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빛이 되어
나는
아버지의 오래된 사업체에서 일한다.
사장도, 임원도 아닌
그저 하루를 묵묵히 움직이는 사람으로.
거래처의 거친 목소리,
끊이지 않는 마감,
굳어가는 얼굴들 속에서
나는 조용히 사람들의 표정을 읽는다.
어느 날
아이와 함께
동화책 한 권을 읽었다.
《초콜릿 공장 이야기》.
그 책에는
“사장님의 칭찬 한마디가
공장의 공기를 바꾸었다”
는 문장이 있었다.
책장을 덮는 순간,
가슴 어딘가가 조용히 울렸다.
나는 사장은 아니지만,
작은 따뜻함 하나쯤은
내가 먼저 시작할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결심했다.
점심시간마다
직원들에게 커피를 타기로.
정성껏 내린 커피를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건네며
짧은 인사를 보탰다.
“감사해요.
당신 덕분에
이 회사가 돌아가고 있어요.”
처음엔 어색한 미소였지만,
조금씩 눈빛이 달라졌다.
표정이 풀어졌고
말이 부드러워졌다.
회사 안에
말 한마디로
온기가 돌기 시작했다.
그날 이후, 나는 믿게 되었다.
책은 아이를 바꾼다.
그러나 진짜 좋은 책은
어른의 세상도 바꾼다.
내가 바뀌었고,
내 말이 바뀌었고,
그 말이
사람들을 바꾸었다.
그리고 그 모든 변화의 시작은
아이와 함께 읽은
한 권의 동화였다.
《말이 빛이 되어》
글:담빛
빛은
소리 없이도
세상을 조용히 비춘다.
말도 그렇다.
한마디 말이
누군가의 마음에 스며들고,
그 하루를 환히 밝힌다.
나는 오늘도
말을 고른다.
상처보단
온기를 남기는 말,
흔들어도
무너지지 않는 말,
기억보다
향기로 오래 남는 말.
말은 작지만
그 울림은 크다.
말은 가볍지만
그 무게는 삶을 건드린다.
말은 보이지 않지만
한 사람의 세상을
비출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고운 말을 심는다.
언젠가,
누군가의 마음속에
소리 없이
피어나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