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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장이 Nov 30. 2023

하기 전에는 다 힘들다

일단 시작하기


번지점프 아시죠? 경험 있습니까? 현장에 도착해서 저 위를 올려다보면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합니다. 위로 올라가서 점프대에 서면, 훅 불어오는 바람에 몸이 날려갈 것만 같습니다. 안전장치를 하고 점프줄을 다리에 착용하면 아무 생각도 나지 않습니다. 다리는 후달리고 손에는 땀이 나고 심장은 마구 뛰고 호흡은 거칠어집니다. 


암벽등반 해 보신 적 있습니까? 수직에 가까운 절벽을 맨손으로 올라가는 것이죠. 발 한 번 잘못 디디면 추락합니다. 안전장치도 하고 줄에도 매달려 있지만, 그런 것들과는 상관 없이 두렵고 긴장됩니다. 나도 모르게 몸이 부들부들 떨리기도 하지요. 


패러글라이딩 해 본 적은 있나요? 국가대표 자격을 인증 받은 전문가가 뒤에서 딱 잡아주지만, 그래도 마음이 쉽게 안정되지 않습니다. 마치 혼자서 높은 곳에 올라가 뛰어내리는 것처럼 눈앞이 캄캄해집니다. 할 수만 있다면 그냥 못하겠다 하고 돌아서고 싶은 심정일 겁니다. 


위에서 말한 모든 두려움과 긴장과 불안은 그 일을 하기 직전까지 생겨나는 감정입니다. 일단 번지점프대에서 뛰어내리면 그 후로는 자유를 만끽할 수 있습니다. 일단 암벽을 타고 올라가기 시작하면 끝까지 올라가고 싶다는 욕구가 더 생기지요. 패러글라이드를 타고 일단 허공을 가르기 시작하면 온세상이 눈앞에 펼쳐질 겁니다. 


무슨 일이든 시작하기 전에는 두렵고 긴장되기 마련입니다. 일단 시작하고 나면 불안과 공포는 사라집니다. 글쓰기도 다르지 않습니다. 힘들다, 어렵다, 잘 쓰지 못할 것 같다 등등 부정적이고 불편한 생각은 대부분 '쓰기 전'에 일어나는 생각들이죠. 일단 쓰기 시작하면, 쓰기 전에 일어났던 대부분 감정은 사라집니다.


쓰지 않는 사람은 말이 많습니다. 두렵고 불안하고 부담되고 스트레스 받기 때문입니다. 쓰는 사람은 말이 없습니다. 쓰는 행위에 집중하기 때문입니다. 글 쓰기가 쉽고 만만하다는 뜻이 아닙니다. 어렵고 힘든 건 분명한 사실이지만, 어렵고 힘들다고 계속 징징거리는 건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글 쓰기가 부담스럽다면, 일단 쓰기 시작해야 합니다.


수요일 밤 9시부터 두 시간 동안 57명 예비 작가님들과 "온라인 책쓰기 수업 119기, 4주차" 함께 했습니다. 단 세 줄이라도 좋으니 매일 쓰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무슨 일이든 일단 매일 반복하는 습관부터 가지고 나면, 실력도 증가하고 재미도 붙일 수 있습니다. 


피아노 처음 배울 땐 손가락만 아프고 연주 따위 상상조차 할 수가 없습니다. 농구 처음 배우면 숨만 차고 슛은 하나도 들어가지 않습니다. 수영 처음 배우면 물에 뜨기는커녕 계속 물만 마시고 발만 동동거리게 됩니다. 익숙하지 않은 일을 시작할 때는 무슨 일을 해도 같은 현상이 발생합니다. 서툴고 부족하고 어설프고 모자랍니다. 재미 하나도 없습니다. 


매일 계속 반복하면 조금씩 실력이 붙습니다. 연주도 되고 슛도 들어가고 물을 가르며 앞으로 나아갑니다. 그 때부터 재미가 생깁니다. 재미 있으면 계속하게 됩니다. 계속하면 실력이 더 늘어납니다. 초보자가 전문가가 되어가는 과정은 모두 똑같습니다. 글쓰기도 마찬가지입니다. 


하기 전에는 다 힘들게 느껴집니다. 일단 시작하고 보면 그래도 할 만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계속하다 보면 실력 붙고요. 끝까지 계속하면 그 분야 전문가 되는 거지요. 글을 잘 쓰고 싶다면, 책을 출간하고 싶다면, 오늘 몇 줄이라도 글을 쓰기 시작해야 합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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