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록개의 꿈
소년공 이재명 & 원평백정 동록개
이재명 대표의 영장기각을 두 눈으로 목도하면서 기시감이 느껴진다. 21세기 대한민국 국민의 반이 찬성 투표하고, 압도적 다수 의회 세력 제1야당 대표를 이토록 앞뒤 안가리고 죽이려 드는 윤석열과 검찰, 국민의 힘 뒷배는무엇일까?
“감히 소년공 출신, 천민출신 따위가 뭘 한다고..... 대통령? 내 두 눈에 흙들어가기 전엔 안되지 암만!”
공식 석상에서 현직 대통령 노무현을 조롱하던 검사 나부랭이들과 당시의 기득권류의 태도와 같다.
말도 안되는 이유로 대통령을 탄핵하며 웃음을 흘리던 그들.
조선시대 백정들이 감당해야 했던 온갖 냉대와 멸시, 그리고 차별의 21세기 버전이다.
“수단방법 가리지 말고 가시권에서 없애야 해”
아무래도 이 심정, 이 태도일듯하다.
그렇지 않고서야 의문은 풀리지 않는다. 처단받지 않은 친일 민족배반세력들이 왜곡자본주의와 만나 온갖 부와 권력을 움켜쥐고 나라를 두 동강 낸 채 70여 년. 여전히 양반·상전의 시선으로 세상을 대하는 자들. 그들이다.
2019년 원평백정 동록개의 이야기를 다큐멘터리 시나리오로 만들 때 들여다본 조선 백정들, 천민들, 소위 아랫것들.. 그들을 대했던 그 시대의 오만과 편견.
그 시대나 지금 기득권층의 공통점.
겉으론 큰소리 빵빵거린다. 강자에겐 한없이 ‘비굴’하고 약자에겐 ‘악랄함’으로 거들먹거려도 속은 ‘두려움’으로 가득한 법.
19세기말.
금구·원평·태인지역에서 최고의 도축 솜씨와 따뜻한 인품으로 소문난 원평백정이 살았다. 남들이 하기 싫어하는 도축과 유통으로 재산을 모았다. 인근 제일가는 부자가 되었지만 사회적 차별은 여전했다. 더 참을 수 없는 일은 아이들과 그 아이들의 아이들로 백정신분이 대를 이어가는 노릇이었다.
이름도 없이 사람들은 그를 ‘동네개’라고 불렀다.
이후 ‘사람이 하늘이다’를 외치며 모든 사람이 서로 맞절하며 살아가는 동학 사람들을 보고 자신이 할 일이 무엇인지 깨닫는다.
김덕명과 전봉준 장군이 원평에 집강소를 설치해야 할 때 쓸만한 규모의 건물들이 없었다. 고민하던 그들에게 한 남자가 나타나 원평장터내 가장 큰 집을 동학농민혁명군에게 무상으로 내어 놓는다. 그는 원평백정이었다. 자신이 살던 집을 헌납한 것이다.
[원평백정] 소인 집을 집강소로 내 놓겄구만요! 동핵군에게 무상으로 내드리겄구만요. 초가 정면 4칸, 측면 2칸으로 마당도 넓구 이 인근에서는 제일 큰 축에 속합니다요.
[김덕명] 어! 그 정도 큰집이라면 장터 옆 언덕바지 밑에 있는 저 방앗간 옆집 그 집밖에 없는데 그 집을 야그 하는건가?
[원평백정] (비장하게) 야, 글쿠만요.. 그기 소인집입니다요. 다만 한 가지 소원은 있응께 고것은 꼭 들어주셔야 허겄구만요
[원평백정] (간절하게) 백정으로 산 인생이 서럽고 쓰라려서 맴이 폭폭하기 그지 없어라. 제발 부탁이니 신분차별 없는 시상을 맹글어 주셔유! 혀서 나 같은 백정눔도 사람구실허고 사람 대접 받으면서 살게코롬 해주쇼 잉!
이에 감동한 동학농민군사람들은 그에게 이름을 붙여준다. ‘동네개’ ‘동네개’ 부르던 것을 음차하여 ‘동록개’라고.
이렇게 동록개가 살았던 시대를 팩트와 상상을 묶어 다큐나 웹툰으로 표출할 생각이다. 김제로 귀촌한지 6년(원평4년, 죽산에서 2년). 그간 축적했던 자료를 정리하면서 동시에 현장을 답사. 촬영하면서 스토리를 재구성하는 중이다.
김제 금산면 원평장터.
원평집강소 소재지.
동학농민혁명의 출발점이자 마지막 구미란전투의 중심지.
그 시·공간을 운영했던 사람들의 흔적을 듣고, 찾아가고, 기록을 남기는 중이다.
동록개가 같이 호흡했던 사람들. 한 시대의 영웅들이 이렇게 한 지역에서 연결되기도 어려운 일이다.
원평장터를 중심으로 그 시·공간에서 벌여졌을 동록개와 그들의 연결고리, 그리고 그들이 풀어냈던 장면들.
원평장터를 중심으로 1894년 혁명기.
김덕명장군(50세), 전봉준(40세), 영·호남대접주 청년장군 김인배(25세), 김개남 장군(42세)의 삶은 동시대이면서 연결된다. 동록개는 전봉준과 비슷한 연배일 것으로 추측된다. 그들보다 300년을 앞서 살았던 정여립선생의 집터와 스토리도 지척이다.
이들이 전개했던 드라마는 세계사적으로도 러시아 1917년 볼세비키혁명보다 23년이나 앞선 놀라운 시대정신이었다. 볼세비키들은 서로를 ‘동무’라고 불렀고, 동학군은 ‘접장’이라고 부르며 평등한 삶을 실현했다. 그들과 무명의 수십만 민초들이 죽음으로 만들어낸 역사는 ‘기반기억’이 되었다. 3.1운동이 되고, 항일무장투쟁이 되고, 4.19가 되고 5.18을 넘어 촛불혁명까지.
그리고 다시 민주주의.
왕을, 대통령을 끌어 내릴줄 아는 사람들.
이재명에게서 동록개의 꿈을 실제화하는 중이다.
내가 하는 일은 과거에 일었던 일을 지금으로 가져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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