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의 동력
헬스 클럽에 다니며 운동을 하고 있다. 맨 처음에는 20킬로그램 덤벨을 들었다. 팔이 떨어져나가는 듯했다. 일주일쯤 지나니까 힘이 좀 붙어서 20킬로그램짜리 덤벨을 들어올리는 것이 제법 수월했다. 할 만하다 싶었는데, 트레이너가 30킬로그램으로 무게를 올렸다. 쉽게 잘 하고 있다 싶었는데 무게를 올려버려서, 나는 또 헉헉댈 수밖에 없었다.
근육을 만드는 일은 부담과 적응의 반복이다. 몸이 감당하기 힘들 정도의 무게로 시작하고, 그 무게에 적응할 때까지 반복하고, 다시 무게를 올려 부담스럽게 만든다. 이 순환을 거쳐 근육이 증가하고 단단해지는 것이다.
오래 전, 컴퓨터 게임을 즐긴 적 있었다. 나는 원래 게임에 소질이 없는 편이다. 맨 처음 게임을 시작하면, 도대체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무것도 알 수가 없었다. 반복해서 '첫 판'을 하다 보면 조금씩 원리를 알게 되고, 제법 수월하게 게임을 할 수 있었다.
그렇게 첫 판을 겨우 넘기고 나면, 다음 판은 더 엉망이었다. 어렵고 힘들었다. 결국 두 번째 판을 넘기지 못하고 '루저'라는 커다란 글자만 마주하고 했었다. 오기가 생겨서 하고 또 하고...... 그러다가 어느 날 두 번째 판도 '클리어'한다. 아! 그 순간의 희열이란!
게임의 원리다. 첫 판을 넘기고 나면 다음 판이 나온다. 첫 판보다 다음 판이 어렵다. 그 다음 판은 더 어렵다. 힘들고 어려운 판을 거듭하며 하나씩 끝내는 과정을 통해 '게임 실력'이 향상된다.
들어올리기 힘들고 어려운 덤벨이 근육을 키운다. 깨기 힘든 판이 게임 실력을 향상시킨다. '어렵고 힘든 일'이 우리를 성장하게 만든다.
글 쓰기가 힘들고 어렵다는 말 귀가 따갑도록 듣는다. 힘들고 어렵기 때문에, 글 쓰는 행위를 통해 성장할 수 있다. 만약, 글 쓰기가 쉽고 만만한 일이라면 우리는 아마 글 쓰기를 통해 아무것도 얻지 못할 것이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어렵고 힘든 과정을 극복함으로써 배우고 깨닫는다. 아무런 방해도 문제도 없는 삶이라면 아마도 인류는 지금까지 생존하지 못했을 지도 모른다.
지금 당신이 하고 있는 일은 어떠한가? 힘들고 어려운가? 다행이다. 성장하고 있는 중이다. 쉽고 재미있고 수월하기만 한가? 아쉽다. 퇴보하는 중인가 보다.
주어진 과제를 '쉽게 잘 하고 있는' 중이라면, 자신의 능력보다 작은 과제란 뜻이다. 1킬로그램짜리 덤벨을 백날 들어 봐야 근육 생기지 않는다. 허구헌날 게임 첫 판만 붙잡고 있어 봐야 게임 실력 늘지 않는다. 우리는 늘 어렵고 힘든 과제를 찾아 도전해야 하며, 그러한 과정을 통해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고통과 시련, 고난과 역경, 상처와 슬픔...... 이 모든 어렵고 힘든 과정을 통해 우리, 여기까지 왔다. 과거 얘기만 꺼내면 눈물 글썽이는 사람 있는데, 절대로 울먹일 일이 아니다. 내가 지금 여기에 있다는 말은 그 모든 과정을 견디고 버티고 이겨냈다는 증거다. 누구보다 강하다는 뜻이다. 그러니 이제, 자신이 강한 존재임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여기까지 왔다면, 더 나아갈 수 있다.
그 일을 얼마나 잘 하는가? 따질 필요가 전혀 없는 질문이다. 엄청나게 잘 하고 있다면 성장을 멈췄다는 뜻이다. 그러니 잘 하고 못 하고는 물을 필요도 없고 관심 가질 의미도 없다. 쉽고 만만하다 싶으면 더 높은 과제를 향해 도전해야 하고, 어렵고 힘들다 싶으면 제대로 성장하는 중이라 판단하고 신나게 하면 된다.
글 쓰기가 쉽다고? 빨리 다른 일 찾아 보길 권한다.
지금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