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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증된 1호를 찾아라

배우고 익히고 공부하는 태도

by 글장이


다산 정약용과 간서치 이덕무. 두 사람은 독서 1호입니다. 적어도 제가 생각하기에는, 독서를 배우기에 두 위인만한 사람이 없습니다. 다독, 정독, 통독, 초록, 메모, 음독, 재독 등 책을 제대로 읽는 방법을 배우고 싶다면 단연코 정약용과 이덕무를 공부해야 합니다.


토니 라빈스와 버락 오바마. 뛰어난 연설가이자 강렬한 동기 부여가입니다. 강의를 배우고 싶다면 이 두 사람을 제외할 수 없지요. 그들의 강연을 듣고 있자면 내 안에 잠들어 있던 거인이 깨어나는 듯한 감동과 전율을 느낍니다.


글쓰기에 있어서는 박완서와 법정과 이해인 그리고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를 떠올리게 됩니다. 쉽고 명확하면서도 깊이가 있습니다. 읽어도 읽어도 또 읽고 싶습니다. 그런 글을 쓰고 싶고요. 오만이 생길라치면 그들의 글을 읽고 자세를 바로 합니다. 왜 이렇게 글이 늘지 않는가 회의가 느껴질 때는 그들의 글을 읽고 자존감을 세웁니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글. 평생 공부해야 하겠지요.


제가 쓰는 모든 글과 제가 하는 모든 강의는 위 여덟 사람의 독서와 스피치와 글쓰기를 바탕으로 합니다. 때로 있는 그대로 인용하기도 하고, 제 것으로 만들어 새로운 철학과 가치관을 펼치기도 합니다. 나태해지려 할 때는 정신이 번쩍 들고, 질주한다 싶을 때는 속도를 줄이게 됩니다. 먼저 책 읽은 사람, 먼저 강연한 사람, 먼저 글 쓴 사람. 이들이 존재한다는 것만큼 든든하고 힘이 되는 사실은 없습니다.


세상에는 제가 이루고자 하는 바를 이미 이룬 사람이 존재합니다. 반드시 존재합니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배울 수 있는 가장 쉽고 빠른 방법은 그들의 발자취를 배우는 것이죠. 이보다 현명하고 지혜로운 길은 없습니다.


각자가 속해 있는 분야는 다양하고 많습니다. 존경할 만한 사람을 찾습니다. 그 사람의 삶을 공부합니다. 그런 다음에, 그의 말과 행동과 제스처와 생각과 가치관을 배우고 따라합니다. 하다 보면, 현실에 맞는 자신만의 노하우도 생깁니다.


지난 6년간 주변 사람들의 SNS를 지켜 본 결과, 제대로 배우고 공부하려는 사람보다는 '빨리 배워 빨리 써먹으려는' 사람이 훨씬 많았습니다. 그게 왜 나쁘냐고 반론을 제기하는 사람도 있겠습니다만, 문제는 빨리 배워 빨리 써먹는 사람이 빨리 사라진다는 데 있지요. 그 분야에 있어 제법 전문가처럼 행세하던 사람 중에 흔적도 없이 사라진 이가 한둘이 아닙니다.


글쓰기 수업 시작했다가 사라진 사람은 말할 것도 없고, 사진이나 그림, 시, 끌어당김의 법칙, 캘리그라피, 독서모임, 월간 퍼포먼스 등 거창하게 판을 깔아 홍보하고 죽을 때까지 계속할 것처럼 말하던 이들, 다들 어디 갔는지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나름의 사정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소식을 접한 사람 대부분은 밑천이 바닥났거나 돈이 안 된다는 이유로 포기하고 말았던 겁니다. 결국은 제대로 배우지 않고 섣불리 시작했다는 결론이지요.


그렇다면 얼마나 공부해야 세상 속으로 뛰어들 수 있는 걸까요? 저는 지금 '수준'을 말하는 게 아니라 '자세'를 강조하는 겁니다. 어느 정도까지 배워야 하느냐 라고 묻는 자체가 잘못된 것이지요. 지금 당장 시작해도 됩니다. 하지만 공부는 계속 해 나가야 합니다. 글 쓰면서도 글 쓰기 공부를 계속 해야 하고, 책 읽으면서도 독서에 관해 배우고 익혀야 하며, 강의를 하면서도 말하는 법을 연습하고 훈련해야 합니다.


무슨 일이든 완성 단계에 이르러 시작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라 언제 시작하든 평생 공부를 계속하겠다는 태도로 임해야 한다는 말이지요. 공부하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해당 분야 탁월한 성과를 이뤄낸 자기만의 검증된 1호를 찾아 본받는 것이 최고입니다.


다산 정약용으로부터 '백성을 위하는 마음으로 책 읽는 법'을 배우고 있습니다. 간서치 이덕무 선생으로부터 '치열한 반복의 독서'를 배우는 중입니다. 토니 라빈스로부터 '열정 강연'을 배우고, 버락 오바마로부터 '스토리텔링'을 배웁니다. 박완서, 법정, 이해인으로부터 '살아 숨쉬는 글' 쓰는 법을 배우고, 소로우로부터 '사색하는 글' 쓰는 법을 배우고 있습니다.


이런 배움에는 끝이 없습니다. 제게 가르침을 주는 사람 중에는 세상을 떠난 이도 있지만 다행히도 그들이 쓴 책이 남아 있어서 전혀 문제될 게 없습니다. 틈 날 때마다 펼쳐 읽고 초록하고 제 글을 쓰면서, 때로 칭찬 받기도 하고 때로 회초리를 맞기도 합니다.


어떻게 살아야 할 지 막막했던 시절, 그들의 삶을 공부할 수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그들이 최고의 노래를 불러준 덕분에 저도 리메이크 가수가 될 수 있었던 거지요. 틈틈이 저만의 노래를 만들고 있습니다. 여전히 배우고 익히고 공부합니다. 끝이 없는 길일 테지만, 기꺼이 계속 갑니다. 누군가 제 삶을 보며 따라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면 결코 중단하거나 포기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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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전자보다 잔이 높은 곳에 있으면 절대로 채울 수 없습니다. 다 알고 있다는 건방과 자만을 내려놓고, 기꺼이 배우겠다는 겸손과 겸허를 가진 자만이 세상에 흔적을 남길 수 있습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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