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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다영 Jun 15. 2022

막연히 두려운 중남미 여행, 쿠바는 과연 안전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쿠바는 생각보다 안전하다.
하지만 여행 난이도는 상!


어디를 어떻게 여행하느냐에 따라, 그리고 사람과 상황과 시간에 따라 위험은 천차만별이다. 하지만 내가 주관적으로 느낀 바로는, 치안과 관련해서 쿠바는 '생각보다' 안전했다. 하바나를 걷다 보면 순찰하는 경찰들이 자주 눈에 띄었고, 관광지 근처에는 다른 외국인 관광객들도 줄곧 보였다. 사회주의 국가의 강력한 공권력, 그리고 관광 산업으로 먹고사는 쿠바이기에 외국인 대상 범죄에 내리는 강력한 처벌의 존재도 분명 사람들의 행동에 여행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그래도 한 나라의 치안을 안전, 혹은 안전하지 않음으로 결론짓는 것은 그다지 도움되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만약 쿠바로 여행을 갈 생각이라면, 그리고 쿠바의 치안에 대하여 정말 궁금하다면 '쿠바는 어떠하다'라고 정해두기보단 전체적인 분위기를 파악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될 것이다. 이 글에서는 내가 경험한 쿠바 치안의 분위기를 전달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먼저 관광객이 대부분인 바라데로는 위협될만한 요소가 전혀 없었다. 해가 8 정도에 지는데 낮에는 어디든 밝고 낮은 건물들에, 영어나 불어, 러시아어를 쓰는 관광객들도 많아 유럽의 여느 평범한 관광지처럼 느껴졌다. 하바나와 비교하자면 기본적으로는 가난한 사람들이 적었고, 그렇기에 호객꾼이나 사기꾼들도 적었으며 건물들도 상대적으로 깨끗했다.



반면 하바나는 조금  도시의 번잡함과 가난함이 묻어 있는 느낌이었다. 여기는 에어컨이 없는 집이 대부분이고 인터넷도 되지 않으니 남녀노소 모두 건물 앞에 앉아 시간을 보내곤 했다. 그렇기에 도로를 걸어가는 관광객, 특히 하바나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동양인에 대한 관심을 적극적으로 보인다. 캣콜링 등으로 말이다. 하지만 이는 그냥 툭 던지는 그들만의 재미일 뿐, 일부러 인종차별을 하는 건 아니니 그냥 무시하면 된다. 



스페인 식민지 시절에 지어진 건물들은 높고 고풍스럽다. 하지만 구시가지 건물의 외벽에는 1950 대로부터의  시간이 묻어 있었다. 널려 있는 빨래와 시가 연기도 누아르 영화 같은 분위기를 더한다. 정돈되지 않은 길이라는 생각이 조금의 불안감을  수는 있다고 생각했다.    


여태까지 쿠바에서 강도를 비롯한 중범죄를 당했다는 이야기는 들어보지 못했다. 다만 자잘한 소매치기는 있을  있다. 직접적으로 소매치기에 대한 위협을 느낀 적은 없었으나, 쿠바 내의 많은 사람들이 나와 같은 관광객을 매우 예의 주시한다는 것은 느껴졌다. 그리고 실제로 영어를 쓰며 접근했던 많은 쿠바 현지인들은 우리에게  달러라도 얻어내고자 구걸, 흥정 혹은 사기를 시도하기도 했다.



여행의 묘미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이라고는 하는데, 하바나의 사기꾼들은 번번이 우리를 사람이 아닌 돈으로 본다는 느낌을 주었다. 만나는 대부분의 사람을 경계해야 한다는 , 이것이 쿠바 여행 난도가 높다고 느끼는 이유가 된다.



하지만 좋은 사람들도 분명 존재한다! 내가 머물렀던 카를로스 까사의 주인인 카를로스는 아픈 우리를 위해 망고도 잘라 주시고, 병원에 격리당했을 때는 널브러져 있는 짐을 전부 챙겨 병원으로 날라 주셨다. 한국 음식을 너무 먹고 싶어 하는 나를 위해 병원 몰래 가방에 초밥을 넣어 올려주셨던 간호사 분도 있었다. 격리가 연장될 수도 있다는 말에 울며 흘린 (코로나 환자의!) 눈물을 맨손으로 닦아주신 의사분도 계셨고, 테이블 위해 꽂혀 있는 해바라기를 신기해하는 나를 위해 한 송이 더 꺾어 가방에 넣어 주신 서버도 있었다. 다 나열할 수는 없지만, 어디서든 선한 사람들은 존재한다.

    

이렇듯 여행에서  명의 사람을 만난다고 한다면, 5명은 그냥 지나가고, 3명은 나에게 호의를 베풀고 2명은 사기를 친다. 중요한 것은 뒤의 나쁜  명이다. 쿠바는   명이 저지르는 범죄가 사실 그냥 경범죄 정도이기에 안전하다고 말할  있는 거지만, 그렇다고 해서 완전히 마음을 놓을 수는 없다.



개인적으로 쿠바에 여자 혼자 여행을 다니는 것은 그렇게 추천하지 않는다. 아무리 쿠바에서 강도, 성추행 등의 중범죄를 당할 위협은 적다고 해도, 일단 여행객에게 주어지는 비뚤어진 관심(캣콜링, 사기 등)이 끊이지 않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기 딱 좋다. 또 일행과 함께 다니는 것보다도 여자 혼자 여행을 다니면 더 직접적으로 추근대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혼자 여행을 갈 생각이라면, 멘탈을 단단히 무장하고, 길에서의 어느 누구도 믿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가야 한다. 영어를 쓰며 말을 거는 쿠바 현지인들은 백이면 백 목적이 있다. '식당 소개해줄게', '시가 반값에 팔게', 심지어는 '예쁘다'라는 칭찬에도 그냥 고개만 끄덕하거나, 'No, gracias!' 외치고 걸어가도록 하자!


여행을 하며 내가 항상 지니고 있는 생각은, 안 좋은 일은 언제나, 어디서나 갑작스럽게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대낮의 대로든 밤의 골목이든 사건은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그렇기에 어디서든 호의는 경계해야 하고 낯선 곳에서는 신중해야 한다. 여행을 망치는 것은 잃어버린 휴대폰도, 놓친 비행기도 아닌 위협받은 내 건강과 안전이다. 휴대폰은 다시 사면 되고, 비행기는 다시 예약하면 되지만 건강과 안전은 얼마를 주어서도 복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쿠바는 안전한가요?’에 대한 답변은 ‘그렇긴 해요!’지만, 이 답변이 쿠바에서의 안전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쿠바로의 여행은 망설이지 않되, 여행지에서의 긴장은 풀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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