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고리타분한 학문이라 생각했습니다. 제 인생에서 철학을 공부하는 일은 결코 없을 거라 장담했었지요. 마흔 아홉. 저는 다른 어떤 책보다도 철학에 관한 책을 탐구하고 있으며, '매일 철학한다'는 자세로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습니다. 덕분에 저는 글을 쓸 때도 조금은 수월하다 느낍니다. 삶이 달라진 건 말할 것도 없고요.
그렇다면 저는 왜 철학을 공부하는 걸까요? 철학하는 이유를 철학적으로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철학을 철학으로 말하는 책이 가장 이해하기 힘들었습니다. 철학의 의미가 삶에 있다면 그것을 설명하는 방식도 인생과 직결되어야 한다는 것이 저의 주장입니다. 세 가지로 정리해 봅니다.
첫째, 지금 내가 가고 있는 길이 옳다는 신념과 확신을 갖기 위해서입니다.
살다 보면 여러 갈래의 길을 만나게 됩니다. 셀 수 없을 정도입니다. 그 중에서 어떤 길이 옳은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아니다 싶은 길에서 성공하는 사람 많고요. 최고다 생각한 길에서 실패하는 사람 천지입니다. 어떤 길을 선택하여 살아가든,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선택에 대한 확고한 믿음입니다.
주변 사람들의 말이나 짧은 기간 결과로 평가하고 판단하면서 매 순간 흔들리면, 그것만큼 힘들고 괴로운 일 없습니다. 이 길의 끝에 내가 진정 바라는 삶이 있고, 또 반드시 끝까지 해낼 수 있다는 확고부동한 마음가짐으로 살아야 합니다.
둘째, 내가 이 일을 왜 하고 있는지 이유와 목적을 잃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이유 없는 삶을 맹목적이라고 합니다. 맹목적인 인생은 낭떠러지를 향해 질주하는 것에 다름 아니지요. 어리석은 삶입니다. 무엇을 위해서 어디로 향해 나아가고 있는지 매 순간 선명하게 짚을 수 있어야 합니다.
이유와 목적이 희미하면 자신이 선택한 길이 옳다는 신념과 확신을 가질 수 없습니다. 계속 흔들린다는 뜻입니다. 컴컴한 산길에서 작은 후레쉬 하나 들고 이 길이 맞는지 알지도 못한 채 헤매고 있다면 얼마나 불안하고 두렵겠습니까.
"왜?"라고 물어야 합니다. 그리고 대답할 수 있어야 합니다. 왜 일을 하는지, 왜 글을 쓰는지, 왜 철학을 하는지. 이유와 목적에 관한 질문과 답이야말로 매 순간 자신감과 자존감을 갖추고 살아갈 수 있게 만들어주는 최고의 수단입니다.
셋째, 과연 이 방법이 최선인가 수시로 점검하고 수정, 보완 하기 위해서입니다.
길을 정하고 이유와 목적 명확히 했더라도, 막무가내로 밀어붙이는 것은 위험합니다. 세상은 빠른 속도로 변화합니다. 적응해야 하고, 수정하고 보완해야 합니다. 고집부릴 이유가 없지요.
수정하고 보완하기 위해서는 잘 가고 있는지 점검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저는 이를 두고 '하루 한 번 멈추는 습관'이라고 표현합니다. 강의할 때도 수강생들한테 멈추라고 합니다. 멈추고 돌아보고 생각하는 시간. 도끼날을 다듬는 시간이 나무 베는 속도를 열 배 빠르게 만듭니다.
자신의 방식을 고집하는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이미 적응을 해버려서 또 다른 방식을 찾아 수정, 보완 하는 것이 귀찮고 힘들기 때문입니다. 둘째 쳇바퀴에 익숙해진 탓에 변화 자체를 두렵고 불안한 과정이라 여기기 때문입니다.
셀프 피드백과 성과 점검을 통해 전략을 수정, 보안 하는 작업은 수시로 이탈하는 항로를 바로잡는 비행 조종과도 같습니다. 타성에 젖지 말고, 촉을 날카롭게 세우고 살아야 하겠지요.
매일 철학을 공부합니다. 지금 내가 가고 있는 길이 옳다는 신념과 확신을 갖기 위해서입니다. 내가 왜 이 일을 하고 있는지 이유와 목적을 분명히 하기 위해서입니다. 과연 이 방법이 최선인가 돌아보고 수정, 보완 하기 위해서입니다.
숲속에서 길을 잃으면 초조하고 불안하지만, 저기 위에서 숲 전체를 꿰뚫고 바라보면 느긋하고 초연해집니다. 철학은 통찰력을 갖게 합니다. 인생을 넓고 길게 보는 눈을 갖게 하면서도, 오늘 하루 최선을 다하도록 해 주며, 위기와 고난 앞에서 단단하게 버틸 수 있는 힘도 키워줍니다.
신념과 확신, 이유와 목적, 유연성. 철학을 권합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