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정권이 끝난지 벌써 30년이 더 지났다. 그렇다면 지금은 우리사회에서 민주주의가 상당한 수준으로 성숙되어 있어야 마땅하다. 과연 그럴까? 실상은 그렇지 못하고 오히려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이런 상황에 이르게 된 원인으로 주사파문제를 생각해 봐야 한다. 군사정권 시대에 학생운동을 주도하던 학생들가운데 공산주의를 학습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이것은 공산주의가 군사정권과 투쟁을 하는데 있어서 이론적 실천적 지침을 제공해 주었기 때문이다. 1970년대에는 소련의 마르크스 레닌 이론이 학습되었고 이들을 PD(People's Democracy Revolution, 민중민주파)라 하였다. 박정희 대통령의 서거후 전두환의 신군부가 들어서고 광주사태를 거치면서 북한 김일성의 주체사상을 학습하는 소위 주사파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는데 이들은 NL(National Liberation, 민족해방파)이라고 하였다. 1985년에 김영환이 작성하여 대학가에 배포한 강철서신은 북한의 주체사상을 반영한 것으로 주사파가 형성되는데 큰 기여를 하였다. 강철서신은 김영환이 북한의 대남방송을 들으며 만든 것인데 자주 민중 반미를 주장하고 있있고 그 당시 학생들의 정서에 부합하여 대학가에서 급속히 확산되었다. 마르크스 레닌의 이론은 어렵고 공부해야 할 양이 많은 반면 북한의 주체사상은 체계적이고 이해하기가 쉬웠다. 또한 북한에서 체계적으로 정리된 내용을 매일매일 대남방송으로 전파하였기 때문에 빠른 속도로 확산되었다. 주사파 세력이 확장된 또 다른 이유는 그들의 독특한 조직관리 기법이다. 다소 엄격하게 조직을 관리하던 PD와는 달리 인맥과 친분관계로 사람들을 엮어나가는데 탁월한 실력을 보였다. 일종의 다단계 판매와 유사한 수법을 사용하여 급속히 추종자들을 확보해 나갔다. 주사파는 전대협(1987-1992), 한총련(1992-2007)을 결성하여 20년간 전국대학의 학생운동을 완벽하게 장악하였다. 주사파 출신들은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로 나와서도 독재와 싸우면서 투쟁했다는 자부심을 가지면서 운동권의 동지적 인간관계를 끈끈하게 유지하였다. 해마다 수십만의 운동권 출신들이 사회에 진출하면서 탁월한 조직력과 투쟁력으로 사회의 각 영역을 잠식해 나갔다. 노동현장에 들어간 사람들은 민주노총을 만들었다. 언론계로 들어간 기자들은 언론노조를 만들고 언론을 좌경화시켰다. 고시에 합격한 사람들은 민변, 우리법연구회, 국제인권법연구회를 결성하여 법조계를 좌경화시켰다. 학교로 간 사람들은 전교조를 결성하여 어린 학생들을 붉게 물들였다. 정계로 진출한 사람들은 민주당, 정의당, 민중당은 물론이고, 보수정당까지 들어 갔더. 입법, 사법, 행정, 교육, 문화, 방송, 예술, 경제계, 기업 등 이들이 자리잡지 않은 곳이 없다. 그런데 여기서 의문이 생긴다. 주사파들은 대학시절에 공산주의에 심취하였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더. 그러나 대학졸업후 사회에 나와서도 예전의 사상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지가 문제이다. 만일 예전의 사상을 가지고 있으면서 사회활동을 해 왔다면 그동안 우리사회를 공산적화시키는 활동을 해 온 것과 다름이 없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망해가는 공산주의 사상을 지금도 가지고 있을까 싶기도 하다. 주사파를 처음 만든 김영환은 김일성을 만나보고 주체사상이 엉터리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김영환은 주체사상을 포기하고 북한 인권가로 활동하고 있지만 누구도 이념문제로 시비를 걸지는 않는다. 그러나 아직도 공적 지위를 가지고 활동하는 다수의 주사파가 자신의 전향 여부는 밝히지 않고 있다. 그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 주사파들이 예전의 사상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면 그동안 민주화세력'과 '진보세력의 탈을 쓰고 자신들의 권력과 부를 얻기 위해 사회주의 운동을 해 온 것이나 다름없다. ' 주사파들은 어떤 경우에도 스스로를 “자유민주주의”라고 하지 않는다. 자유민주주의는 공산주의의 적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인민민주주의”, “민중민주주의”, “진보적 민주주의”, 또는 그냥 “민주주의”라고 한다. 주사파들은 친중친북적이고 반미반일의 태도를 보인다. 자유민주국가인 대한민국에서는 매우 이해하기 어려운 태도다. 그들은 북한이나 중국에 대한 비판은 전혀 하지 않으면서 일본이나 미국에 시비걸 일이 생기면 벌 떼같이 달려든다. 또한 이승만과 박정희의 정통성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애써 부정한다.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것은 대한민국이 자유민주국가라는 것을 부정하는 것과 같다. 이밖에 연방제통일이나 국정원의 대공수사권폐지, 국보법폐지 등 주사파들을 반헌법적 반국가적 사회주의세력으로 의심할 수 있는 수많은 사례가 있다. 반헌법적 반국가적인 주사파가 진보와 민주, 인권의 가면을 쓰고 자유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있다. 지금은 주사파 사회주의세력과 자유민주세력이 체제전쟁을 벌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사파를 제압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들의 정체를 밝혀 국민들이 그 실체를 알게하는게 급선무다. 이를 위해 국가보안법을 정비하고 국정원의 대공 수사권이 회복되어야 한다. 주사파 세력에게 점령당한 민주화 세력을 복원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진정한 보수세력과 민주세력이 굳건하게 자리잡아야 자유민주주의가 유지되고 발전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