶은 생각에 마음을 비우고 있었는데 이게 웬걸.
우리 부부는 동시에 잡아 올렸다. 심지어 남편은 아주 아주 큰 대구를 말이다. "여보, 우리 퇴근하자"
우린 한껏 들뜬 목소리로 소리를 질렀고 선장님께서 기념사진을 찍어 주셨다. 기뻐하는 남편의 모습을 보니 나 역시 덩달아 기분이 좋았다.
'이래서 낚시를 하는구나'
'생각보다 재밌는데? 나랑 잘 맞는 것 같기도?'
'이렇게까지 낚시를 좋아하는 남편을 위해 강릉으로 이사를 가는 게 나을까'
'강릉 살면 재밌겠다'
망망대해를 바라보며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됐다.
7시간의 길고 길었던 낚시 후 우린 자연산 대구 지리탕을 맛볼 수 있었다.
남편이 지은 쌀밥에 시어머니께서 만드신 지리탕. 이게 바로 산지 직송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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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은 힘들고 피곤한 하루였지만 시부모님께서 너무나도 맛있게 드셔주셔서 정말 뿌듯했다.
낚시의 재미를 알아버려서 큰일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