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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병권 Dec 12. 2023

1212와 '다가온 시대를 온몸으로
안고 받아내기'

1212와 ‘자기에게 다가온 시대를 온몸으로 안고 받아내서’ 살아가기     

영화 ‘서울의 봄’과 ‘2030세대들의 감상 열기’가 서로 맞물리며 뜨겁다. 700만을 넘어간다고 하니 의미롭다. 세상의 흐름이 바뀌는 것인가?  장편다큐멘터리<1975.김상진> 감독으로 ‘암흑의 시대’를 이야기하려는 내게도 시사하는 바 크다.      


  대학 입학하던해, 1979년, 박정희가 총맞아 죽고 이어진 12.12 군사쿠데타.

그로 인해 역사는 일그러졌다.      

전두환 군사반란이후 내가 겪은 2가지 에피소드.     


2학년때다. 1980년 5월 광주민주항쟁이 이어질 때 광주에서 빠져나온 전남대생의 이야기를 전해듣는 자리에서 한 선배가 나에게 물었다.     

“병권! 어쩌면 우리도 총을 들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수원역 옥상에서....”

“총을 들라면 들수 있겠니?”    

 

  이 질문에 이제 막 세상의 불합리에 눈을 뜨기 시작한 나는 ‘용기’보다 ‘겁’이 더 많았다. 이틀 밤낮을 끙끙 앓았다. 결론은 동료·이웃들과 ‘함께라면’으로 어떤 경우의 수로 풀어지리라 마음먹었다. 아마도 혼자였으면 도망 갔을터.      


두 번째는 81년 무기정학으로 학교에서 배제당한후 1년만에 복교했다. 해를 넘겨 83년 6월 자취방에서 긴급체포, 수원경찰서 보안분실에 닷새간 구금. 마지막 날인 6월 12일밤     

전두환의 보안대는 “안병권, 너 내일 군대간다” 통보.

백골3사단에 단독입영후 들려오는 학생운동·강제징집자들의 군대 내 연이은 죽음의 소식들(의문사). 급기야 그해 12월, 대학 친구 한희철의 의문의 자살소식.     

내 의식은 멘붕이 왔고, ‘속수무책 두려움’에 몸을 떨어야 했다.


  그렇게 전두환은 내게 ‘두려움’이자 ‘명확한 타도대상’으로 내 삶의 여정과 꽤 오랜기간 동거했다.     

이 생각 저 생각.... 마음이 허허롭다.     

작년이다. 장편다큐멘터리<1975.김상진> 제작할 때.  열사가 1975년 4월 12일 운명하신후 사흘뒤에 벌어진  광주일고생들의 추모시위를 주동하고 퇴학과 무기정학등 학사처벌을 받은분들 인터뷰때 나온 이야기로 허허로운 마음을 뜨겁게 달군다.     


내가 물었다.

“후배세대들이나 이 영화를 볼 사람들에게 남기고 싶은 이야기해주세요”     

“모든 젊은이들에게 당대의 문제가 분명히 있을 것이고 자기가 만난 문제를 자기가 풀어내야 한다는 것은 어떤 시대에나 변하지 않는 과제가 돼야 된다고 생각을 해요.
 

그래서 지금 세대들에게 뭘 잘한다 못한다고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자기 삶을 정말 온몸으로 안고 받아내서’ 살아가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아래 영상은 금년초에 두 사람의 젊은 열사를 기억하면서 만든 영상이다.

당대의 문제를 온 생명으로 받아낸 청춘들. 

체코의 얀팔라흐, 한국의 김상진.     

카톡~

아들·며느리가 보내온 사진에

‘제대탈락 2023년 12월 12일’

묘하게도 9일전 태어난 손자 녀석, 배꼽을 완전히 떼어낸 날.     

음~ 12월 12일.     

#Student Activists #Jan Palach #Kim Sangjin #democracy #학생열사 #안병권tv #1975.김상진 #장편다큐멘터리 #감독안병권     

https://youtu.be/pdN8Oc2ys4s?si=Ru4fEi4Gdrg9Rl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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