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원을 나오게 된 과정, 두 번째 이야기 - 이야기의 서막
2월 3일, 일요일.
네이버 부동상, 직방, 다방. 생전 써 볼일 없을 것 같던 부동산 앱들을 잔뜩 갈고 이곳저곳을 보다가 그나마 괜찮아 보이는 집 하나가 보여 전화를 걸어보았다.
오늘은 쉬는 날이라, 혼자 갈 수 있냐는 말에 알았다고 하고는 공인중개사가 알려준 집을 향해 걸어갔다.
고시원과는 역 하나 정도 차이, 그런데 그 역 하나정도 차이가 생각보다 많은 것들이 달라지려 하였다.
우선, 그 역 하나 차이로 회사에서 바로 퇴근할 수 있는 전철이 있냐 없냐가 갈라지고, 출근시간이 많이 조정되어야 했다.
이점이 좀 걱정되었으나, 우선 조건에 맞는 집은 그 집뿐이었으니 별 다른 도리 없이 집으로 향하였다.
고시원을 기준으로는 걸어서 10분 정도에 위치하여 천천히 걸어가다 보니 문뜩, 상당한 언덕이라는 게 느껴졌다.
'아, 여기서 출퇴근하려면 좀 많이 운동해야겠는데...'
멈칫멈칫하며 생각이 많아졌지만, 그럼에도 집으로 들어가 보았다.
동네 분위기는 소위 말하는 달동네에 가까운 그런 느낌.
사람 두어 명 지나갈법한 골목길로 들어서 조금 안쪽으로 들어서서는 낡은 철문을 열고 좁은 계단을 올라 마지막 집의 문을 두드리니 미리 연락을 받은 집주인이 문을 열어주었다.
집주인은 할머니분. LH에 들어가게 되어서 집을 내놓게 되셨다고 하셨다.
집을 천천히 둘러보니, 깨끗하게 관리가 되었다. 방도 2개라서 쓰기 좋아 보였고, 조건에도 부합했기에. 사실은, 그저 고시원을 미친 듯이 나오고 싶기에 앞서 있던 불만점들을 무시하고 그 집으로 계약을 하자고 마음을 먹었다.
사실, 본격적인 이야기는 이 집으로 시작했다만, 대출을 알아보고 하는 와중에도 조금씩 부동산을 돌아다니며 집들을 보기는 했었다.
다만, 전세라고 나오는 물건들은 봤던 집보다 더 멀리에 있거나 혹은 반지하, 아니면 엄청 싼 월세는 세탁기 등을 공용으로 써야 하는 방이 넓은 고시원 수준의 그런 공간들 뿐.
그런 것들만 한참을 보았다 보니, 제대로 된 집을 보니 눈이 돌아간 것은 당연지사일지도 몰랐다.
그렇게 화요일에 서류를 작성하게 되었으나 서류가 부족한 것이 있어서 수요일에 다시 계약서를 작성하고, 목요일에 다시 은행에 가니 또 필요한 서류가 있다고 하더라.
다만, 다음날부터는 연휴였던지라 연휴가 끝나는 화요일에 추가 서류를 제출하고 지금은 있는 서류 만으로 대출 신청진행이 가능하다고 하여, 우선 대출을 신청하고 화요일 아침 이르게 부동산으로 가서 마처 서류를 받아오기로 하였다.
그리고, 별일이 없다면 그렇게 화요일에 서류를 작성하고 대출신청이 진행될 것이라고 믿었건만...
정말로, 태어나서 사람한테 막말을 하는 하루가 될 거라고는 생각도 못한 하루가 될 줄은 몰랐다.
화요일, 출근을 위해서라도 빠르게 부동산에 가서 필요한 서류를 받으러 가니 집주인, 공인중개사와 처음 보는 할머니가 계셨다.
그리고, 부동산의 분위기는 영 좋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