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사진, 장진호
이른 아침부터 흐렸던 하늘은 결국 배를 타고 나서 까마득했던 안개로 뒤덮였다. 마침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고, 창가에 빗방울이 맺히자 아무런 기대도 생기지 않는다.
거제에 왔으니 한번쯤 둘러보자는 심산이었지만, 그래도 궁금했던 터라 짐을 풀자마자 곧장 정상으로 향했다. 작은 언덕 수준이었지만 오르막을 오르기 전부터 끈적이던 셔츠는 비를 맞으며 발걸음에 귀찮음을 더했다. 초여름이 시작된 섬은 그렇게 사우나로 변해 있었다.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바람이 등을 떠밀기 시작한다. 잠시 여유를 부리며 시원함을 즐기려던 그 때, 어디부터 하늘인지 몰랐던 그곳에 선이 그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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