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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장이 Jan 12. 2024

설명하지 말고 보여주기, 스토리텔링

우리 모두에겐 이야기가 있다


"용기를 가져라!"라는 문장은 설명하는 글입니다. 독자 입장에서는 '용기를 가져야 하는구나' 생각할 수 있겠지만, 명확히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읽고 나면 쉽게 잊습니다. 감정적인 동요도 없고, 빠져들지도 않고, 그냥 그런가 보다 넘어가게 됩니다. 


- 2015년 여름. 회사 직원들과 가평으로 단합대회 갔다. 총 21명이 똘똘 뭉쳐 연말까지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끝내기 위한 이벤트였다.(중략) 번지점프대 위에 도착했을 때, 나는 하마터면 바지에 오줌을 쌀 뻔했다. 무섭고 불안했다.(중략) 허공을 향해 몸을 던졌을 때, 나는 비로소 자유를 만났다. 번지점프 경험은 이후 내 삶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그때 온힘을 다해 나의 밖으로 끄집어냈던 용기! 나는 이제 무엇도 두렵지 않다.


주인공은 '나'입니다. 목표는 번지점프입니다. 방해요소는 두려움입니다. 어떻게든 시도해 보려고 노력했을 테지요. 도저히 못 뛰겠다 돌아서기도 했을 겁니다. 좌절과 절망의 순간입니다. 그러다 결국, 허공을 가르며 두려움을 극복합니다. 해피엔딩인 거죠. 


목요일 밤 9시부터 한 시간 동안 144명 예비 작가님들과 제 174회 "이은대 문장수업" 함께 했습니다. 하루가 끝날 무렵, 피곤하고 지친 몸과 마음을 추스린 채 공부를 하겠다는 열정으로 모인 분들을 보면서 책임감을 느낍니다. 하나라도 더 알려드리기 위해 호흡을 고르며 강의했습니다. 


글을 쓸 때는 설명하지 말고 보여주어야 합니다. 설명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불평 불만 입에 달고 사는 사람도 "긍정적으로 살아야 한다!" 설명할 수 있습니다. 평생 불효 막심하게 살아온 사람도 "부모에게 효도해야 한다!" 설명할 수 있습니다. 설명은 두루뭉술합니다. 설명은 추상적입니다. 설명은 근거도 없고 논리도 필요없습니다. 설명은 독자에게 아무것도 주지 못합니다. 


반면, 보여주는 글은 '스토리텔링'입니다. 주인공이 있고, 목표가 있으며, 방해 요소가 등장하고, 이를 극복하려는 주인공의 노력이 있고, 좌절과 절망이 있으며, 끝내 목표를 달성하는 해피엔딩이 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스토리에 빠져듭니다. 본능에 가깝다고 합니다.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스토리를 장착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스토리는 어디에서 어떻게 찾아야 할까요? 아무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지금까지 살아온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면 '모든 스토리'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첫째, 자신의 인생이 그 자체로 스토리임을 믿어야 합니다. 믿어야 볼 수 있습니다. 보면 알게 됩니다. 알면 실행할 수 있습니다. 실행하면 내 것이 됩니다. 자기 확신이 가장 중요합니다. 강조합니다. 우리에겐, 스토리가, 있습니다. 


둘째, 관심을 가지고 주목하며 살아야 합니다. 접촉 사고라도 나야만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구나' 생각하는 경향 있습니다. 출근길에 올려다본 하늘, 회사 사무실 창밖으로 스치듯 지나는 구름, 가로수, 버스 정류장에 줄지어 서 있는 사람들, 지하철에 몸 실은 이들의 표정, 오늘 내가 만난 모든 사람들. 이 모든 것이 이미 충분한 이야기입니다. 관심 가지고 주목해야 볼 수 있습니다. '나'에게 주목해야 합니다. 


셋째, 연습과 훈련을 반복해야 합니다. 보고 듣고 경험한 내용과 인생 메시지를 연결할 줄 알아야 합니다. 하루아침에 되지는 않습니다. 처음에는 어설프고 투박할 수 있습니다. 꾸준히 연습하고 훈련하면, 어느 순간 스토리텔러가 되어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겁니다. 


'교장선생님 훈화말씀' 듣는 거 지겹고 따분하지요? 주례사도 마찬가지입니다. '꼰대의 잔소리'를 듣고 싶어 하는 사람 아무도 없을 겁니다. 내가 듣고 싶지 않은 말은 다른 사람도 듣기 싫어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지요. 지겹고 따분한 잔소리 듣기 싫다 하면서, 자신이 쓰는 글에는 온통 '훈화말씀'만 담고 있지 않은가 짚어 보아야 합니다. 


설명하지 말고 보여주어야 합니다. 위 포스팅 본문에 보여주는 글의 예시를 적었고, 스토리텔링의 기본 요소까지 정리해두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연습과 훈련입니다. 삶의 이야기를 보여주는 작가가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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