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위험하다
배우고 공부하며 노력하는 자세
"세상에서 가장 글을 못 쓰는 작가가 되겠다!"
감옥에서 결심한 내용입니다. 글을 잘 쓰고 싶었는데, 아무리 노력해도 잘 쓸 수가 없어 절망했을 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지요. 배우면서 조금씩, 잘 쓰는 작가가 아니라 성장하는 작가가 되어도 괜찮겠다는 생각 말이죠.
그 후로, 글 쓰는 것이 고통스럽지 않았습니다. 좀 못 쓴다 싶어도 크게 신경 쓰이지 않았습니다. 어차피 나는 바닥이니까, 천천히 조금씩 실력이 나아지는 것만으로 보람 있다고 느꼈습니다. 평가하지 않고 글을 쓰면서, 저는 쓰는 삶의 자유를 만끽했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조금씩 마음이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정도 알게 되고, 그래서 다른 이들에게 전하기로 결심하고 강의를 시작했지요. '글쓰기/책쓰기'에 대해 잘 모르는 이들에게 제 경험과 노하우를 가르치다 보니, 저의 머리와 가슴 속에 건방이 깃들기 시작했습니다.
남을 가르치는 사람이니까 글도 잘 써야 한다는 부담도 생겼습니다. 한 줄 쓰는 게 다시 어렵고 힘들어졌습니다. 그러면서도 내가 이만큼 아니까 사람들 가르칠 수 있는 거라는 자만을 버리지 못했습니다.
글 쓰는 건 힘들고, 마음 속엔 오만이 들어차 있으니 삶이 흔들릴 수밖에 없었지요. 뭔가 대책이 필요했습니다. [자이언트 북 컨설팅]의 운영 방향과 철학을 바꾸기로 했습니다.
"내 삶을 글에 담아 세상을 이롭게 하는 글을 쓴다!"
"잘"이라는 부사를 빼기로 했습니다. 나는 글을 잘 쓰는 사람이 아니라 글을 쓰는 사람이고, 다른 사람들이 글을 잘 쓰도록 돕는 것이 아니라 글을 쓰도록 돕는 것이다. 철학과 방향을 바꾸고 난 후로, 저는 하루도 빠짐없이 글을 쓸 수가 있었습니다.
아직도 많은 사람이 돈을 벌기 위해 글을 쓴다고 합니다. 부자가 되고 성공하고 인생역전을 하기 위해 책을 쓴다고 말합니다. 이런식으로 광고하는 사람 넘쳐나고, 또 그런 광고에 현혹되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글쓰기/책쓰기와 돈을 연결시키는 방식에 딴지를 걸고 싶은 마음 없습니다. 허나, 제 경험에 비추어보면 글쓰기/책쓰기는 돈보다 더 큰 가치를 가진 일임에 틀림없습니다. 본질은 돈이 아닙니다. 누군가를 위하는 글,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글, 진심을 담은 글이야말로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질 수 있습니다.
돈은 그러한 본질적 가치 추구에 따라오는 부차적인 대가일 뿐입니다. 주메뉴와 서비스가 뒤바뀌면 식당 이름이 달라집니다. 정체성이 흔들린다는 뜻입니다. 내가 살아온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신념으로 글을 쓰면, 절망과 건방 모두를 이겨낼 수 있습니다.
'출판 프로듀서'라는 말을 많은 이들이 남용하고 있습니다. 분명히 말하건대, '출판 프로듀서'는 성공팔이가 아닙니다. 그 사람의 인생 이야기를 정리하여 기획하고, 주제 방향과 맞게 집필하도록 돕고, 수정하고 보완하는 방법을 안내하고,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책을 출간하도록 모든 과정을 함께 하는 존재가 바로 '출판 프로듀서'입니다.
책 써서 돈벼락 맞고 인생역전을 하자는 달콤한 광고에 현혹되는 사람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무엇보다, 그런 광고를 하는 사람들이 제발 정신 차렸으면 좋겠습니다. 정작 자신은 인생을 역전한 경험도 없고 떼돈을 번 적도 없으면서, 소비자들 이용하여 자기 재산 불리기에만 급급한 이들입니다.
최근 유튜브 영상으로 유명세를 탔던 영세 식당 컨설팅을 했던 사람과 자기계발 시장에서 책 한 권으로 수억을 벌었다는 작가 등이 온라인에서 몰매를 맞고 있습니다. 안타깝습니다. 그들 정도의 실력이면 거짓과 위선과 과장 아니고서도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었을 텐데 말이죠. '성공팔이'는 결코 성공할 수 없습니다. 본질을 벗어나면 무조건 과장과 허풍을 떨 수밖에 없습니다. 저도 그런 경험 다 해 봤습니다. 그러니까 감옥에까지 갔다 온 것이죠.
겸손해야 합니다. 진짜만 이야기해야 합니다. 자신이 경험한 내용에 대해서만 솔직하게 말해야 합니다. 시간을 허락하고, 충분한 노력과 준비로 공부하면서 세상과 맞서야 합니다. 잠시도 쉴 틈 없이 공부하면서 글 써야 하고, 항상 진실만을 가지고 강의해야 합니다.
'성공포르노'가 무너지는 걸 뻔히 보면서도 아직까지 돈, 돈, 돈 하는 사람 있다면 참으로 어리석은 경우지요. 지금이야말로 본질과 가치로 돌아서야 할 때입니다. 온라인에 떠도는 천만 원 수억 원이라는 거품에서 눈을 떼야 합니다.
제 수업을 듣는 사람 중에는 몇 달 수강하고 책 몇 권 내고는 망설임 없이 등 돌리는 이가 적지 않은데요. 뭘 좀 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위험합니다. 제 눈에는 그들의 미래가 뻔히 보입니다. 안타깝고 아쉬울 따름이지요. 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위험합니다. 자신에게서 겸손이 빠져나갈 때, 인생은 무너지기 시작합니다.
동태전 망쳤고, 조기 굽다 손 뎄습니다. 20년 명절음식 준비하면서 좀 안다 건방을 떤 모양입니다. 공부하고 노력하고 배우겠다는 자세로 평생 살아야 합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