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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장이 Jan 07. 2024

글 쓰고 강연하는 인생, 나답게!

스타일이다


첫 책을 출간하고 강연을 시작한 지 8년 되었습니다. 작가와 강사로 살아가게 될지 꿈에도 몰랐습니다. 인생에 일어난 온갖 우여곡절 끝에 제게 가장 잘 맞는 업을 찾았으니 지나간 모든 일들에 의미와 가치가 있었던 셈이지요. '엄청난' 작가는 아니지만 행복하게 글 쓰고 있고요. '대단한' 강사는 아니지만 신나게 강의하며 살고 있습니다. 


매 순간 감사하고 만족하며 글 쓰고 강연하지만, 이런 저도 한때 모든 걸 때려치우고 싶을 정도로 힘든 시절 있었습니다. 제 글을 읽었거나 강의를 들어 보신 분들은 잘 알겠지만, 저는 글도 강연도 제법 강성으로 쓰고 진행하는 편입니다. 소리를 버럭 지르기도 하고, 때로 은어를 사용하기도 하며, 정신 똑바로 차리고 살자는 호통을 치기도 합니다. 


2016년과 2017년, 그러니까 글 쓰고 강연하기 시작했던 즈음에는 독자와 청중들로부터 좋지 않은 평을 많이 들었습니다. 너무 강성이다, 왜 자꾸 소리를 지르느냐, 야단 맞는 것 같아서 듣기 싫다, 전과자 파산자가 누굴 가르치려 드느냐, 위로하고 격려해주지는 못할망정 왜 자꾸 기를 죽이느냐......


타인으로부터 인정과 칭찬을 받고 싶은 것은 인간의 본성이라 하지요. 그럼에도 매번 글을 쓸 때마다 욕을 먹고 강의를 할 때마다 혹평을 받으니 기분이 좋을 리가 없었습니다. 저는 좋은 마음으로 독자와 수강생을 위하려 했는데, 그들이 자꾸만 불편한 얘기를 하니까 제가 뭘 크게 잘못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감정은 더 안 좋아졌고, 심지어 작가와 강연가라는 업이 나와는 맞지 않는 것인가 회의가 들기까지 했습니다. 결국 제 스타일을 버리고 말랑말랑한 글을 쓰고 토닥토닥하는 강연을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사람들이 원하는 쪽으로 맞추기로 콘셉트를 바꾸기로 한 것이죠. 


어떻게 되었을까요? 글은 점점 더 엉망이 되었고, 강의는 제게 그저 노동일 뿐 아무런 흥도 나지 않았습니다. 글 쓰고 강의하는 것이 가장 행복했던 저는, 이후로 글 쓰고 강의하는 고통과 불행의 시간을 매일 겪어야 했습니다. 돈도 중요하지만, 하기 싫은 일을 매일 치열하게 해야 하는 것만큼 최악의 삶은 없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다시 결단을 내리게 됩니다. 나다운 글을 쓰고, 나답게 강연하기로 말이죠. 모든 사람을 팬으로 만들겠다는 욕심을 내려놓았습니다. 제 글을 좋아하고, 제 스타일의 강연에 환호를 보내주는 이들, 그들을 위해 쓰고 강의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이후로 지금까지, 저는 매 순간 신나게 글 쓰고 행복하게 강연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여전히 제 스타일을 싫어하는 사람 많고, 그들은 아예 제 책을 읽지도 않으며 강연에 참석하지도 않습니다. 아무 상관 없습니다. 애초에 그들은 제 사람이 아니었으니까요. 


매월 신규 수강생이 끝도 없이 등록합니다. 책 출간하면 몇 권씩 구입해서 읽고 서평도 올려주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권해주는 찐독자님들 셀 수 없이 많습니다. 저를 아끼고 사랑해주는 분들 챙기기에도 시간은 부족합니다. 아무것도 더 바라지 말고, 이 분들 잘 챙기며 살아가는 것이 제 몫의 인생인 거지요. 


처음에는 제 글과 강연을 아껴주던 분들이, 이제는 저의 생각과 철학과 가치관까지 사랑해줍니다. 일상에서 일어나는 온갖 일들에 관심 가져주고, 이번처럼 아버지 병환 때문에 심란할 때도 마치 자신의 일처럼 함께 염려해주었습니다. 살면서 언제 한 번이라도 이토록 큰 관심과 사랑을 받아 본 적 있었던가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감동 받습니다. 


누군가는 제 글을 읽고 용기를 냈다 하고, 또 다른 사람은 제 강의를 듣고 열정 불태울 수 있었다고 합니다. 사람이 사람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삶을 바라보는 눈입니다. 개고생 하면서 살았습니다. 덕분에 배우고 깨달은 점 많고요. 이것만이 정답이라고 주장할 순 없겠지만, 참혹했던 삶에 기적 같은 변화와 성장을 안겨다준 것만은 사실이거든요. 그러니 온 마음 다해 나누려는 겁니다. 도움 될 거라는 확신을 가지고서 말이죠. 


요즘 들어, '진심은 통하는 법'이라는 말을 즐겨 사용합니다. 실제로 겪어 보니 참 맞는 말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과자 파산자가 글도 투박하게 쓰고 강연도 거칠게 하니까 선입견 가지는 이들이 많을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제가 온마음 다하고 있다는 사실을 그들이 하나씩 알아준 것이지요. 제 글과 강연을 아껴주는 모든 이들에게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견디고 버티고 자신을 믿은 제게도 기특하다는 말 전해주고 싶습니다. 


인기를 위해 돈을 위해 자신을 버리는 인생 최악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만의 스타일을 가지고 있습니다. 글을 읽으면 작가의 목소리가 들려야 하고, 강연을 들으면 강사의 삶이 보여야 합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을 인공지능 말투로 쓰고 강의하는 걸로는 사람 마음 움직일 수가 없습니다. 인생에서 '내'가 빠지면 그게 무슨 의미 있겠습니까. 


신나게 글 씁니다. 행복하게 강의합니다. 나답게!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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