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장이 Dec 17. 2023

자신을 좀먹는 감정에 지지 않기

나와 내 삶에 관심 가지고 주목하기


감정은 인간의 본능입니다. 다른 동물에게는 감정이 없습니다. 오직 인간만이 갖고 있는 특성이고 장점이자 단점이기도 합니다. 기쁘고 행복한 감정은 의욕을 북돋우고 삶의 가치를 느끼게 합니다. 슬프고 우울한 감정은 기운을 빼앗고 무기력하게 만들며 살아갈 힘조차 사라지게 만듭니다. 


우울증, 무기력증, 결정장애, 발표불안, 두려움, 시기, 질투, 원망, 분노, 짜증, 서러움, 섭섭함, 외로움, 쓸쓸함 등 부정적인 감정의 종류는 수도 없이 많고 다양합니다. 저도 부정적인 감정을 꽤 많이 느끼며 살았습니다. 돌아보면, 그 많은 부정적 감정이 제 삶에 미친 좋은 영향은 하나도 없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감정을 느끼는 정도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어떤 사람은 아무 일 없이도 늘 환하게 웃으며 살아가고요. 또 다른 사람은 작은 일에도 예민하게 반응하며 신경을날카롭게 곤두세운 채 쉽게 흥분하며 살아갑니다. 옮고 그름을 따지자는 게 아닙니다. 어떤 감정이든 이왕이면 나와 내 삶에 도움이 되는 쪽으로 느끼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은가 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은 것이죠. 


첫째, 자신의 감정이 어떠한가 수시로 살펴야 합니다. 많은 사람이 자신과 감정을 동일시하는 오류를 범합니다. 감정은 내가 아닙니다. '화가 난 나'를 지켜보는 또 다른 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자각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나는 둘인 걸까요? '화가 난 나'를 에고라 하고, '지켜보는 나'를 존재라 합니다. 에고로 살아가면 부딪히고 얽혀 고통과 불안 속에 살게 되고요. 존재로 살아가면 모든 순간이 평화로울 수 있습니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지금 내가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가 살피면서 에고로부터 분리되는 것입니다. 


둘째, 감정이 주는 신호를 받아들여야 합니다. 모든 감정은 신호입니다. 화가 났다는 말은, 빨리 화를 없애고 평온한 나로 돌아오라는 신호입니다. 기분이 언짢다는 것은 빨리 유쾌한 감정으로 바꾸라는 신호인 것이죠. 감정이 일어나면, 그 감정 속으로 파묻힐 게 아니라 지금 내가 본성과 일치하지 못한 상태이구나 깨닫고 타고난 평온과 행복으로 바꾸려는 노력을 기울이면 됩니다. 


셋째, 메시지를 도출하면 더 좋습니다. 화를 냈던 사람은 화가 난 사람들에게 조언을 줄 수 있습니다. 짜증을 많이 냈던 사람은 지금 짜증 난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지요. 상처와 아픔을 겪은 이는 오늘 상처와 아픔을 겪고 있는 이들을 위해 위로와 용기를 전할 수가 있는 겁니다. 자신의 감정에 휘둘리며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살아가는 삶에서 벗어나 다른 사람의 감정 치유와 극복에 도움을 주는 것이 훨씬 지혜롭고 현명한 인생이겠지요. 


넷째, 이러한 관점에서 보자면 글쓰기는 감정 치유와 극복에 상당히 도움 되는 도구라 할 수 있습니다. 글쓰기의 기본은 "경험+메시지"입니다. 어떤 일이 있었고, 어떤 감정을 느꼈으며, 그래서 무엇을 깨달았다는 순서로 적기만 하면 한 편의 참한 글이 됩니다. 이 글을 읽는 독자는 자신의 경험을 비추어 보면서 작가와 공감하고, 자신의 감정 문제 해결에도 적용할 테지요. 글쓰기는 나의 감정 치유와 독자의 감정 극복 모두에게 도움이 됩니다. '치유의 글쓰기'라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비롯된 것이지요. 


다섯째, 위 4단계를 반복 연습하면 불 같이 일어나는 감정에 휘둘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무슨 일이든 잠깐 몇 번 한다고 해서 확 달라지지 않습니다. 매일 꾸준히 자신의 감정을 들여다보고, 그 감정이 주는 신호와 메시지를 알아차려 타인에게 도움을 주도록 노력하는 것이지요. 내 삶도 좋아지고 다른 사람 도울 수도 있으니 일석이조라 할 수 있습니다. 


저는 감정 때문에 힘들게 살았습니다. 화가 나면 폭발했고, 속이 상하면 몇 날 며칠 동안 끙끙 앓았습니다. 다들 경험해 보셨겠지만, 기분이 나쁘면 뭘 해도 손에 잡히지 않거든요. 내 반응이 엉망이니까 다른 사람과의 관계도 꼬일 수밖에 없습니다. 인간관계가 꼬이기 시작하면 자신이 하는 모든 일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갈수록 기분은 더 엉망이 될 테고요. 악순환을 끊어내지 못하면 인생은 점점 더 힘들어집니다.


사업 실패 후 감옥에 있으면서, 저도 모르게 제 감정을 살펴보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짧은 시간 동안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감정의 변화와 소용돌이를 지켜보면서, 도저히 이렇게 살 수는 없다 결심을 하게 된 것이죠. 그런 다음, 위 5단계 감정 활용법을 죽기살기로 실천했습니다. 


'나'란 존재에 관심을 갖고 모든 생각과 말과 행동에 주의를 기울이면서, 제 인생은 기적과도 같이 달라졌습니다. 마음이 평온해지니까 삶의 목표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기분, 말과 글, 행동, 목표, 그리고 나 자신에게 매 순간 주목하며 살게 되었습니다. 전과자, 파산자, 알코올 중독자, 막노동꾼이라는 최악의 수식어를 모두 벗어나 작가와 강연가라는 멋진 삶을 만나게 된 것이지요. 


부정적인 감정은 자신을 좀먹습니다. 삶을 황폐하게 만듭니다. 기분 더러운 상태로 무슨 일을 할 수가 있겠습니까. "어떻게 사람이 매 순간 즐겁고 행복할 수가 있습니까?"라고 묻는 사람 많습니다. 그렇지요. 우리가 무슨 부처나 예수도 아니고, 하루에도 수많은 일을 겪으면서 평온한 감정을 유지한다는 건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는 때가 백 번이라면, 그걸 열 번 정도로 줄여 보자는 말입니다. 절반만 줄여도 인생은 확 달라집니다. 그러고나면, 감정을 다스리는 것이 가능한 일이구나 확신을 느끼게 되고요. 더 열심히 훈련하고 연습하게 됩니다. 완벽해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더 나아지기 위해 도전하는 것이죠. 그럴 만한 가치요? 더 없습니다. 


제가 만약 예전의 감정 상태 그대로 살았더라면, 지금의 저와 [자이언트]는 없었을 겁니다. 꿈조차 꾸지 못했을 테지요. 아직도 여전히 욱하는 감정 때문에 힘들 때 많지만, 예전보다 나아진 덕분에 이 만큼이나 삶이 좋아진 것이지요. 


배우자와 자녀, 직장 동료, 시댁과 친정, 선후배, 사회 관계, 친구들, 그리고 SNS를 통해 만나는 수많은 사람들. 지금 우리는 참으로 많은 주변 사람들을 '챙기며' 살아갑니다. 정작 가장 중요한 나 자신은 전혀 돌보지 않은 채 말입니다. '나'에게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나의 삶'에 주목해야 합니다. 관심과 주목이야말로 그 대상으로 하여금 꽃을 피우게 만듭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작가의 이전글 머릿속 원숭이 잠재우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