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를 보는 기본 방법은 다음 3가지다.
1. 숫자는 상대적이므로 기준점이 되는 자기 카테고리 및 브랜드와 관련된 모든 숫자는 외워야 한다.
그리고 숫자에 대한 이해는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와 함께 진행되어야 한다. '린 분석' 책에도 나오는데 비즈니스의 특성과 Product life cycle에 따라, 기본이 되는 숫자는 다르기 마련이다. 관처럼 평생에 1번 사는 상품의 재구매 주기와 매일 쓰는 생활용품의 재구매 주기는 다를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자기 카테고리 및 브랜드와 관련된 모든 숫자를 외우되, 왜 이 숫자가 이런 형태를 띄고 있는지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해야한다.
그리고 위의 그림처럼 숫자를 그 구성에 따라 쪼개서 보는 것도 있지만, 집단의 특성에 따라 쪼개는 코호트 분석 (동질집단분석)도 있다. 예를 들어 꾸까에서 재구매율과 같은 지표들도 보는데, 1월 (꽃구매의 비수기)에 온 고객과 5월 (꽃구매의 성수기)에 온 고객을 동일 선상에서 재구매율을 보면 안되기 때문에 코호트 분석으로 나누어서 보고 있다. 또한 미끼상품인 2천원 대 상품을 구매한 고객과 평균 객단가인 4만원 대를 구매한 고객을 동일선상에서 재구매율을 비교하면 안된다. 이처럼 쪼개는 방식도 필라별, 상품별처럼 구성하는 숫자로 찢는 것뿐만 아니라, 시기 별로, 상품의 역할별로 나눠볼 수 있는 방법은 무궁무진하다.
특정 숫자가 너무 높게 나오거나 반복해서 나온다면, 데이터 임의 값이 있는 것은 아닌지 오류가 있지는 않은지 질문해야한다. 예를 들어, 회원가입자 중 1970년생이 50%를 넘는 상황이 있다. 그러면 단순하게 우리 고객은 70년생이 많구나라고 이해할 것이 아니라 raw data를 봐야 한다. 1970년생들이 모두 1970-01-01 이라는 값으로 기록된 것을 확인한다면, 회원가입할 시 생년월일 값을 채우지 않은 고객을 시스템이 1970-01-01로 임의 기록했음으로 알아야 한다.
그리고 비슷한 행태를 띄는 인더스트리의 숫자들을 알아야 한다. 보통 Display AD 이탈률의 경우 90%에 가까운데, 꾸까에서 잠깐 DA 이탈률이 40%로 낮게 나오는 경우가 있었다. 이런 경우도 단순하게 우리가 마케팅을 잘해서 이탈률이 낮구나 라고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원인을 찾아야 한다. 원인을 찾아본 결과, 구글 태그 매니저를 설치하던 과정에서 GA 스크립트가 중복 설치되어 이탈률이 낮게 측정되던 것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숫자를 있는 그대로 이해할 것이 아니라 다른 마케터와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구글에서 검색도 해보면서 보통 일반적인 수치가 얼마나 나오는지 등에 대해 이해해야 한다.
어떤 숫자를 볼 수 있는지는 인더스트리의 상황에 달려있다.
P&G처럼 상품을 판매하고 자체 몰이 없는 경우는, 내부에서 쌓을 수 있는 데이터가 한정적이다. 자체 몰이 없다보니 이커머스가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Traffic에 대한 정보, Conversion에 대한 정보를 가지기 어려웠다. 대신에 닐슨과 같은 정보분석기업에서 제공하는 전통 채널에 대한 구매 데이터를 통해, 이마트와 같은 대형마트, 농협 하나로 마트와 같은 작은 마트들, 편의점까지 '포스기'를 가지고 있는 전통 채널에서 우리 카테고리의 사이즈는 얼마고, 그 안에서 내 브랜드와 경쟁사의 Market share는 얼마인지, 브랜드 pillar별로 share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볼 수 있었다. 우리의 매달 활동에 따라서, 전체 면도기 시장이 어떻게 움직이고, 질레트 share가 어떻게 변하는지, 어떤 pillar가 경쟁사 대비 강점을 가지는지 지도를 그려볼 수 있었다.
스타트업에 있으면서, 이제 더 이상 보지 못하는 데이터는 닐슨에서 구매하던 포스 데이터다. 스타트업은 자신이 활동하고 있는 마켓 자쳇에 대한 정의가 없고, 기존 전통 채널들에서 상품을 판매하지 않다보니 전체 마켓 데이터, 경쟁사 데이터를 얻기는 어렵다. P&G에 있을 떄는 경쟁사까지 훤히 볼 수 있는 명확한 지도가 있었다면, 이제는 그 지도는 없지만 대신 우리 내부의 고객 데이터는 더 많이 가지고 있다.
지금은, 구글애널리틱스를 활용해 얼마의 사람들이 와야하고, 똑같은 고객이어도 명확하게 니즈를 가지고 해당 브랜드를 검색한 고객과 우연히 뉴스기사를 보다가 배너를 잘못 클릭해서 온 고객의 특성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각 광고별 역할도 다르고 (awareness building인지, sales 인지) 광고별 목표 트래픽 수, 전환율 등의 모든 지표 목표가 다르다.
그리고 나아가 스타트업에서 마케팅을 맡게 되고 연차가 차면서, 숫자를 보는 일의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큰 회사에 있을 때는 내가 함부로 바꿀 수 없고 주어졌던 값인 판매가, 할인율 등의 값도 이제는 '최대 공헌이익'이라는 원칙 하에 조절할 수 있게 되었다. 마케팅 활동을 함에 있어서 숫자와 관련 없는 일은 없고, 점차 숫자와 관련된 일의 범위가 늘어나기 때문에 마케터는 꼭 숫자에 대한 감을 계속해서 키워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