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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장이 Dec 13. 2023

문제와 고민은 끄집어내야 풀 수 있다

글로 적고, 정의를 내리고, 이름을 붙이다


머릿속으로 깊이 생각하여 문제와 고민을 풀 수 있는 사람은 상당한 내공의 소유자입니다. 대부분 사람은 생각만으로 답을 낼 수 없습니다. 인간의 뇌는 방사형구조로 되어 있다고 합니다. 한 가지 생각에 집중하지 못하고 가지를 뻗어 온갖 다양한 번뇌로 확장하는 습성이 있다는 뜻입니다. 


친구로부터 서운한 말을 한 마디 들었을 때, 머릿속으로는 질투와 시샘과 짜증과 분노와 복수 등 여러 가지 생각이 복합적으로 이어집니다. 결국은 원망이나 자괴감에 이르기도 하지요. 이러한 뇌의 습성으로 인해 우리가 평소 마주하게 되는 모든 문제와 고민은 머리만으로 해결할 수가 없습니다. 밖으로 끄집어내야 합니다. 


모든 문제와 고민은 테이블 위에 올려놓을 때에만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무엇이 문제이고 무엇이 고민인가. 명확하게 적고, 정의를 내리고, 이름까지 붙일 수 있어야 비로소 해결이 가능하다는 의미입니다. 글로 적을 수 있다는 말은 문제를 풀 수도 있다는 뜻이고, 고민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정리할 수 있다는 말은 해결 방법도 있다는 뜻입니다. 


수요일 오전 10시부터 두 시간 동안 57명 예비 작가님들과 "온라인 책쓰기 수업 121기, 2주차" 함께 했습니다. 오늘 강의 중에는 문제와 고민을 밖으로 끄집어내어 글로 써 보자는 내용도 포함했습니다. 실제로 문제와 고민을 글로 적어 보면 크게 세 가지 현상이 나타납니다. 


첫째, 생각했던 것보다 큰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복잡했던 문제가 글로 적고 나면 지극히 단순하게 여겨질 때가 많습니다. 문제를 종이에 적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는 뜻입니다. 


둘째, 얼마든지 해결 가능하다는 자신감이 생깁니다. 머릿속으로만 고민할 때는 도무지 답을 찾기 어려워 끙끙댔던 문제가, 막상 글로 적고 나면 한 번 해 볼만하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셋째, 내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인지 아닌지 분간할 수가 있습니다.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의 경우 과감하게 내려놓게 되고, 해결할 수 있겠다 싶은 문제의 경우 그 답을 구체적으로 찾게 됩니다. 쓸데없이 고민만 하면서 시간을 낭비하는 경우가 사라진다는 의미입니다. 


글을 쓴다는 것은 자신이 갖고 있는 지식이나 정보를 자랑질하는 개념이 아닙니다. 누군가를 가르치거나 잔소리하기 위함도 아닙니다. 보고 듣고 경험한 내용을 바탕으로 인생을 바라보는 관점이나 생각의 변화 등을 다른 사람에게 나눠주는 행위지요. 그 과정에서 스스로 성장하고 성찰하기도 합니다. 


글을 쓸 수 있는 것은 오직 인간뿐입니다. 다른 동물에 비해 위대한 특성임에 틀림 없습니다. 엄청난 힘을 갖고 있으면서 사용하지 않는 것은 낭비입니다. 지금처럼 다양한 미디어 시대에서는 스스로 생각하고 성찰하는 힘을 키워야만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과 각종 SNS가 판치는 세상에서 자기 중심을 바로 잡고 자아의 깊이를 갖출 수 있는 최고의 도구가 글쓰기입니다. 


혹시 지금 어떤 문제나 고민 때문에 속앓이를 하고 계신 분 있다면 당장 종이와 펜을 꺼내 "대체 무엇이 문제인가" 한 번 적어 보길 권합니다. 지금까지 한 번도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아이디어나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거라 확신합니다. 


연말입니다. 새해 목표와 계획을 세우는 사람도 많을 겁니다. 진정으로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그런 삶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차분하게 한 번 적어 보세요. 깊이 생각하고 적는 시간을 갖기만 해도 새해를 마주하는 자세가 달라질 겁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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