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점(多視點) 눈물렌즈

죽산아이

by 안병권

홍매화가 보는 세상.

죽산아이 앞마당 언덕에 작은 홍매화가 한 그루 산다.

어제는 해가 말갛고 따스한 봄바람이 불었다. 하늘로는 기러기떼기 줄지어 날고, 땅에서는 따스한 봄기운이 줄지어 오고 갔다. 빠알갛게 눈에 띄길래 홍매화에게 물었다.


홍매화님,

“요맘때 심정 어때요?”


“봄이 오면 누가 먼저 필까 조바심이 나서 마음이 급하다며 한참 몸을 풀고 있어요”

팔굽혀 펴기도 하고, 윗몸 일으키기, 중간 달리기도하고 심호흡도 하고...

온몸을 ‘독하지 않은 빨간색’으로 물들여 가며 공을 들이고 있다했다.


그런데 오늘 함박눈이 펑·펑.

김제죽산 인간족의 시선으로 올겨울 들어 가장 통쾌한 함박눈이었다. 위를 쳐다보고 ‘눈멍’ 하니 어느 순간 눈이 내리는게 아니라 하늘로 오르는듯했으니까.


겨울과 봄의 경계점에서 오롯이 ‘다가오고 떠나가는 계절’을 구체적으로 맛보는 즐거움을 누린다. 날이 아주 춥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따뜻하지도 않다.


어제 만났던 홍매화에게 갔다.

“어때? 눈이 갑자기 내리니까 당황스럽지? 홍매화님, 봄맞이 차질 생기는 것 아닌가요?”

“천만에요. 이리 가까이 오세요. 내가 이 경계점 계절을 어떻게 누리고 있는지 보세요?”


홍매화가 줄기와 꽃사이 표면장력을 활용해 붙들어 매고 있는 커다란 눈물방울로 새로운 세상을 보여준다.


목련나무가 하늘에 떠있다.

길쭉한 밤나무와 여러 종류의 ‘크고작음’들이 공중에서 은근히 춤을 춘다.


홍매화 꽃망울들은 각자 달린 자리에서 ‘다시점(多視點) 눈물렌즈’로 세상을 만끽하고 있었다.

나도 그렇게 살아야지 마음먹는다.


죽산아이는 이야기로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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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apShot.jpg 김제펜션 죽산아이 앞마당 언덕 홍매화
20260223_095957-1.mp4_000031754.jpg 날이 말간 어제 만난 홍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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