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견 조율 안 되는 부부의 여행

따로 또 같이 하는 여행

by 팍끌림


여행을 좋아하는 나의 친구 한 명은 우리 부부를 부러워한다.


"여행을 같이 다닐 수 있는 남편이 너무 부러워"

"여행을 둘 다 좋아해서 같이 자주 여행을 갈 수 있는 게 아니야....

우리가 같이 여행을 하기 위해서 서로 양보하고 맞추는 부분이 많아"


그렇다, 우리는 여행을 좋아하고 여행 취향에서 맞는 부분도 있지만 정말 안 맞는 부분들도 있다.


예를 들면 나는 브랜드 쇼핑을 좋아하고 남편은 관심이 없다.

음식에서는 특이한 메뉴를 도전하고 싶어 하는 남편과 음식에서 도전은 하지 않는 나.

또 나는 고소공포증이 있는데 남편은 스릴 있는 액티비티를 좋아하고 나는 호캉스 하며 수영장에서 노는 걸 좋아하지만 남편은 제일 재미없는 일 중 하나라고 한다.


여행을 하면서 이런 부분들을 서로 불만이 생기지 않기 위해 서로 양보할 수밖에 없는데 고집 쌘 둘은 하기 싫은 건 절대 안 한다.


그래서 우리의 여행에는 액티비티, 호캉스가 없다. 쇼핑을 한다면 백화점이나 아울렛이 아닌 남편도 좋아하는 소품샵 위주로 일정을 잡는다.

식당은 내가 가고 싶은 곳이 아닌 둘 중 하나라도 싫어하는 곳이 아닌 곳으로 간다.


함께하는 여행을 위해 우리는 각자의 취향을 포기하게 되었다. 상대가 좋아하는 것을 해주기보다는 싫어하는 것을 하지 않는 것이 우리 모두를 위한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여행을 하다 보면 남편보다 좀 더 노는 것을 좋아하는 나는 여행지에서 더 다양한 펍, 이자카야 등등을 가고 싶어 하는데,

남편은 호텔에서 휴식 시간이 더 필요할 때가 종종 있다.


" 오빠, 여기 ㄱㄱ?"

" 좀 있다가. 아직 쉬고 싶은데... "

" 그럼 나 먼저 가 있어도 됨? "

" ㅇㅇ, 나갈 때 연락함"


힘든 남편을 끌고 호텔 밖으로 나가기보다는 혼자 돌아다니기 시작한다. 남편 역시 내가 기다리기보다는 먼저 여행하는 것을 존중하며 각자의 흐름에 맞는 여행을 하고 있다.


같이, 따로 또 같이 하는 여행.

의견 조율은 안되지만 강요하지 않는 여행을 하기에 우리는 서로에게 최고의 여행 메이트가 된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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