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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장이 Dec 04. 2023

연결의 시대, 읽기와 쓰기의 중요성

제대로 읽고, 좋은 글 쓰기


지금을 일컫는 여러 가지 표현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 딱 하나만 고르라면 단연코 'SNS시대'라고 할 수 있겠지요. 세상이 달라졌습니다. 예전에는 직접 만나지 않으면 누가 감기에 걸렸는지 점심은 뭘 먹었는지 알 길이 없었고, 또 관심조차 갖지 않았습니다. 요즘은 외국에 사는 사람이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냈는지 싹 다 알 수 있을 정도로 일상 자체가 오픈되어 있습니다. 


그렇게 드러나는 서로의 삶에 대해 자유롭게 소통하고 의견을 나누는 세상이 되었지요. 개인적으로는 지금을 '의사소통의 텍스트화'라고 정의합니다. 경험, 감정, 생각, 의견, 주장, 공감 따위를 오직 글로써 표현합니다.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서는 글을 쓸 줄 알아야 하고, 오해와 편견 없이 이해하기 위해서는 글을 읽을 줄 알아야 합니다. 


읽기와 쓰기가 이토록 중요한 때는 유례 없었습니다. 콘텐츠 생산, 브랜드, 마케팅, 일인기업 등 지금 시대를 대표하는 각종 비즈니스도 읽기와 쓰기를 빼고는 언급하기 힘들 정도가 되었지요. 그럼에도 아직 많은 이들이 제대로 읽고 쓸 줄 모르며, 또 치열하게 공부하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정치는 물론이고, SNS에 올라오는 어떤 주제든 그 댓글을 보면 참으로 가관입니다. 사람이 죽었다는 내용이 올라왔는데, 그 아래쪽에 "잘 죽었다"는 댓글이 수도 없이 달립니다. 나라가 망할 징조입니다. 인성이라곤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가혹한 현상이지요. 어디서부터 어떻게 바꿔야 할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다행스러운 건, 그래도 곳곳에 글을 잘 쓰기를 바라고 책을 잘 읽기를 바라는 이들이 여전히 많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배우고 익히려는 의지를 가진 이들이 존재하는 한, 희망은 있다고 봐야겠지요. 


좋은 글을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글은 생각에서 비롯됩니다. 그러니, 좋은 생각을 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그렇다면, 좋은 생각이란 무엇을 뜻하는 걸까요? 한 마디로 '나의 해석'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환경, 상황, 조건, 사건 등은 다양합니다. 외부에서 일어나는 일은 개인이 통제하기 힘들지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그런 외부 현상을 어떻게 해석하고 받아들일 것인가 하는 판단뿐입니다. 


어떻게 해석하는 것이 바람직할까요? 부정하고 비난하고 욕하고 상처 주는 행위는 삼가해야 합니다. 아이디어, 통찰력, 깨달은, 위로, 공감, 격려, 응원 등 다른 사람 인생에 도움되는 쪽으로 풀어내야 합니다. 나쁜 해석을 하면 내 마음도 불쾌합니다. 좋은 해석을 하면 내 마음부터 따뜻해집니다. 


반평생을 살면서 온갖 경험 했지만, 삐딱한 소리 잘하는 사람치고 인생 잘 풀리는 꼴 본 적이 없습니다. 어느 정도냐 하면요. 예전에 직장에 다닐 때, 식당에만 가면 반찬 투정을 하는 사람 있었거든요. 작년 이맘때쯤 우연히 통화할 일 생겼는데, 10년도 더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투덜거리고 살더군요. 직장은 그만두게 되었고, 다른 일자리 찾지 못하고, 가족 원망 들으면서, 힘들어 죽겠다고 하소연합니다. 


그 사람 비난하는 게 아니고요. 얼마든지 바꿀 수 있는 인생을 스스로 시궁창으로 몰고 가는 게 안타까워서 그럽니다. 뭐가 그렇게 불만이고 불평이고 못마땅한 것인지. 아주 살기 싫어 죽겠다 대놓고 불평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 부정적인 성향은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 모두 힘들게 합니다. 당장 바꾸지 않으면 남은 인생 안 봐도 뻔합니다. 제발로 쓰레기통에 들어가서는 자꾸만 냄새 난다고 욕한들 뭐가 달라지겠습니까. 그냥 밖으로 나오면 되는데 그걸 못하고 있는 것이지요.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좋은 생각을 해야 하고, 좋은 생각은 내게 일어나는 모든 일을 바람직하게 해석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바람직한 해석을 위해서는 또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보고 듣고 경험하는 모든 일에서 '메시지'를 뽑아낸다는 생각으로 하루를 살면 됩니다. 비가 내리고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비 때문에 다 망쳤다, 이렇게 생각하지 말고요. 하늘의 눈물, 자연의 이치, 통제할 수 없는 일 내려놓기, 비의 소중함, 비와 나무의 사랑, 감성에 젖는 시간, 추억을 선물하는 비...... 이렇게 뭐가 됐든 다른 사람에게 공감이나 지혜를 전하겠다는 마음으로 세상을 대하는 것이지요. 


처음에는 단순히 글감 정도로만 여겨집니다. 그런데. 매 순간 이렇게 타인을 위한 '메시지'를 뽑다 보면, 정작 좋아지는 건 내 인생이란 사실을 깨닫게 될 겁니다. 때로 손발이 오그라들기도 하고, 때로 잘 생각나지 않아 머리가 지끈거리기도 합니다. 괜찮습니다. 나와 타인 모두의 인생에 도움이 되는 일인데 그 정도는 얼마든지 견딜 만하지 않겠습니까. 


잘 쓰기 위한 태도에 대해 말씀드렸는데요. 그럼, 잘 읽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슬기로운 독서법에는 여러 형태가 있겠습니다만, 제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딱 한 가지입니다. 속도를 늦춰야 합니다. 읽는 속도도 늦춰야 하고, 글 쓴 사람 마음 헤아리는 속도도 늦춰야 하고, 읽은 글에 대한 반응을 보이는 속도도 늦춰야 합니다. 


급해도 너무 급합니다.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공지를 올려 보면 금방 알 수 있습니다. "7시 시작"이라고 안내한 지 5분도 안 되어서 "몇 시에 시작합니까?"라는 질문이 올라옵니다. 책 제목에 "내가 글을 쓰는 이유"라고 조선 반만하게 써 놨는데, "왜 글 쓰는 방법에 대해서는 내용 없느냐"고 따져 묻습니다. 


지금 시대 오해와 갈등과 대립의 주원인은 모두 급하게 대충 읽는 태도에서 비롯되었다 해도 지나친 말 아니지요. 속독에 대한 갈증이 생긴 탓입니다. 책은 매일 쏟아지는데 읽는 속도는 느리니까 조바심이 나는 것이죠. 빨리 읽고 빨리 돈 벌고 빨리 성공하고 싶은데 속도가 느리니까 답답한 겁니다. 느긋한 마음으로 여유를 갖고 단어 하나 문장 하나 새기면서 꼼꼼하게 읽어야 합니다. 그렇게 계속 독서하다 보면 속도는 저절로 빨라지게 되어 있습니다. 제대로 읽는 게 먼저지, 빨리 읽는 게 뭐 그리 대수입니까. 철저한 슬로리딩만 고집했는데도 얼마든지 다독할 수 있었고, 또 인생도 완전히 새로 바꿀 수 있었습니다.


인공지능을 비롯한 신문물이 자고나면 새로 탄생하는 시대입니다. 첨단 기술과 문명을 따라잡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만, 제대로 읽고 쓸 줄 아는 힘을 키우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우리는 '쓸려다니기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닙니다. 자기 중심 똑바로 잡고, '나'라는 존재로써 가치 있게 살아가기 위해 이 땅에 온 것이지요. 글을 제대로 읽고, 자기만의 재해석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도움 주는 좋은 글을 써서 나누는 것. 지금 시대 우리 모두에게 절박하고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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