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슬란드 2주살이 : 북유럽 감성 가득한 마을
설산과 바다가 한 번에 보이는 시내
레이캬비크에 도착해 처음으로 탄성을 내뱉은 순간은 바로 건물 사이로 보이는 바다와 산을 마주했을 때! 골목 끝마다 저 멀리 진한 남색의 바다와 설산이 얼굴을 내밀고 있다.
중심가는 맘먹고 돌아다니면 2시간이면 구석구석 볼 수 있을 정도로 크지 않은데, 건물들이 하나같이 개성이 다양했다. 옷가게와 소품샵, 갤러리, 식당, 펍이 가득해서 날씨가 안 좋은 날이면 하나씩 구경만 해도 좋겠다 싶었다.
시내에서 바다 쪽으로 가면 어마어마한 바람이 분다! 맞바람은 걷기 힘들 정도로 세고, 뒤에서 앞으로 부는 바람은 몸을 밀어줄 정도다. 날씨가 봄처럼 좋은 이런 날에도 바람은 엄청 차갑다. 그럼에도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셔터를 눌렀다.
핫도그 하나 먹고 약간 추워질 때 들어갔던 커피샵. 아메리카노와 말차 라떼, 크림을 얹은 카라멜 커피를 주문했더니 3만 원이 넘는다! 성수 핫플 카페 가격의 1.5배 정도라고 생각한다면 나쁘지 않아 보이기도. 말차 라떼는 그렇게 달지 않아 좋았고 카라멜 커피는 혈당 스파이크 오는 맛이었다. 그래도 이런 달달함이 필요했다!
레이캬비크의 랜드마크인 할그림스키르캬 교회도 방문했다. 집들이 낮아서 이 교회가 유독 우뚝 솟아 있었다. 외관은 주상절리를 닮아 절벽처럼 깎여 있고 안에는 거대한 오르간이 있다고 했다.
1인당 14,000원을 내면 엘리베이터를 타고 전망대로 올라갈 수 있다. 학생증을 가져오면 4,000원을 할인해 주는데 깜빡해서 그냥 성인 요금으로. 약간 비싸다고 느껴지긴 했는데, 화창한 날씨 덕분인지 전경이 너무 아름다워 후회 없었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과 알록달록한 지붕들이 예쁘다. 멀리 바다도 보이고, 전망대 반대편에서는 설산도 볼 수 있다.
레이캬비크는 거리가 워낙 깨끗하고 안전해서 걷기만 해도 기분이 좋았다. 세상에서 제일 신선한 공기는 덤!
다만 가격은 엄청 비싼데, 모자나 장갑 하나에 20만 원이 넘는다.
시내를 벗어나 해안가를 걷다 보면 하르파라는 콘서트홀을 만날 수 있다. 밖이 초록색 유리로 덮여 있는데 밤에는 형형색으로 빛난다! 거울이 가득한 내부 천장 장식도 예뻤고, 바다와 산이 보이는 통창 앞에 앉아 있을 수 있는 테이블도 있어 추울 때 들어가기 딱 좋다.
발 닿는 대로 걷다가 벼룩시장도 가고(니트 하나가 45만 원부터 시작이라고 해서 도망) 티와르닌이라는 호수도 갔다. 새들이 진짜 엄청나게 많았다! 오리와 백조와 갈매기와 비둘기가 한데 모여 꽥꽥거렸는데, 백조가 어린아이 크기만큼 커서 신기했다.
따뜻한 날씨에 평화로운 호수, 새들이랑 노는 아기들과 산책하는 사람들이 어우러져 낯선 천국에 온 기분이었다!
기나긴 첫날의 마지막 일정은 오로라 투어. 이전 글을 통해 캐나다에서 본 오로라 이야기를 적었는데, 그때 봤던 오로라보다 더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