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주간 마케팅 팀원 보충 및 인턴 채용으로 면접도 계속해서 보고, 최근 탈잉에서 '데이팅 앱 글램 대표의 창업 성공과 시행착오' 강의를 틀으면서, 전체 면접에 대해서는 반성도 했지만, 기능적 정의의 경우 면접 질문에 대해 드디어 이해한 느낌을 받았다.
정석적으로, 면접에서는 아래 3가지 내용을 확인해야한다.
1. 기능적 정의: 가령 마케터라면 마케팅에 대해 얼마나 이해하고 잘하는지
2. 조직과의 적합도 체크: 조직의 미션/비전에 얼마나 공감할 수 있는지, 우리의 조직문화에 얼마나 잘 적응할 수 있는지
3. 전체 조직원과의 조화: 전체 view와 더불어, 기존 팀원의 성향 등과 비교하여, 우리 팀에서 퍼즐처럼 잘 맞을 수 있는지
최근 1년간 면접관 역할을 맡으면서, 나는 '1번 기능적 정의 검증'에 있어서는 드디어 면접관이 왜 이런 질문들을 던지는지에 대해 이해는 했지만, 아직도 2번, 3번에 있어서는 어떤 질문을 던지고 어떻게 검증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모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하지만, 면접관 역할을 하는 실무자가 스스로 정의할 수 있는 부분은 1. 기능적 정의가 유일하다. 2. 조직과의 적합도 및 3. 전체 조직원과의 조화를 이해하려면, 모든 조직 구성원이 우리 회사의 미션과 비전이 명확히 이해해야 하고, 그 미션과 비전을 가는데 있어 핵심가치는 무엇인지 알아야 하며, 이미 서로에 대한 이해가 명확해서 우리 팀은 어떤 조직이고, 무엇이 부족한지를 알아야 한다.
안재원 대표의 회사 큐피스트는 '사랑'에 대해 집중하기에, 2. 미션/비전에 대한 공감을 확인하기 위해, '당신은 외로움을 겪어본 적이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고 했다. 외로움에 대해 느껴본 적 있고, 외로움을 해결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졌다면, 큐피스트의 미션에 대해 동의할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사실 꾸까는 전체 조직의 미션과 비전 및 핵심가치에 대해 모든 조직원의 목소리를 모아 정리하기 전이었기에, 나 역시도 어떤 질문을 던지고, 어떻게 검증해야할지 몰랐던 부분도 있었다. 근데 안재원 대표의 강의를 듣기 전에는, 내가 기능적 정의 검증에만 집중하고 있었단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이 충격이었다. 또한 탈잉 강의를 들으며 스스로 반성했던 부분은, 나의 성향에 맞게 비슷한 사람들만 채용 했었단 사실이다. 가령, 내 성향은 사람간의 관계보다는 '일이 되어가는 것'에 집중하는 사람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내가 면접을 볼 때도, 이 사람과의 관계보다는, 사람의 '기능적 정의' 에 대한 적합도만을 확인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던 것이다.
기능적 정의만 찾으면 안되는 이유는 결국 '사람'이 일을 하기 때문이다.
탈잉 강의에서, 공동창업가를 찾을 때도 그렇고, 팀원을 찾을 때도 그렇고, 기능적인 부분만 찾는다면 (예를 들어, 개발자 공동창업자가 필요해서 개발자를 뽑으면) 결국 그 사람도 기능적인 역할만 수행할 것이고, 한 사람 한 사람의 영향이 커서 전체 조직문화가 바뀔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직도 전체 면접에 있어서는 배울 것이 많다는 생각을 한다.
내가 우선 이해한 내용에 대해. 마케터의 1번 기능적 정의를 검증하는 방식은 아래와 같다.
인턴 및 신입을 채용할 때는 기능적 정의를 명확히 체크하기가 어렵다. 실무 경험이 없기 때문에, 가령 내가 '상품기획'을 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해서 인턴 및 신입에게 '상품기획'을 했던 경험을 물어볼 수 없기 때문이다. 대신, 인턴/신입이 과거에 해온 활동을 통해서, 내가 가이드를 주었을 때 해당 업무를 빠르게 캐치업할 수 있을지에 대한 것을 검증한다.
꾸까 마케팅팀은 아래와 같은 방식으로 일을 한다. 일이 발생하였을 때, 논리적으로 원인을 찾고 무조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아낸다. (내 성향이 반영되었는지 모르겠으나, 전체 꾸까와는 다르게 꾸까 마케팅팀은 아래와 같은 가치를 우선시 여긴다.)
1. Logical thinking 논리적인 사고
2. Problem solving 문제해결능력
면접을 준비할 때 STAR 기법을 가지고 면접 준비를 하라고 하는데, 이번에 인턴 면접을 보면서 내 스스로도 드디어 왜 STAR 기법으로 면접을 준비해야하는지 깨달았다. 디자이너나 자신의 결과물을 비주얼로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은 포트폴리오를 통해서 보여주지만, 마케터의 경우는 결과 자체도 중요하지만, 상황에 있어서 어떻게 행동을 해서 어떤 결과를 만들어냈는지에 대한 그 '의사결정과정'이 중요하다. 따라서 그 면접자가 어떤 상황에 쳐해져 있었는지에 대해 이해하고, 다양한 문제접근방식 중에 왜 그것을 선택했는지를 물어봐야한다. 그것을 검증하는 것이 STAR 기법처럼 '어떤 상황에 있었고, 어떤 역할을 했고, 어떤 행동을 했고, 어떤 결과를 이끌어냈는지'를 묻는 것이다.
몇 년 전, P&G에 면접을 보러갔을 때, 면접관은 내가 어떤 능력이 있는지는 묻지 않고, 내가 했던 공모전 중 단 1개를 가지고 1시간 동안 질문을 했었다. 그 공모전의 주제가 무엇이었고, 공모전에서 왜 그 아이디어를 선택했는지, 다른 아이디어는 어뗐는지, 왜 다른 아이디어가 아니라 그 아이디어를 선택했는지, 타겟은 누구였는지, 공모전의 스콥은 어뗐는지, 결과물을 어뗐는지, 거기서 너는 무엇을 했는지를 끊임없이 물었다. 내가 했던 활동 하나를 1시간 동안 파면서, 가령 이력서에 '300% 성장'이라고 쓰여있으면, 어느 값에서 어느 값으로 변했기에 300% 성장이라고 말을 하는건지, 기간은 어떻게 되는지, 왜 그 값을 강조했는지 등등을 물어서, 내가 면접을 보는건지, 그 공모전을 홍보하러 온 것인지 헷갈릴 정도로 그 공모전만 팠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1차 면접을 보고 난 이후에, 이유는 모르겠지만 이 회사는 하나의 경험을 깊게 판다는 것을 캐치하고, 내가 했던 활동들에 대해 그 프로젝트가 무엇이었고, 왜 그런 접근을 했고, 왜 그런 행동을 했고, 결과가 수치적으로 어뗐는지, 내가 했던 활동들을 다시 달달 확인하고 2차 면접을 보러 갔던 기억이 난다. 3차 면접까지 가자, 이제는 면접관은 그 프로젝트가 흥미로워서 물어보는 것이 아니라, 그 프로젝트를 했던 경험을 통해서 나의 논리적 사고, 나의 문제해결능력 등을 검증한다는 것을 깨닫고, 내가 논리적임을 잘 보여 줄 수 없는 프로젝트에 대해 물을 때는, 그 프로젝트 말고 다른 프로젝트로 설명드리고 싶다고 말하며 내가 선택권을 가져오기도 했었다.
가령, 이번 인턴 면접도 그랬다. 모의창업을 하는 학회 경험이 있는 친구에게 나 역시도, 이 친구가 1) 논리적으로 목적을 명확히 확인할 수 있는 친구인가? 2) 다양한 아이디어 중에 '원칙'을 만들어서 의견을 디벨롭할 수 있는 친구인가? 등을 검증하고자 했다. 인턴의 경우는 의사 결정을 하는 논리적 구조가 있는지 여부만 확인하고자 했다. 이 친구와 티키타가를 하면서, 인턴이 보통 면접을 볼 때 어디서 어려움을 겪는지 이해할 수도 있었다.
많은 아이디어 중에 왜 그 아이디어를 선택했나요? 라는 질문에, 보통 인턴의 답변은, Bottom-up으로 올라오는 경우가 많다. 제 주변에서 A라는 것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을 보았습니다. 하지만 이럴 경우, 면접관은 이 친구는 아이디어를 주변에서 캐치할 때의 기준은 없는건가? 주변에 A말고, B라는 어려움을 겪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C라는 어려움을 겪는 사람도 있는데 왜 하필 A일까? 라는 질문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나중에 내가 이 친구를 채용하여, 가령 제휴 업무를 위해 제휴처 리스트업 업무를 맡겼을 때, '원칙'을 세우지 못하고, 목적, 목표에 대해 질문하지 않고, "아 요새 틱톡이 뜨던데 틱톡 어떼요?" 이렇게 제안을 가져오지는 않을까 하고 걱정이 되는 것이다.
이 친구가 가령, "1) 우선 저희가 가진 돈으로 affordable한가? 라는 기준과 2) 조직구성원 모두가 흥미를 가지고 있는가 등의 기준을 통해서 A,B,C라는 아이디어가 나왔고, A, B를 검증하면서 A가 빠르게 매출이 발생하여, A에 집중하였습니다." 라고 답변했다면, 아 이 친구는 '원칙'이라는 것을 세울 수 있는 친구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질문의도를 파악하지 못하다보니, 솔직하게 YES or NO로 답변하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그 친구는 흥미롭게, 상품을 직접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서 런칭한 경험이 있던데, 나는 그 당시에 '공헌이익에 기반한 판매가 설정'에 대한 고민을 가지고 있어, 판매가 설정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Q. 되게 흥미로운 경험을 하셨네요. 판매가는 어떻게 설정하셨나요?
A. 아, 해당 부분은 제가 직접 하지 않았습니다.
솔직한 답변을 해준 것은 좋았으나 그 순간, 나는 내가 검증하려던 내용이 0인 것을 파악하고 해당 질문은 멈추게 된다. 근데, 면접을 끝내고서 그 친구와 자유롭게 10분 정도 대화를 하면서, 판매가 설정을 직접 하지는 못했으나, 사실은 판매가에 대해 고민하였고 해당 고민이 해결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때 내가 주었던 조언은, 마진율에 기반해서 판매가를 정해야 하는지, 다른 브랜드의 가격을 카피하면서 판매가를 정해야 하는지 등등에 대한 고민을 했다는 것 자체도 굉장히 중요한데, 그 고민의 흔적을 보여주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판매가에 대해 고민해본 적이 있는 사람이 판매가에 대해 아예 고민해본 적 없는 사람보다 더 역량이 있는데, 그것을 표현해주면 좋겠다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었다.
가령, 판매가를 직접 정하지는 못하였습니다. 하지만 1) 판매가를 마진율 XX%에 기반하여 설정하는 방법과 2) 경쟁업체를 카피하는 방식에 대해 고민하다가 학회 일정이 종료되어 마무리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습니다.라는 말만 했어도, 아 이 친구는 판매가 전략에 대해 나와 같이 고민할 수 있는 친구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을 것이다.
이처럼 기능적 정의에 있어서는 검증하고자 하는 것에 따라 어떻게 검증해야 할지를 아는 것 같은데, 아직 전체 조직문화에 있어서의 조직 미션/비전과 적합한지 확인하는지, 조직구성원과 잘 맞을지에 대해 검증하는 것에 대해서는 더 배울 것이 있다는 생각을 한다. 오늘도 즐겁고 어려운 스타트업 생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