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를 이용한 글쓰기는 더 이상 일부 전문가나 기술 종사자에 한정된 현상이 아니라, 일반 개인, 학생, 연구자, 언론인, 창작자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확산 속도에 비해 저작권 귀속, 표절 책임, 법적 책임 소재에 관한 사회적 합의와 제도적 기준은 아직 충분히 정립되지 않은 상태다. 그 결과 AI를 활용해 글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의도하지 않은 저작권 침해나 표절 시비, 책임 논란에 휘말릴 가능성도 점점 커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AI를 이용한 글쓰기의 저작권과 윤리 문제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반복적으로 제기되는 논쟁점을 짚어보는 작업은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필수적인 과제가 되고 있다.
1. AI를 이용해 쓴 글에 대해 저작권을 가질 수 있는가
AI를 이용한 글쓰기에서 가장 핵심적인 쟁점은 AI를 활용해 작성한 결과물의 저작권이 누구에게 귀속되는가 하는 문제다. 현행 저작권법은 인간의 사상이나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만을 보호 대상으로 삼고 있다. 따라서 사람이 글쓰기 과정에 전혀 기여하지 않고 전적으로 AI에 의해 생성된 결과물은 원칙적으로 저작권 보호 대상이 되지 않는다. 이 경우 해당 결과물에 대해 누구도 배타적인 권리를 주장할 수 없다.
그러나 실제 활용 사례를 보면 AI는 단순한 자동 생성 기계라기보다, 인간의 주제 설정, 질문 설계, 방향 제시, 선택과 편집 과정 속에서 도구로 기능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AI가 사용되었다는 사실만으로 저작권을 일괄적으로 부정할 수는 없으며, 인간이 창작 과정 전반에 실질적으로 관여했다면 그 결과물을 인간의 저작물로 볼 여지도 존재한다.
문제의 핵심은 AI 사용 여부가 아니라, 인간의 창작적 개입이 어느 수준에 이르렀는가에 있다. 인간이 논지와 구조를 주도적으로 설계하고, AI를 초안 작성이나 자료 정리 도구로 활용했으며, 최종 표현과 판단을 스스로 책임졌다면 저작자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AI가 작성한 문장을 거의 그대로 사용하고 인간의 개입이 표현을 다듬는 수준에 그친 경우에는 저자성 인정이 어렵다고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AI의 역할이 커질수록 인간을 전통적인 의미의 저자라기보다 편집자 또는 큐레이터로 보아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이러한 경우에도 편집과 선택, 재구성의 방식과 범위에 따라 저작권 인정 여부는 달라질 수 있으며, 이는 개별 사안별 판단의 영역에 속한다. 현재 이 기준은 법적으로 명확히 확정되지 않았고, 기술 발전과 함께 계속 논의되는 과도기적 단계에 놓여 있다.
2. AI가 제공한 자료를 이용한 것이 표절에 해당할 수 있는가
결론부터 말하면, AI가 제공한 자료를 이용해 작성한 글이라 하더라도 표절로 판단되는 경우는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 이 점에서 AI 글쓰기의 표절 문제는 일반적인 글쓰기에서의 표절 기준과 동일한 연속선상에 있다.
일반적으로 표절 여부는 원저작물의 표현을 그대로 옮겼는지, 또는 문장 구조와 표현 방식이 식별 가능할 정도로 유사한지를 기준으로 판단된다. 여러 자료를 참고하되 자신의 언어로 재구성한 경우는 표절로 보지 않지만, 원문을 거의 그대로 차용한 경우에는 표절에 해당한다. AI를 활용한 글쓰기 역시 원칙적으로는 이 기준을 따른다.
다만 AI는 방대한 기존 텍스트를 학습해 문장을 생성하기 때문에, 사용자가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특정 저작물과 핵심 표현이나 문장 구조가 매우 유사한 결과물이 생성될 수 있다. 이 경우 AI가 직접 원문을 복사하지 않았더라도, 결과물이 기존 저작물과 실질적으로 유사하다면 표절로 판단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구조적 유사성은 판단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서술 순서, 논리 전개 방식, 강조 포인트, 목차 구성과 결론 흐름까지 기존 저작물과 유사하다면 이는 단순한 정보 활용을 넘어 서술 방식 자체를 모방한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 이 경우 AI가 출처라는 점은 면책 사유가 되지 않는다.
현재 AI 글쓰기에서 표절 여부를 판단하는 별도의 합의된 기준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지배적인 입장은 AI 사용 여부와 무관하게 결과물이 기존 저작물과 어느 정도까지 닮았는지를 중심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AI가 아니라 해당 글을 선택하고 공개한 인간에게 귀속된다.
따라서 표절 시비를 피하려면 AI가 생성한 문장을 그대로 사용하기보다, 내용을 이해한 뒤 자신의 표현으로 재구성해야 한다. 또한 기존 저작물과 표현이나 구조가 유사하지 않은지 반드시 검토하고, 필요할 경우 출처를 명시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대응 방법이다.
3. AI의 도움을 받은 사실을 공개해야 하는가
1) 공개 여부
AI를 활용한 글쓰기가 일상화되면서 논의의 초점은 단순한 저작권 문제를 넘어 윤리의 문제로 확장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제기되는 질문은 두 가지다. 첫째, AI의 도움을 받은 사실을 독자에게 공개해야 하는가. 둘째, 공개한다면 어떤 방식과 수준이 적절한가 하는 문제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글이 글쓴이의 사고, 판단,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되었다고 전제한다. 이러한 기대를 고려할 때 AI의 개입 사실을 전혀 밝히지 않은 채 결과물을 공개하는 행위가 독자를 오도하거나 기만하는 것에 해당하는지를 둘러싼 논쟁이 발생한다. 특히 학술 논문, 연구 보고서, 교재, 전문서적과 같이 신뢰성과 검증 가능성이 중시되는 분야에서는 이 문제가 더욱 민감하게 다뤄진다.
그러나 모든 AI 활용을 일률적으로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에도 한계가 있다. 맞춤법 교정기나 검색 도구를 사용했다고 밝히지 않듯, AI를 단순 보조 도구로 활용한 경우까지 공개 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반론도 존재한다. 결국 쟁점은 AI 사용 여부가 아니라, AI가 창작 과정에 어느 정도까지 관여했는지에 있다.
AI를 단순 보조 수단으로 활용하고 아이디어 설정, 논지 구성, 판단과 결론을 인간이 전적으로 수행했다면 반드시 공개해야 할 윤리적 의무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반면 AI가 초안 작성, 문단 구성, 논지 전개 등 창작의 핵심 단계에 실질적으로 관여했다면 그 사실을 적절한 수준에서 공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현실적으로는 후자의 경우가 많으며, 이때 AI 활용 사실을 전혀 밝히지 않는 것은 윤리적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
2) 공개 방법
AI 활용 사실의 공개는 과도하지 않으면서도 책임 구조가 드러나도록 이루어져야 한다. 본문에서 별도로 강조하기보다 서문, 머리말, 각주, 후기 등 고지 문구 형태로 간략히 밝히는 것이 바람직하다. 공개 내용은 AI가 자료 정리나 초안 작성 등 어느 범위까지 관여했는지를 중심으로 한정하고, 최종 판단과 책임이 저자에게 있음을 명확히 하는 것이 핵심이다.
공개 문구 예시는 다음과 같다.
“본 원고는 필자가 주제 설정과 최종 판단을 담당하였으며, 자료 정리와 초안 작성 과정에서 AI 도구의 도움을 받았다.”
4. 법적 책임 소재 문제
AI를 활용한 글쓰기에서는 결과물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 책임이 누구에게 귀속되는가라는 문제가 제기된다. AI가 생성한 글에 사실 오류, 허위 정보, 명예훼손, 차별적 표현 등이 포함된 경우 책임은 AI가 아니라 결과물을 선택하고 외부에 공개한 인간에게 귀속된다는 것이 현재의 일반적인 해석이다. 사용자가 해당 오류를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더라도 책임이 면제되지는 않는다.
이러한 책임 구조는 AI 활용 사실의 공개 문제와도 연결된다. AI 이용 사실을 밝히는 행위는 단순한 윤리적 고지가 아니라, 결과물에 대한 최종 책임 주체가 누구인지를 명확히 하기 위한 현실적인 대응 방식이다.
실제로 미국의 한 법원 사건에서는 변호사들이 AI가 생성한 허구의 판례를 사실 확인 없이 소송 자료로 제출했다가 제재와 벌금 처분을 받은 사례가 있다. 이 사건은 AI 사용 자체가 아니라 검증 없이 결과물을 공식 문서로 제출한 행위가 문제였으며, 최종 책임이 인간에게 귀속된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준다.
자주 제기되는 질문(FAQ)
Q1. AI를 이용해 쓴 글은 모두 저작권을 가질 수 없는가?
A. 그렇지 않다. AI 사용 여부 자체가 아니라 인간이 창작 과정에 실질적으로 개입했는지가 기준이다. 인간이 주제 설정, 논지 구성, 최종 판단을 주도했다면 저작물로 인정될 여지가 있다.
Q2. AI가 쓴 초안을 많이 수정하면 저작자로 인정될 수 있는가?
A. 단순한 문장 다듬기나 표현 수정에 그쳤다면 어렵다. 그러나 구조 재설계, 논지 재구성, 내용 선택과 판단이 인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면 저자성이 인정될 가능성은 높아진다.
Q3. AI가 만든 문장이 기존 글과 우연히 비슷해도 책임을 져야 하는가?
A. 표절 판단은 의도가 아니라 결과물의 유사성을 기준으로 이루어진다.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기존 저작물과 실질적으로 유사하다면 책임이 발생할 수 있다.
Q4. 표절이나 오류를 현실적으로 어떻게 모두 검증할 수 있는가?
A. 모든 문장을 검증할 필요는 없다. 수치, 법·정책, 인물 평가, 원인과 결과를 단정하는 문장 등 분쟁 위험이 큰 부분을 우선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응이다.
Q5. AI를 조금만 써도 반드시 공개해야 하는가?
A. 맞춤법 교정이나 참고 자료 정리 등 보조적 사용에 그쳤다면 공개 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다만 초안 작성이나 구조 구성 등 핵심 단계에 관여했다면 공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Q6. AI 사용 사실을 공개하지 않으면 실제로 문제가 되는가?
A. 항상 법적 문제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오류나 표절 논란이 발생했을 때 책임 소재가 불리해질 수 있다. 특히 고의 은폐 논란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Q7. AI 활용 사실을 밝혀도 책임이 줄어드는 것은 아닌가?
A. 그렇다. 공개하더라도 최종 책임은 저자에게 있다. 다만 사후 분쟁에서 기만이나 책임 회피 논란을 줄이는 효과는 있다.
Q8. AI 제공자나 플랫폼은 책임을 지지 않는가?
A. 현재로서는 AI는 법적 책임 주체가 될 수 없으며, 책임은 결과물을 선택·공개한 사용자에게 귀속된다. 제공자의 관리 책임 범위는 향후 제도적으로 논의될 영역이다.
Q9. 일반 칼럼·블로그 글에도 이 기준이 적용되는가?
A. 기본 원칙은 동일하되 요구 수준은 다르다. 보조적 AI 활용까지 반드시 공개할 의무는 없지만, 사실 오류·인물 평가·법적 해석 등 분쟁 소지가 있는 내용에는 동일한 책임 원칙이 적용된다. 형식이 아니라 내용의 성격이 기준이 된다.
Q10. AI 글쓰기에서 이용자가 지켜야 할 최소 원칙은 무엇인가?
A. AI 결과물을 그대로 신뢰하지 말고 핵심 내용은 검증할 것, AI의 개입 정도에 따라 공개 여부를 판단할 것, 그리고 최종 판단과 책임은 스스로 부담한다는 인식을 갖는 것이 최소 원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