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일기
안병권이 향후 100년은 더 먹고 들어가게 되었도다.
“아버지, 지은이 임신했구요, 12월 3일이 예정입니다”
지난 3월, 아들이 병원에서 보내온 메시지.
죽산안씨 최고령 유전자(DNA)께서는 약속한 날, 한 치의 어긋남 없이 새벽 5시 반에 세상에 나올 준비를 시작하셨다. 진통 5시간 후, 천둥 울음소리를 내며 이 세상에 오셨다. 이 어른의 태명은 ‘만두왕자’이시다.
미완성 운반체에 자리를 잡으시고는 10개월간의 스케줄을 꼼꼼하게 챙겨서, 들고 날 타이밍을 맞춰 내시다니 신통력이 있으시도다.
그 어른보다 ‘35살 어린 죽산안씨 유전자’는 다음과 같이 가족망에 급전을 쳤다
“손가락, 발가락, 내장, 불알 다 정상이래요”
“머리숱도 많고요”
그 누구보다 기뻐한 분은 오늘 태어난 어른보다 ‘90년이나 어린’ 김순연 여사이다.
입이 양 귀에 걸리는 바람에 얼굴이 2등분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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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사 순산한 며늘 아이의 소식을 접하고 잠시 숨을 돌렸다. 사돈께 전화 했다.
“할아버지 되신 것 축하합니다!”
“할아버지 되신 것 축하합니다!”
격려 인사 나누고 두 할애비는 서로서로 자축했다. 우리 두사람도 얼굴이 두 동강 났다.
며늘 아이의 10개월 ‘애지중지’,‘노심초사’ 여정에 뜨거운 갈채를 보냈다.
손자의 탄생은 생물학적으로 내 상상·인식의 틀을 22세기까지 확장시킨다. 실재하는 의미로 미래와의 연결고리가 생겼으니까. 초등학교 4학년때 72살로 돌아가신 할머니로부터 아들·며느리까지의 시·공간이었다가 100년이 추가된 것이다. 이 아이를 쳐다보며 많은 이야기들을 상상하게 될 테니까 말이다. 더하여 추가되는 인간관계는 또 얼마나 풍성해질런가?^^
이웃과 함께 선한 공동체의 당당한 일원으로 자기 역할을 분명히 하는 인물로 자라나 지금보다 더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데 한 몫 하는 '분명한 소신'이 되길 기원했다. 물론 자기 본성 만끽할 줄 아는 지혜와 함께.
와이프와 함께 축하파티. 조촐한 맥주 한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