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2.21 - PM 10:32 [2023.12.20]
연말이라 그런지, 슬슬 회식이 시작되었다. 회식이 끝나고 나서 일기를 쓰자고 한 결심이 무색하게도 집에 들어온 시간은 1시 남짓이었고, 자율 출퇴근이라고는 하나 다음날도 회식이 잡혀있기에 9시 30분까지는 출근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 쓰러지기 직전의 몸은 책상으로 가 앉는 것보다도 침대에 가 눕는 것을 택하였다.
그리고 그 벌로 나는 점심시간에 어제의 기억을 되새김질하며 하루 지난 일기를 쓰고 있다.
사실, 어떤 의미로는 하루가 지난 일을 굳이 쓸 이유가 없을지 모른다. 다만, 어제 있던 일들이 그냥 기억으로 남겨두면 마음 한편에서 나를 괴롭힐까 봐 글로 꺼내두어 조금은 자유로워지고 싶은 마음에 구태여 어제의 일을 일기로 적는 것 같다.
회사 일을 따라가는 것이 점점 벅차다고 느껴지고 있었다. 내 능력의 부족인지 아니면 적성의 문제인지 한참을 고민하는데 티켓 하나를 2일 동안 붙잡고 있는 것이 더더욱 큰 것 같았다. 더욱이, 어제 선임의 설명을 듣고 이해했다고 생각하는데도 정작 코드를 작성하려니 코드 작성이 안 되더라. 나는 뭐 하는 놈일까… 하면서 고민하는데, 단톡방에 이런 내용의 메시지가 올라왔다.
“[본인] 000 관련하여 세미나 준비”
왜 굳이 나일까 생각하면 내가 아무래도 덜 떨어져서가 아닐까 싶어서 서러웠다. 어떻게든 부여받은 티켓을 처리하려고 끙끙거리면서도 한편으로는 저 메시지가 오기 전 얼핏 얼핏 팀장님과 선임팀원분 (우리 회사는 따로 직급이 없어서 호칭이 애매하다)의 대화가 들렸기에 더더욱 그랬던 것 같다.
스스로도 떨어지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그 사실을 남에게 확인당해도 그렇게까지 아플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는데… 그래, 아프지는 않았다. 그저 엄청 서러웠을 뿐.
그래서 메시지를 보고 티켓을 해결하려고 하다가 도저히 자리에 앉아있기가 힘들어서 화장실에서 가서 울었다. 혼자서 조용히 운다는 게, 정신 차리고 보니 서럽게 소리를 다 내서 울고 있었다.
남자화장실에서 우는 소리를 들었어야 했을 다른 다른 분들은 얼마나 당황했을까 싶으면서도, 그날은 울지 않으면 도저히 버틸 수 없었다.
그리고 있는 회식에서 술을 한참 먹었기 때문일까, 아니면 정말 한계여서 일까... 결국 팀장님에게 물어보았다.
"그.. 세미나 시키신 거 제가 떨어져서 그런 것 맞죠?"
거기에 대해서는 인정하셨다. 다만, 뒤에 하는 이야기는 조금은 위로가 되었는데 ( 그 이야기를 듣는다 해도 내가 떨어진다는 사실을 받아들인다는 건, 인생에 있어서 참 힘든 일이다 ) 우선 내가 초반에 왔을 때는 기대감이 상당했다고 하셨다 ( 진위여부는... 모르겠다 ).
생소했을 언어로 주어진 과제를 나름 해냈고, 스스로 문제점도 지적했고, 의욕도 있어서. 다만, 실무로 들어오니 UI를 담당하게 되면서 생각보다 못한다고 하시더라. 아마, 그것을 이해도에 대한 문제라고 생각하셨고 세미나 또한 그것과 관련된 주제였다. 어느 정도는 짐작했던 내용이었던 지라 고개를 끄덕였다.
또한, 내 잘못은 아니지만 내가 있는 팀이 회사에서 신입을 가장 많이 받은 팀이라고 한다. 음? 말을 들어보니 진짜로 우리 팀에 있다가 다른 팀으로 넘어간 분들이 많더라. 그렇다 보니 매번 신입들이 물어보는 것, 실수하는 것 똑같다 보니 지친다고. 거기서 화를 내도 내 잘못은 아니라고. 자기들이 너무 그런 것들이 쌓여있다 보니 그런 거라고 하시기는 했다.
잘은 모르겠다. 하루가 지난 지금도 나는 힘들고, 슬프고, 능력이 떨어지는 내가 괴로울 뿐이다. 딱히 크게 달라진 사실은 없다. 다만, 어찌 되었든 해야 할 일이기에 해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