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밖으로 배어나오는 불빛
저녁이 되면 도시의 집들이 불을 켜고 창밖으로 배어 나오는 불빛은 집과 따뜻함을 동시에 떠오르게 한다. 눈이 내리고 어둑해진 거리를 걷게 되면 유독 창밖으로 배어 나오는 불빛은 따스하게 보인다. 비가 내리는 날 습기를 잔뜩 머금은 공기가 길바닥 위에까지 내려앉으려 할 때 멀리 보이는 집들의 불빛은 바다의 등대처럼 집으로 향하는 발 걸음을 더욱 서두르게 한다.
시골에서 처음으로 대도시에 상경하여 밤이 되자 놀라운 것은 번쩍이는 도시 밤거리와 빽빽하게 들어선 아파트 단지에서 집집마다 창밖으로 새어 나오는 불빛이 마치 반딧불이 켜진 듯하였다. 불빛이 새어 나오는 곳에는 누가 살고 있을까 생각하면서 부럽기도 했었다.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어둡고 좁아서 더 길게 느껴지는 골목이다. 골목을 비추는 가로등이 수명이 다 되어 번개처럼 번쩍거리며 세워져 있고 골목 안쪽 문간방은 햇볕이 제대로 들어오지 않는 조그만 창문이 있는 방이었다. 시골에서 올라와서 처음으로 도시 생활을 하는 첫 집이었다.
집이라는 말만 들어도 편안한 기분이 올라오고 창밖으로 새어 나오는 불빛만 보아도 쉬고 싶다. 창문을 통해서 비치는 불빛은 부드럽고 그 빛 아래에 있는 모든 사물들이 함께 빛을 내고 있었다. 불빛에 대한 간절함이 삶의 의지를 잃지 않고 살아가도록 하는 힘을 주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