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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장이 Dec 25. 2023

자세히 보는 힘

자세히 보고 정성껏 듣고 집중헤서 읽기


지금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꼭 필요한 한 가지를 요구하라면, 저는 단연코 "자세히 보는 힘"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자세히 보지 않고, 자세히 듣지 않고, 자세히 읽지 않습니다. 오해와 갈등이 생기고, 선입견과 해석의 오류가 발생합니다. 자세히, 그리고 오래 보기만 해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문제들입니다. 


책을 읽어도 남는 게 없다며 하소연하는 이들을 자주 만납니다. 그들이 책 읽는 모습을 보면 대부분 속도가 빠르고 꼼꼼하지 못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람에 대한 편견도 마찬가지입니다. 누가 어떻다 평판을 들어 보면 그 사람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구나 느낄 때가 많거든요. 대충 보고 짧게 만나는 탓입니다. 진득한 구석이 없다는 뜻입니다. 


글쓰기도 다르지 않습니다. 주제에 대해 골몰하고, 글감이라고 생각 되는 것에 깊이 빠져 숙고하면 얼마든지 쓸 수 있습니다. 많은 초보 작가들이 "빨리 쓰고 끝내려는" 습성을 갖고 있습니다. 쓰는 과정에 의미를 두지 않고 하루빨리 책 출간하는 것에만 관심을 두기 때문입니다. 


자세히 보면 세상이 보입니다. 귀담아 들으면 그 의미가 새겨지고요. 집중하고 공들여 읽으면 머리와 가슴에 남을 수 있습니다. 너무 급합니다. 질주합니다. SNS 탓이기도 하고, 온라인 시대인 이유도 있고, 세상이 총알처럼 빠르게 돌아가는 것도 원인일 수 있겠지요. 어쨌든, 이렇게 조급하고 초조하게 살다가는 아무 의미도 가치도 없는 삶으로 마무리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심각한 문제입니다. 


단체 문자를 발송하면 못 받았다고 합니다. 자신의 문자를 한 번만 확인해 보면 금방 알 수 있는 일을, 무조건 못 받았다고 하고 보는 것이죠. 수업 없는 날에 링크 달라고 톡을 보냅니다. 1분도 채 되지 않아 착각했다고 다시 톡을 보냅니다. 사과도 민망함도 없습니다. 그냥 그러고 넘어가는 것이죠. 


이런 현상을 지적하면 되려 화를 냅니다. 아예 저와 인연을 끊은 사람도 많습니다. 자신이 잘못했는데, 그 잘못을 지적하는 저의 태도가 마음에 안 든다는 겁니다. 글쎄요.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난감합니다만, 아무튼 이런 현상이 생겨나는 모든 이유가 조급하기 때문이란 사실만큼은 반론의 여지가 없습니다. 


차분해야 합니다. 자신에게 시간을 허락해야 합니다. 멈추고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그래야 세상도 보이고 사람도 보이고 문제도 보이고 해결책도 보입니다. 경주마처럼 질주하는 사람은 옆도 뒤도 보질 못합니다. 그렇게 도착한 결승점이 자신이 진정 바라는 곳이 아닌 경우가 허다하고요. 삶이 공허하고 후회로 가득찰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인생 전반전을 전력 질주하면서 살았습니다. 항상 급했고, 시간이 없었고, 허둥지둥 정신을 차리지 못한 채로 살았습니다. 돈이 된다는 얘기에만 관심 있었고, 그 외에는 인생 어떤 분야에도 신경을 쓰지 않았습니다. 결국 돈은 물론 삶의 전부를 잃고 말았던 것이지요. 


저는 말을 독하게 하는 편입니다. 그 이유는, 누구도 제가 겪은 고통과 참담한 심정 느끼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입니다. 저도 사업하는 사람이고 작가이고 강사입니다. 한 사람이라도 더 팬을 만들어야 사업도 더 잘 되지 않겠습니까. 그럼에도 독설을 쏘아붙이는 이유는, 말랑하게 말해서는 도무지 정신을 번쩍 차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저의 진심을 알아주는 사람들은 여전히 함께 하고 있습니다. 오해와 갈등 일으킨 사람들은 모두 떠났고요. 안타깝고 아쉬운 일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을 제 곁에 붙들어두기 위해서 가식과 위선으로 친절한 척할 수는 없습니다. 그들의 삶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걸 가만히 보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지요. 


멈춰야 합니다. 신경을 기울여야 합니다. 관심을 갖고 주목해야 합니다. 자신이 지금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 무엇을 보고 듣고 경험하고 있는지, 무엇을 배우고 깨달았는지, 그래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매 순간 집중하고 판단하고 결단을 내려야 합니다. 급하게 서둘러서 될 문제가 아닙니다. 


속독에 반대합니다. 빠른 성공에도 반대합니다. 일주일만에 책 쓰는 것도 반대합니다. 시간과 공을 들인 결실만이 영원할 수 있습니다. 하루아침 성공은 사흘만에 무너집니다. 뻔한 사실을 숨기고 감춰 봐야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책 읽기 힘들다는 사람들, 급해서 그렇습니다. 글 쓰기가 어렵다는 사람들, 조급해서 그렇습니다. 열심히 노력하는데도 돈을 벌지 못한다는 사람들, 너무 서두르기만 해서 그렇습니다. 속도 줄이고 멈추기만 해도, 정성과 관심을 두기만 해도, 자기 삶에 주목하기만 해도 지금과는 전혀 다른 삶을 만날 수가 있습니다. 


내 인생조차 손에 쥐지 못하면서 무슨 일을 어떻게 잘할 수가 있겠습니까. 성공했다고 큰소리 뻥뻥 치던 사람들 사라지기 일쑤고요. 쉽게 빨리 돈 벌었다는 사람들 다들 어디 갔는지 찾아보기가 힘듭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아직 제대로 실력도 쌓지 못한 상태에서 무조건 돈벌이에만 급급해 시장으로 뛰어드는 사업가들이 많다는 사실입니다. 돈도 좋고 성공도 좋지만, 항상 공부가 병행 되어야 합니다. 공부에는 마땅히 시간과 땀과 노력과 정성을 담아야 하지요. 


저는 지금 대단한 인생 강의를 하는 게 아닙니다. 기본 중의 기본이고, 성공의 근간이며, 삶을 대하는 기초적인 태도를 강조하는 겁니다. 미디어를 통해 접하게 되는 각종 사고와 사건들을 가만히 보면, 모조리 "급해서" 일어난 일들입니다. 어떤 일을 천천히 정성들여 하다가 무너졌다는 소리는 듣도 보도 못했습니다. 


빨리 성공하고 싶은 마음 누구보다 잘 압니다. 하루를 빡빡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주변을 자세히 살피는 게 얼마나 힘든지도 잘 압니다. 하지만, 아닌 걸 알면서도 어쩔 수 없다는 말로 대신하고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는 것은 자기 인생에 너무나 미안한 일 아니겠습니까. 


천천히 가도 됩니다. 매일을 치열하게 살지 말란 뜻이 아닙니다. 마음에 여유를 가지란 의미지요. 열심히 사는 것과 빠르게 사는 것은 전혀 다른 개념입니다. 이제는 속도를 늦춰야 할 때입니다. 가까운 미래에 '느리게 사는 자'가 성공하는 시대가 올 겁니다. 저처럼 다 무너진 뒤에 후회하지 말고 지금부터라도 속도를 줄이길 바랍니다. 


온라인 시대입니다. 뭔가 조금만 하면 바로바로 성과가 나는 세상이지요. 바로 이 때문에 내면이 텅 빈 사람도 껍데기만 가지고 성공이란 말을 입에 올릴 수 있게 된 겁니다. 착각입니다. 반짝 성과는 반드시 무너지게 되어 있습니다. 사람들이 속는 것도 한두 번이죠.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습니다. 인풋과 아웃풋은 병행 되어야 하지만, 부지런한 인풋 없이는 내실 있는 아웃풋 불가능합니다. 


시간이 결론입니다. 정성만이 답입니다. 나와 내 인생에 주목하는 습관이야말로 무너지지 않는 삶을 만드는 최선의 길입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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