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마녀의 모자와 바다표범

아이슬란드 2주살이 : 외계행성 만나기

by 김다영
지구 어디서도 볼 수 없는 풍경


아이슬란드 둘째 날엔 스나이펠스네스 반도에 놀러 갔다. 레이캬비크에서 차로 달려 왕복 4시간이 걸리는 이곳은 가는 길조차도 아름다웠다! 차를 타고 달리면 수많은 산들과 폭포를 마주하는데, 하나같이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광경이라 카메라를 꺼내 들 수밖에 없었다.


산만 봐도 지루할 틈이 없는 드라이빙


2월 말 아이슬란드는 오전 9시에 해가 떠 오후 6시에 진다. 아침 일찍 출발했더니 한창 어둡다가, 8시 반쯤 되니 서서히 밝아져 여명을 함께 볼 수 있었다.


마녀의 모자


첫 번째 목적지는 마녀의 모자로 불리는 키르큐펠. 입장료는 따로 없지만 주차비 만 원을 지불해야 한다. 주차장에 들어올 때 카메라로 번호판이 찍히고, 키오스크에 이 정보가 연동되어 결제가 되었는지 체크한다. 카드를 넣는 게 아니라 탭해야 하는데, 그 기능이 없는 한국 카드는 앱을 깔고 앱 내에서 결제를 해야 한다. 모든 게 자동화되어 있고 촘촘하게 여행객들의 돈을 가져가는 아이슬란드를 볼 때마다 감탄스럽다!



키르큐펠은 한쪽에서 볼 때만 마녀의 모자와 닮았고, 다른 한 편에서 보면 그냥 배경에 있는 산이랑 비슷하게 생겼다.


더 멋있는 주변 풍경


오히려 멀리 보이는 산들과 얼어붙은 폭포가 더 장관이었다! 외계행성에 온 기분. 아무 행성을 골라 나를 그곳에 뚝 떨어뜨리면 이런 풍경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엄청 차가워보이는 폭포수


마녀의 모자에서부터 그 아래 폭포까지는 10분이면 금방 돌아본다. 멋진 풍경을 배경으로 해서 사진도 찍고 감탄도 하다 보면 어느새 배가 고프다.



우리 가족은 미리 쿠팡에서 핫앤쿡 6개를 사서 3개를 데워먹었다. 아이슬란드 여행 갈 때 강력 추천한다. 찬물만 있으면 저절로 데워져 뜨겁고 든든한 한 끼를 먹을 수 있다.


강된장비빔밥 > 사골맛 라면애밥 > 김치찌개맛 라면애밥 > 제육비빔밥 > 짬뽕맛 라면애밥 > 매운 짜장비빔밥 순서대로 맛있다!


로컬 카페 맛보기


든든히 배를 채우고 나서는 로컬 카페에 들어가 잠시 쉬었다. Harbor Cafe라는 곳이었는데 사실 마을이 아주 작아 여기밖에 연 카페가 없었다! 신선한 음식들도 팔아서 여기서 밥을 먹어도 좋았을 뻔했다. 핫초코도 맛있었고, 멀리 보이는 산도 아름다워 힐링의 시간이었다.


잠시 돌아본 작은 마을


디저트까지 먹은 후 잠시 돌아본 Grundarfjörður 마을.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작은 마을인데, 조용하고 고요했다.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은 평화로움이었다!


지나가다 마주한 풍경


그리고 다시 다음 목적지로 이동! 스나이펠스네스 반도를 꼼꼼히 보려면 하루는 여기에서 자는 게 좋을 것 같다. 혹은 투어를 하거나? 우리 가족은 천천히 여유를 즐기면서 가고 싶은 한 두 개만 가고자 하여, 딱 키르큐펠과 바다표범만 보기로 했다. 그러나 꼭 어딜 가지는 않더라도 중간중간 보이는 풍경에서 반도의 아름다움으로 충분히 즐거웠다!


너무 귀여웠던 야생 바다 표범


이트리툰가에서는 바다표범을 볼 수 있다. 밀물 시간에 가면 바닷속에 있고, 썰물에 가야 얼굴을 볼 수 있다고 하니 미리 확인해 보는 게 좋을 듯하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나를 반겨주는 건 바다표범 똥냄새... 그런데 바다표범이 보이지가 않았다!


알고 보니 물이 빠진 바다 쪽으로 한참을 걸어 들어가야 했다. 돌을 밟고 남은 바닷물을 피해 가는데 미역 같은 미끄러운 것들이 많아 시간이 꽤나 걸렸다.


높은 곳에 올라가니 쉬고 있는 바다표범 두 마리가 보였다. 한 마리는 배를 땅에 대고 다리와 머리를 들어 올려 나이키 포즈를 하고 있었는데, 통통하니 너무 귀여웠다! 그리고 두 마리 바다표범 뒤에 엄청나게 많은 바다표범들이 또 있었는데, 돌이 가득한 배경인줄만 알았다가 떠날 때 즈음에 발견해서 다행이었다.



다시 두 시간을 달려 도착한 레이캬비크. 간단히 차린 한식과 굴맥주를 먹으며 2일 차 마무리!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