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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장이 Dec 05. 2023

시행착오를 겪어야 글이 좋아진다

쓰고, 고치고, 다시 쓰고


일단 글을 씁니다. 다 쓰고 나면, 다시 읽어 보면서 뺄 건 빼고 고칠 건 고치고 보완할 것은 보완합니다. 자기 손에서 할 수 있는 작업은 어느 정도 마쳤다고 생각할 때, 전문가에게 의뢰하고 피드백을 받습니다. 피드백 받은 내용을 바탕으로 다시 수정하고 보완합니다. 


이제 새로운 글을 한 편 씁니다. 기본 퇴고는 마쳐야 합니다. 그런 다음, 이전에 받았던 전문가의 피드백을 다시 새로운 글에 적용해 봅니다. 수정하고 보완했을 때 확실히 더 나아진 결과를 확인해야 합니다. 


이 모든 과정을 지속 반복하면, 오래지 않아 글 쓰는 솜씨가 많이 좋아질 겁니다. 다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①엉망진창 초고를 완성한다. ②다시 읽어 보면서 고치고 다듬는다. ③전문가의 피드백을 받는다. ④최종 수정과 보완한다. ⑤새로운 글을 쓴 다음, 위 과정을 반복한다. 


전문가는 어떤 사람을 의미하는 걸까요? 첫째, 많이 쓰고 읽은 경험을 가진 사람이어야 합니다. 둘째, 느낌이나 감정보다는 구체적인 부분을 지적할 줄 아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셋째, 매일 쓰는 사람이면 더 좋습니다. 넷째, 이왕이면 글 자체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 좋겠지요. 다섯째, '좋은 사람'이기보다는 '필요한 사람'이 되려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책을 출간해야 하는 게 아닙니다. 많이 쓰고 고치는 과정을 반복 연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결과에 연연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기량을 갈고 닦기보다는 '끝내기'에만 집중하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실력이 갖춰지면 얼마든지 책도 출간할 수 있고 원하는 글도 쓸 수 있습니다. 실력은 쌓지 않고 무조건 책만 내려고 하니까 쓰는 과정이 고통스럽게 느껴지는 것이지요. 


물론, 자기 저서를 갖는다는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입니다. 그러나, 고작 한두 권 출간 후에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작가보다는, 속도는 좀 느리더라도 매일 쓰는 삶을 이어가는 작가가 훨씬 바람직하지 않겠습니까. 시험 합격만을 목표로 공부한 사람과 평생 공부를 이어가는 사람. 누구에게 더 신뢰를 가질 수 있을지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겠지요. 


문장을 가지고 노는 정성이 필요합니다. 이렇게도 써 보고 저렇게도 써 보고. 맨 처음 감옥에서 글을 썼을 때, 그야말로 엉망이었거든요. 지금도 그때 쓴 글을 몽땅 가지고 있는데요. 죽을 때 싸가지고 갈 겁니다. 누구에게 보여주기 창피하고, 제가 읽어 봐도 손발이 오그라듭니다. 


그렇게 형편 없는 글을 쓰면서도, 스스로 작가가 되고야 말겠다는 생각으로 매일 쓰고 고치고 다듬는 작업을 게을리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지금도 제가 글을 잘 쓴다고 생각지 않습니다. 다만, 10년 전에 제가 썼던 글과 비교하면 저절로 어깨가 확 펴질 정도로 자신감 생기거든요. 노력의 효과가 크다는 사실을 알았으니 매일 쓰지 않을 수 없는 겁니다. 


SNS시대입니다. 글을 통해 세상과 타인과 소통하는 시대입니다. 머지 않아 글쓰기 실력과 책 읽는 능력이 개인의 삶을 결정짓는 세상이 올 겁니다. 어쩌면 이미 시작되었는지도 모르고요. 일반 사람들이 수도 없이 올리는 온라인 글은 분별하기가 힘듭니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에는 "쓸 줄 아는 사람"이 반드시 기회를 잡게 되겠지요. 


쓰지 않아도 잘만 산다! 네, 틀린 말 아닙니다. 살아가는 방식은 다양하니까요. 하지만, 쓰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고, 지금 시점에서 재해석하여 새로운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며, 나아가 다른 사람 인생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일. 저는 글을 쓰는 것이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고, 돈도 벌게 해주고, 살아가는 의미도 깨닫게 해준다고 믿습니다. 이미 충분히 경험하기도 했고요. 


10년 동안 글을 썼지만, 여전히 제 글을 읽어 보면 얼굴이 달아오릅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이 만큼 좋아졌다면, 앞으로 10년 동안 훨씬 더 좋아질 테니까요. 어느 시점에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지만, 그런 건 크게 신경 쓰지 않습니다. 매일 쓰는 동안 충분히 행복하고 신이 나기 때문입니다. 제 글을 읽고 도움 받았다는 독자들 덕분에 행복하기 더 없습니다. 


사는 게 힘들고 지친 사람들. 나름 잘 살았다고 생각하는데도 왠지 허전하고 알멩이가 빠졌다는 느낌이 드는 사람들. 열심히 사는데도 인생이 나아지지 않는다고 여겨지는 사람들. 절망과 좌절 속에서 하루하루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 이 모든 분들이 글을 썼으면 좋겠습니다. 


글을 쓰면 부자가 될 수 있느냐고요? 글쎄요. 부자가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제발 그놈의 '수익화'는 그만 좀 얘기했으면 좋겠습니다. 오픈채팅방에 올라오는 수익화 얘기만 해도 지긋지긋합니다. 인성이 개판이고 도리가 바닥을 치고 예의라곤 찾아보기 힘든 세상에서 수익화 백날 하면 뭐하겠습니까. 


마음부터 안정을 찾아야 돈도 몰려옵니다. 불안하고 초조하고 조급한 사람이 돈 잘 번다는 소리는 듣지도 보지도 못했습니다. 느긋한 마음으로 자기 공부를 하고, 매일 꾸준히 뭔가 반복하면서 삶을 대하는 태도부터 바르게 잡는 사람이 결국 돈도 많이 벌게 되는 것이지요. 


사는 것도 시행착오 겪어야 하고, 글도 시행착오 많이 겪어야 합니다. 실수하고 실패하고, 그런 다음 뭐가 잘못되었는가 찾아서 성찰하고, 이후로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새로운 노력을 기울이고. 이렇게 사는 것이 수익화보다 훨씬 중요합니다. 


차분하게 앉아서 오늘을 기록하고, 좀 아니다 싶으면 다시 고쳐 쓰고, 이런저런 궁리를 해 가며 글을 참하게 만들어 보고. 인생은 고쳐 쓸 수가 없지요. 글은 얼마든지 다시 쓸 수 있습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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