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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장이 Mar 06. 2024

독서, 죽기 살기로 읽어야지

읽고 쓰는 삶이 최고다


먹고 살기 힘들 때 책을 읽었다. 책 읽는 것말고는 달리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읽다가 썼다. 매일 읽으니 자꾸 쓰고 싶어졌다. 읽는 속도는 느렸다. 글은 잘 쓰지 못했다. 부족하고 모자랐지만, 나는 매일 책을 읽고 글을 썼다. 


먹고 살만해졌다. 그래서 책을 읽는다. 다른 걱정 없고 마음 평온하다. 배우고 익히는 일에 몰두할 수 있어 기쁘기 더 없다. 이 나이에 뭘 배워서 어쩌겠다는 것인가. 배움이 항상 뭘 어쩌기 위함일 필요는 없다. 매 순간 뭘 어쩌는 삶도 그럴 듯하겠지만, 매일 읽고 쓰고 배우고 익히는 인생도 벅차다. 


사람을 평가할 주제는 아니지만, 책을 도통 읽지 않는 사람과 대화해 보면 참으로 가볍다는 생각이 든다. 몇 마디 후에는 더 이상 나눌 이야기가 없다. MBTI와 술 취향과 이미 다 지나 버린 우스갯소리들. 30분만 같이 앉아 있으면 진지 다 빠진다. 얼른 자리를 피하고 싶다.


묵직한 사람도 있다. 등 뒤에 아우라가 펼쳐진다. 한 마디 한 마디가 주옥 같다. 지난 성취에 겸손하다. 앞날의 비전은 선명하다. 자신이 어떤 인생을 살아왔고, 또 어떻게 살고 있으며,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이야기 보따리가 풍성하다. 품격 있는 단어를 쓴다. 상대방 배려할 줄도 안다. 책을 제대로 읽은 사람들이다. 


화려한 영상과 짧은 글이 판치는 세상이다. 이해할 것도 없고 숙고할 내용도 아니고 두 번 짚어 볼 이야기도 아니며 내 삶에 도움 되는 가치도 아니다. 배울 것이 없다. 그저 시간 때우는 재미 정도. 그러한 얕은 볼거리 아래쪽에는 죽자고 덤비는 댓글들이 난무한다. 이게 도대체 어찌 된 세상인가!


지금 시대가 안고 있는 문제의 8할은 독서하지 않은 탓이다. 배우지 않고 익히지 않고 생각하지 않아서, 이미 가지고 있는 몇 안 되는 지식과 정보로 어떻게든 자신이 옳다 주장하려 드니까 자꾸만 사람이 구차해지는 것이다. 


책을 몇 권이나 읽었는가? 읽은 책 내용을 다 기억하는가? 나는 이러한 질문에 답하지 못한다. 진짜 술꾼은 잔을 세지 않는다. 그럼에도 나는, 내가 언젠가 읽은 책 속 문장들이 내 안에서 살아 꿈틀대고 있음을 안다. 그렇지 않고서야 내 삶이 이토록 기적처럼 좋아졌을 리 없으니. 


내게는 책 읽는 습관이 몇 있다. 우선, 느리게 읽는다. 읽는 속도가 느리기도 하고, 내가 느리게 읽겠다 작정하고 읽기도 한다. 머리가 나쁜 탓인지 눈동자 돌리는 속도가 원래 느린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나는 철저하게 슬로리딩을 지향한다. 느리게 읽어야 제대로 알 수 있고, 알면서 읽는 책이 훨씬 재미 있고 오래 남는다. 


다음으로, 반드시 독서노트를 작성하거나 메모라도 한다. 그냥 읽기만 하고서 책 내용을 취한다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다. 적어도 나 같은 사람은 그런 경지에 다다르기 힘들다. 읽고 적고, 읽고 쓰고, 읽고 기록한다. 활자로 적어야만 비로소 내 것이 된다. 


또 있다. 요약한다. 한 챕터를 읽었으면 한 챕터를 요약하고, 한 권을 읽으면 한 권을 요약한다. 요약하지 못하는 건 아는 게 아니다. 핵심을 파악하고 내 의견 덧붙일 수 있어야 제대로 아는 거다. 그래서 나는, 독서만한 공부가 없다고 믿는다. 


사는 게 힘들다는 사람들에게 책 읽으라고 권한다. 성취하고 성장하는 이들에게 독서하라고 강조한다. 힘들 때 책 읽으면 희망과 용기를 갖게 된다. 좀 잘나간다 싶을 때 책 읽으면 건방 떨치고 겸손해질 수 있다. 책은, 어떤 삶에도 도움이 되며 필수적이다. 


가끔 이런 질문 받는다. "그냥 재미로 편하게 읽으면 안 됩니까?" 아! 제발 쫌! 이런 질문을 대체 왜 하는가. 재미로 읽고 싶으면 재미로 읽으면 되는 거지. 굳이 나 같은 사람한테 허락 받아야 하는가. 이런 건 질문이 아니라 시비다. 나는 시비를 싫어한다. 니 마음 대로 읽으세요!


블로그에 6,500편 넘는 포스팅 있다. 나는, 간절하고 절박한 이들을 위해 블로그를 시작했다. 내가 죽을 뻔했기 때문에, 내가 참혹한 시간 보냈기 때문에, 혹여 힘든 시간 보내고 있는 사람들 있다면 내 이야기 들려주고 싶어서 매일 글을 쓰는 거다. 그러니, 그냥 재미로 사는 사람들은 우리에게 말 걸지 말기를. 우린 지금 치열하니까. 


읽고 쓰는 삶을 만날 수 있어서 다행이다. 행복한 성공을 이루고 싶다면, 마음 평온하게 살고 싶다면, 배우고 익혀 내면 성장하길 바란다면, 매일 책을 읽기를. 읽고 쓰는 삶이 최고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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