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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장이 Feb 04. 2024

수다 떨기 좋아하는 사람이 강사 되는 법

무엇이든 콘텐츠가 되는 세상


일기와 에세이의 차이점은 무엇일까요? 일기와 자기계발서는 무엇이 다를까요? 네, 맞습니다. '메시지'의 유무입니다. 글 쓰는 사람이 독자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분명하면 글이 됩니다. 메시지가 없으면 혼자만의 글 즉, 일기가 되고 말지요. 


일기가 나쁘다는 말이 아닙니다. 저는 매일 일기를 쓰고, 일기를 '신이 내린 축복'이라고까지 말하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일기는 어디까지나 저 개인의 글입니다. 남들에게 보여주는 글이 아닙니다. 제가 아무리 일기를 잘 쓴다고 해도, 그것은 저 혼자만의 느낌일 뿐 다른 사람에게는 아무런 영향을 미칠 수 없습니다.


작가가 글을 쓰는 것은 독자를 위함입니다. 자기 치유효과가 있다고 주장하는 여러 작가의 책과 강연이 있습니다만, 그것은 일기에 국한된 이야기이거나 독자를 위한 다음에 일어나는 부차적인 성과일 뿐입니다. 다시 말씀드립니다. 글은 독자를 위해 존재합니다. 작가는 독자를 위해 글을 써야 합니다. 


독자를 위한 글을 어떻게 써야 하는가 잘 모르겠다 하는 분들을 위해 잠시 설명드리고자 합니다. 예를 들어, 오늘 아침에 부부싸움을 했고 지금까지 냉전 중인 사람이 글을 쓴다고 가정해 봅시다. 만약, 부부싸움을 해서 기분이 나쁘고 짜증난다는 내용만 담는다면 그것은 일기에 불과합니다. 독자들에게 아무것도 주는 게 없기 때문입니다. 내가 부부싸움을 해서 속상하다는 이야기가 독자에게 과연 무엇을 줄 수 있겠습니까. 


반면, 부부싸움 과정에서 어떤 메시지를 뽑아낼 수 있다면 참한 글이 될 수 있습니다. 


              -싸움은 늘 가까이 있는 사람과 일어난다. 곁에 있는 사람을 함부로 대하는 습관에 대해 생각해 볼 문제이다.            


-모든 싸움은 말에서 비롯된다. 같은 상황이라도 말을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 감정의 파동이 달라지므로, 어떠한 경우에도 상처가 되는 말을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화는 서로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화를 내는 이유에 대해 타당하다는 주장을 하지만, 실제로 화는 어떠한 이유에서든 나와 상대를 피폐하게 만들 뿐이다. 화라는 감정을 절제하기 위한 방법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과거에도 부부싸움을 자주 했었다. 돌이켜보면, 그때마다 왜 싸웠는가 이유조차 기억 나지 않는다. 오늘 싸움도 사흘만 지나면 잊혀질 문제다. 순간적인 감정에 매몰 되지 말아야 한다.            


-나는 아내가 내 뜻에 따라주길 바란다. 아내는 내가 자기 입맛에 맞춰주길 바란다. 서로가 자신의 생각과 판단이 옳다고 믿는 것이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다. 누군가를 내 기준에 맞추려는 허망한 의도를 지울 수 있어야 한다.            


일부 예를 들었습니다만, 위와 같은 메시지를 담기만 한다면 부부싸움이라는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도 얼마든지 보편화된 글로 확장할 수가 있습니다. 메시지입니다. 메시지만 제대로 잡으면 어떤 글도 쓸 수가 있습니다. 


말하기도 다르지 않습니다. 평소 수다 떨기 좋아하는 사람 있지요? 그런 사람은 강연가가 될 소질이 다분합니다. 한 시간 동안 계속 말하기를 힘들어하는 사람도 많거든요. 그런 사람에 비하면 애초에 입술 동력이 강한 사람은 엄청난 강점을 가지고 있는 겁니다.


단, 개인의 사사로운 경험이나 자신에게만 국한된 이야기만 가지고는 강사가 될 수 없습니다. 강의와 연설에도 메시지가 있어야 합니다. 대중에게 있어 메시지 없는 수다는 소음입니다. 누구도 개인적인 수다를 듣기 위해 돈을 지불하지는 않을 테니까요.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수다 떨 만한 내용에 메시지를 연결하면 됩니다. 메시지의 범주를 정하면 더 쉽습니다. 인생, 사랑, 우정, 습관, 육아, 시간 관리, 마음 치유, 인간관계 등 메시지가 될 만한 범주는 차고 넘칩니다. 


모처럼 동창들 만나 예전 모교 앞 떡볶이집에 가서 분식을 실컷 먹었다고 칩시다. 이 이야기를 단순히 수다로만 떠들면 개인적인 경험에 불과하지만, 여기에 메시지를 장착하면 강연이 될 수 있습니다. 


              -누구에게나 소중한 추억이 있습니다. 먹고 살기 바쁘다는 이유로 잊고 살았던 여러분만의 추억을 소환해 보시길 바랍니다. 마음이 따뜻해질 겁니다.            


-떡볶이 먹으면서 국물을 흘렸습니다. 다 큰 어른이 떡볶이 국물도 흘리고 순대 소금도 흘렸습니다. 우리 아이들 밥 먹다가 뭐 흘리기만 하면 소리를 버럭 질렀는데요.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실수나 헛점은 발견하지 못하는 모양입니다. 다른 사람 지적하기 전에 자신을 돌아볼 줄 아는 지혜를 가져야겠습니다.             


-순희는 여전히 예뻤습니다. 영희는 고교시절과 똑같이 멋을 많이 부렸고요. 민지는 친구들 말을 잘 들어주고 있었습니다. 정숙이는 아직도 얼굴이 발그레했습니다.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자기만의 모습이 있습니다. 그런 '나'를 아끼고 사랑하는 것이 자존감의 시작이겠지요.             


-20년이 지났는데도 OO분식은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아줌마는 할머니가 되었고, 테이블은 낡았고, 간판은 새 것으로 바뀌었습니다. 모든 게 달라진 것 같았지만, 맛은 변함 없었습니다. 겉모습은 달라져도 본질은 바뀌지 않는 인생! 그래야 멋있지 않겠습니까.             


경험담을 늘어놓기만 하는 수다는 친구들끼리만 떨기로 하고, 자신의 수다에 메시지를 장착해 다른 사람 인생에 도움이 되는 강연으로 확장하시길 권합니다. 혹시 살면서 수다 많이 떤다고 구박 받은 적 있다면, 이제 강사로 거듭나 무대 위에서 자신의 역량을 펼치시길 바랍니다. 


짜장면과 짬뽕 많이 먹는 걸로 돈 버는 세상입니다. 새벽 3시에 일어나 혼자서 컵라면 10개 끓여먹는 모습도 콘텐츠가 되는 세상이지요. 다른 사람과 다른 나만의 특성이 있다면 그 무엇이라도 계발할 수가 있는 시대입니다. 


메시지만 있으면 됩니다. 글과 말에 메시지를 장착하면 작가와 강연가가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어떤 사람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 것인가. 매일 매 순간 생각하며 살아야 하겠지요.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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