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아래 집에 살고 있는 40대 딩크부부들
# 층간소음으로 이어진 인연으로 지금까지도 이웃사촌이자 베프이자 마음의 버팀목인 우리 윗집 부부와 급벙으로 만남을 가졌다. 사실 시도 때도 없이 급으로 만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만남이라는 표현이 맞는지 모르겠다.
출근길에 엘베에서 마주친 윗집 오빠와
" 언제 저녁 같이 먹어야지 "
인사하고 오후엔 윗집 언니랑 카톡으로
" 언니는 오늘 저녁 뭐 먹어요? 배 안 고파서 먹고 싶은 게 없는데ㅎㅎ "
" 나도 늦게 점심 먹어서 오빠 회사에서 저녁 먹고 오라고 했어 "
" 엇 그럼 우리 오빠도 회사에서 저녁 먹고 오라 하고 오랜만에 걸스톡 & 와인 한잔 할까요? "
" 좋다! 집에 먹을 건 없는데 배달시킬까? "
" 간단히 집에 있는 야채로 샐러드에 딱 와인 한 병만 마셔요! 안주 아쉬우면 상가 횟집에서 갑오징어 숙회 두 마리 포장해 갈까요? "
" 좋아! 준비하고 있을게 올라와 "
이렇게 시작된 우리의 간단 와인 한 병 모임.
아파트 상가에 도착해서 횟집에서는 갑오징어숙회를 주문하고 편의점 가서 와인을 골랐다. 안주와 어울릴 것 같은 쇼비뇽블랑 와인 하나를 고르고 혹시 모르니까 두병을 사야 하나 한참을 고민했는데, '딱 한 병만 마셔야지' 하면서 한 병만 계산을 하고 나왔다.
픽업한 안주와 와인을 가지고 집에 와서 남편에게 같이 올라가자니까 피곤해서 쉬고 싶다길래 혼자 옷만 갈아입고 올라갔다.
' 엇! 엘베가 위층에 있네?!'
역시나 윗집 오빠도 퇴근해서 집에 도착해 있었다. 술상을 세팅하면서 윗집 오빠가 남편에게 슬쩍 카톡을 보냈더니 금방 현관문에서 '띵동 띵동' 소리가 났다.ㅋㅋ
넷이서 와인 한 병은 너무 순식간이라 편의점에 다시 갔다 오려다가 우리 집에 있는 위스키 한 병을 가져왔다. 신나서 수다 떨며 마시다 보니까 새로 오픈한 위스키 한 병을 다 마셔버렸다.ㄷㄷ
피곤해서 쉬겠다던 우리 오빠가 또 집에 가서 위스키를 가져와서 각 한잔씩 더 마시고 약속했던 11시에 오늘도 너무 즐거웠다며 또 보자고 인사하고 헤어졌다.
우리 넷은 다음날 해장 없이는 힘든 하루들을 보냈고 점심때는 각자 해장 메뉴들을 공유하며 추억이 된 어제 이야기를 카톡으로 나눌 수 있었다.
기쁨은 나누면 두 배가 되고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된다
딩크족으로 살고 있는 부부가 둘이 나누면 두 배가 되는 기쁨을 위, 아래층 부부들과 함께 나누며 네 배를 만들고 슬픔은 1/4로 나누며 살아가고 있다. 아이없는 노년, 죽음에 대한 이야기는 가끔 술 안주 삼아 의견을 나누며.ㅎㅎ
함께 일상을 나눌 수 있는 이웃사촌이 있다는 것은 정말 행복한 일 인 것 같다. 오늘도 서로의 주말 아침 반찬을 반씩 문고리로 나눠먹으며 고마움을 느끼는 일요일이었다.
다시 한번 우리 윗집으로 살아주셔서 감사합니다!
** 층간소음 에피소드는 아래 링크로 확인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