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장이 Dec 01. 2023

당신은 좋은 사람입니까

좋은 사람, 좋은 인생


기획과 초고 집필 단계에서부터 어려움을 겪은 작가가 있습니다. 어렸을 적부터 상처와 아픔 많이 겪어서 트라우마가 심했지요. 마음을 열기까지 한참 걸렸고, 그 마음 수시로 변하는 까닭에 꾸준히 글을 쓰는 것이 다른 사람들보다 몇 배로 힘들었습니다. 결국 출간계약을 체결하게 되었을 때, 저한테 전화로 했던 말을 아직도 기억합니다. "작가님은 참 좋은 분 같아요."


제목과 목차를 제공하고, 초고 집필 과정 내내 질문과 대답을 소홀히 하지 않았으며, 퇴고 안내까지 최선을 다해 주었던 또 다른 작가는 밑도 끝도 없이 환불을 요청했었지요. 이유를 물어 봤더니, 출간이라는 결과물을 내지 않았기 때문에 환불 받을 수 있는 거 아니냐고 하더군요. 제가 줄 건 다 주었는데, 본인이 퇴고하기 귀찮다는 이유로 환불을 요구하는 건 마땅치 않다고 단호하게 말씀드렸습니다. 그랬더니 그 작가는 제가 운영하는 카페에 이런 글을 남기고 나갔습니다. "이은대 작가, 당신은 참 나쁜 인간이네요."


사업 실패하고 인생 바닥을 쳤을 때, 어머니와 누나는 제게 "나쁜 놈"이라 했습니다. 죽을 힘을 다해 지금 삶에 이르고 나니 두 사람은 저를 향해 "착하고 기특한 녀석"이라 합니다. 중학교 1학년 때는 좋은 친구라는 말 많이 들었습니다. 고등학교에 진학해서는 나쁜 놈이란 말 많이 들었고요. 직장생활 할 때는 좋은 직원이란 말 자주 들었습니다. 사업 실패 후에는 나쁜 놈이란 욕 많이 먹었습니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저라는 사람은 바뀐 적이 없는데, 수없이 많은 사람이 저를 두고 좋은 사람이라 하기도 하고 나쁜 놈이라 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좋은 사람일까요? 아니면, 나쁜 놈일까요? 

큰 실패를 겪은 후에,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좋은 사람"이란 단어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고나서, 몇 가지 정리를 하게 되었지요. 


첫째, 굳이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애쓸 필요는 없습니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사람마다 저를 다르게 평가합니다. 누가 저를 좋은 사람이라고 말한다고 해서 달라질 것도 없고, 또 나쁜 놈이라 말한다 해서 제가 정말로 나쁜 놈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둘째, 다른 사람 평가에 연연하지 말아야 합니다. 어떻게 살아도, 세상은 항상 저를 좋은 사람 또는 나쁜 놈으로 평가할 겁니다. 네, 맞습니다. 어떻게 살아도 세상 모두가 저를 좋은 사람으로 여기는 경우는 절대 없습니다. 


셋째, 좋은 사람이 될 것인가보다 더 중요한 것이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좋은 사람이 되고자 노력하는 것은 타인의 평가에 초점 맞추는 태도입니다. 자신만의 철학과 가치관을 분명히 갖고, 남들 평가에 휘둘리지 않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그렇다면, 어떤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이 바람직할까요?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테니 각자가 정해야 하는 문제이고요. 여기에서는 제가 가진 생각을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우여곡절 많이 겪으며 살아오는 동안, 어떤 인생이 가치 있는가 고민도 많이 하고 공부도 했습니다. 결론을 내렸습니다. 


1. 다른 사람 인생에 도움 주는 사람

2. 뭔가 하나라도 실력 제대로 갖춘 사람

3. 징징거리지 않는 사람


이 세 가지가 제가 정한 '좋은 사람, 좋은 인생'의 기준입니다. 어렵고 힘들 때마다 위 세 가지 조건을 떠올립니다. 딱 세 가지만 생각하면서, 해당되는 일이면 즉시 실행하고 그렇지 않으면 과감히 내려놓습니다. 결과는 항상 좋았습니다. 


다른 사람 인생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먼저 나 자신이 제대로 실력을 갖춰야 합니다. 1번과 2번은 동시에 맞물려 있다는 뜻이지요. 혼자서만 잘 먹고 잘 사는 건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남들 돕겠다 하면서 공부도 노력도 하지 않는 사람도 별 실속 없겠지요. 내가 먼저 가득 차고 흘러넘치면, 자연스럽게 타인을 도울 수가 있는 겁니다. 공부하고 노력해서 전문가가 되어야 합니다. 


징징거리는 건 어떤 의미일까요? 불평, 불만, 투덜투덜 등 만사에 삐딱한 사람을 뜻합니다. 어딜 가나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장소에 대한 불만, 사람에 대한 불만, 날씨에 대한 불만, 간식거리에 대한 불평, 식사 메뉴에 대한 불평, 행사 선물에 대한 불평, 교통편에 대한 불평, 누군가의 말이나 행동에 대한 불평...... 일일이 다 언급하기도 힘들 만큼 삐딱한 태도 보이는 사람 셀 수 없을 정도입니다. 


징징거리는 습관은 자신에게는 물론 타인의 정서에까지 악영향을 미칩니다. 차라리 어느 곳에서 가지 말고 혼자 집에 박혀 지내는 게 낫습니다. 부정적인 습성은 질병에 가깝습니다. 아니, 질병보다 더 안 좋은 태도입니다. 저는 징징거리는 사람과는 상종을 하지 않습니다. 그런 사람과 가까이 하다가는 제 인생까지 망칠 게 뻔하기 때문입니다. 그 무엇이 됐든, 그 어떤 상황에서든, 불평과 불만과 투덜거리는 말과 행동은 단 한 가지도 용납해서는 안 됩니다. 


좋은 사람으로 살면 좋은 인생을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좋은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강박은 절대로 가질 필요가 없습니다. 아까도 말했지만, 우리가 어떻게 살든 세상은 항상 우리를 이러쿵 저러쿵 제멋대로 평가할 테니 말이죠. 다만, 나 스스로 부끄럽지 않은 인생을 살겠다는 다짐은 꼭 필요합니다. 내가 생각하는 내가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다면, 아무 두려울 것이 없겠지요. 


지금 행복하십시오!


작가의 이전글 하기 전에는 다 힘들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