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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장이 Feb 12. 2024

1인기업, 시간의 자유를 누린다고요?

놀고 싶으면 다른 일 하는 게 낫습니다


아침 7시까지 출근해서 밤 10시에 퇴근했습니다. 무려 10년 동안, 일요일과 휴일을 제외한 거의 모든 날이 이런 식이었죠. 회사 규정은 "7, 4제"라 해서 7시 출근, 4시 퇴근이었습니다. 이를 지키는 사람은, 글쎄요, 회사 전 직원 중에 한 명도 없었을 겁니다. 


회사를 그만둔 직후 보험 설계사로 일했습니다. 선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생각은 '시간의 자유'였습니다. 개인 시간을 아예 갖지 못하는 회사 생활에 비해 훨씬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물론, 돈도 더 많이 벌고 말이죠. 


현실을 어땠을까요? 저는 회사생활을 할 때 못지않게 일했습니다. 아니, 더 많은 시간 동안 일했다고 말하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보험 설계사로 일할 때는 일요일도 휴일도 없었으니까요. 시간의 자유? 도대체 어떤 보험 설계사가 그런 걸 누리는지 궁금할 지경이었습니다. 


최근 1인기업에 관한 문의가 쇄도하고 있습니다. 직장생활에 염증을 느끼는 사람이 많은 것도 이유일 테고, 일하는 정도에 비해 만족할 만한 월급을 받지 못한다고 느끼는 것도 이유 중 하나일 겁니다. 문의하는 사람 중에는 자유로운 시간에 관심 갖는 사람도 적지 않은데요. 아마도 지난 8년 동안 고속 성장을 해온 제 모습을 지켜보고는 위와 같은 질문을 하는 모양입니다. 


다른 건 몰라도, 자신이 만족할 만한 수입을 올리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시간의 자유를 포기하라고 충고하고 싶습니다. 적어도 사업이 완전히 자리를 잡기 전까지는 말입니다. 이렇게 말하는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1인기업가가 가장 먼저 갖춰야 할 것은 시스템입니다. 어쩌다 반짝 돈을 좀 버는 것이 사업의 목표는 아니겠지요. 매월 일정 수준 이상의 수입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회사들이 작동하는 방식 이상의 시스템을 갖춰야만 합니다. 


둘째, 1인기업가는 일하지 않으면 돈을 벌지 못합니다. 직장인은 휴일에 놀아도 월급 따박따박 나오지만, 1인기업가는 일하는 만큼 돈을 법니다. 회사를 위해 일하는 게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해 일하는 것이지요. 놀고 싶다, 쉬고 싶다 생각할수록 수입에 직격탄을 맞는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셋째, 시스템을 갖추기 전까지는 모든 일을 혼자 다 해야 한다는 사실도 기억해야 합니다. 초반부터 직원 쓰고 장비 갖추면 돈 다 새어나갑니다. 자금을 최대한 확보하고, 모든 업무를 직접 해나가면서 사업 자체를 꿰뚫는 눈부터 키워야 합니다. 


넷째, 1인기업가가 되려는 목적의식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세상 누구도 놀고 먹기 위해서 1인기업을 시작하지는 않습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을 때, 마음 맞는 사람들과, 기쁘고 즐거운 마음으로 하면서 살기 위함이겠지요. 진정한 목적의식을 상기하면, 무조건 시간의 자유를 누리겠다는 욕심을 줄일 수 있을 겁니다. 


다섯째, 책임감 놓으면 끝장입니다. 직장에서는 내가 실수를 하거나 프로젝트 망쳐도 잔소리 좀 듣고 발령 받으면 그뿐입니다. 하지만, 1인기업은 삐걱거리는 부분 생기면 실패와 직결됩니다. 한 순간도 마음을 놓을 수가 없습니다. 사업 초기에는 긴장의 연속이란 사실 절대 잊어서는 안 됩니다. 


1인기업 하라는 거야 말라는 거야 원망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합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저는 사업에 뜻이 있는 사람이라면 강력하게 권하고 싶습니다. 시간의 자유도 없이 개고생해야 한다는 얘기를 해놓고선 권하긴 뭘 권하냐고 반문하는 사람 있을 겁니다. 저는 이렇게 답변드리고 싶네요. 


1인기업가는 죽기살기로 일합니다. 그런데요. 성공한 1인기업가들은 그렇게 빡세게 일하는 것 자체를 즐긴다는 사실이 가장 중요합니다. 누가 시켜서 억지로 하는 일이 아니라, 자신이 좋아하고 꿈꾸던 일이라서 하지 말라고 말려도 계속하는 것이지요. 


시간의 자유를 누릴 수가 없다는 말은 조금 틀린 것 같습니다. 시간의 자유 따위를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는 말이 더 옳은 듯하네요. 자기 사업을 성장시키면서 보람과 희열을 얻고, 그것으로 삶의 만족도가 높아진다면 일하는 시간이 곧 시간의 자유가 되는 겁니다. 


새벽 4시에 일어나서 밤 12시에 잠자리에 듭니다. 월 평균 25회 강의합니다. 매일 글을 쓰고, 매일 블로그 포스팅을 발행하고, 매일 책을 읽고, 매일 독서노트를 쓰고, 매일 일기를 쓰고, 매일 강의자료를 만들고, 매일 수강생 글을 검토합니다. 강의가 있는 날에는 미리 사무실에 가서 리허설을 합니다. 실제 강의와 똑같은 분량으로 연습합니다. 


돌발사태는 항상 일어납니다. 수강생과 마찰이 생길 때도 있고, 어이없이 배신 당하고 뒤통수 맞는 일 허다합니다. 사람 관계 조율하는 것도 보통일 아니고, 시스템 문제 생길 때도 있습니다. 저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는 인간들이 뒤에서 수군거리는 험담까지 견뎌야 하는 건 보너스죠. 


그런데요. 이토록 치열하게 일하고 상처도 받고 잠도 설쳐가며 일하는데도 저는 제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쓰고 싶은 글 마음껏 쓰고, 또 글 쓰는 삶을 많은 이들에게 전하는 소명을 매일 수행한다는 마음으로 일합니다. 


힘들지 않고 아프지 않은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 일에서 보람과 가치를 느낄 수 있다면 충분히 만족할 수 있습니다. 다만, 1인기업이든 무엇이든 '좀 편하게 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라면 차라리 회사에 그냥 머물러 있으라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우리가 바라는 모든 행복과 성공은 피땀 뒤에만 존재합니다. 쉽게 빠르게 성공하면 어떻게 되는지 요즘 이슈 살펴보면 금방 알 수 있지요. 


1인기업 시작하려는 이들은 목적의식과 가치를 가장 먼저 새겨야 합니다. 시간의 자유? 그것은 내가 하는 일을 얼마나 소중하고 귀하게 여기는가에 따라 사람마다 느끼는 바가 다릅니다. 어떤 사람은 종일 놀면서도 괴롭다 하고, 또 다른 사람은 치열하게 일하면서도 늘 자유롭다 말합니다. 


1인기업가가 더 많아지길 소망합니다. 한 사람이 만들어내는 가치들이 모여 시너지를 형성하고, 결국 우리 모두가 하나일 수 있음을 세상에 보여주는 때가 오기를 바랍니다. 


땀과 노력은 배신하지 않습니다. 직장에서 일할 때보다 더 열심히 일할 각오라면, 1인기업이든 무슨 일이든 반드시 성공할 수 있을 테지요.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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