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사진, 이세진
Y가 말했다.
"너는..
계절이 끝없이 다르게 바뀌는 세계의 철새같아.
향해 갈 곳은 있지만 돌아갈 곳은 없는
함께가는 무리가 있지만 그들이 가족은 아니지."
언젠가,
텅 빈 마음을 달래고자 무작정 떠났고
신고 있던 신발이 너덜너덜 할 때까지 걸었던 것이 나의 첫 여행이었다.
그 후로 길들여진 습관은 좀처럼 고쳐지질 않아서,
지금도 짐을 풀면 지칠 때까지 걷는 것으로 여행의 하루를 시작하고 있다.
대부분의 여행은 그랬다.
동네를 산책하듯 걸을 때 느껴지는 것들이 좋다.
그 곳은 잠시나마 내 집이되고, 고향이 되고,
나의 여행을 함께 한 사람들 모두 내 가족이 될 수 있다.
여행하는 기분으로 사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나에게 여행은
언제나 진지하며, 진실되고, 솔직해지는 시간이니까.
기쁘거나 슬프거나 계속 걸으며 천천히 바라보는 것이니까.
그리고,
나를 쓰다듬어주는 당신이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