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장이 Mar 06. 2024

글 창고 가득 채우기

글을 쓰지 않을 때에도 글을 쓰고 있어야


글을 쓰기로 작정한 사람 있습니다. 매일 밤 10시부터 한 시간 동안 책상 앞에 앉아 한 꼭지씩 쓰기로 결심했습니다. 밤 10시가 되었습니다. 노트북을 펼치고 한글 파일을 띄웁니다. 자, 이제 무엇을 어떻게 쓸까요? 종일 다른 일을 하고 다른 생각을 하면서 지내다가, 갑자기 밤 10시가 되어 작가 모드로 변신한다면 뇌가 팍팍 돌아갈까요?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작가는 글을 쓰지 않을 때조차 글을 쓰고 있어야 합니다. 사람을 만나도, 어떤 사건이 일어나도, 감정이 변할 때에도, 늘 '글쓰기'와 연결 지어 생각하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어떤 일이 일어났을 때, 이런 걸 글로 쓰면 좋겠다 생각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생각만 하고 지나가면 나중에 글을 쓸 때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바로 '글 창고'입니다. 


간단히 메모합니다. 보고 듣고 경험하고 느끼고 깨달은 바를 몇 줄 정도로 써두는 것이지요. 틈 날 때마다 그렇게 적어놓은 메모 또는 낙서가 쌓이고 쌓이면, 글 쓰는 것이 결코 두렵지 않을 겁니다. 


수요일 오전 10시부터 두 시간 동안 43명 예비 작가님들과 "온라인 책쓰기 수업, 1주차" 진행했습니다. '글 창고' 이야기를 나눴는데요. 평소 생각이나 경험 등을 간단히 적어 보관하는 방법 다섯 가지 안내했습니다. 꼭 실천해서, 자기만의 글 창고를 가득 채워두시길 바랍니다. 


책만 쓰는 사람 있습니다. 연습도 훈련도 하지 않고, 무조건 책 출간만 위해서 덤벼드는 것이죠. 마라톤 선수가 일 년 내내 달리기 연습 한 번도 하지 않은 채 대회에만 출전하면, 끝까지 달릴 수도 없을 뿐더러 중도에 쓰러질 가능성만 크겠지요. 평소 꾸준한 공부와 연습 없이 그냥 책만 쓰는 사람의 글은 형편없습니다. 


블로그, 일기, 독서노트, 습작 등 뭐라도 꾸준히 쓰면서 글쓰기 실력을 갈고 닦아야 비로소 책도 잘 쓸 수가 있습니다. 무슨 일이든 마찬가지입니다. 공부하고 연습하는 시간을 허투루 여기는 사람이 그 일을 잘하는 경우 절대 없습니다. '글쓰기'가 먼저입니다. 그 다음이 '책쓰기'입니다. 그래야 독자에게 부끄럽지 않은 책을 출간할 수 있습니다. 


'글 창고'를 채워두지 않은 사람은 글을 쓸 때마다 머리를 쥐어짜야 합니다. 당연히 글 쓰기도 힘들도, 또 재미도 느끼지 못합니다. 힘들고 재미 없는 일이라는 느낌이 드니까 정이 떨어지고, 결국 매일 쓰는 행위 자체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죠. 


평소에 공부를 꾸준히 하는 학생은 시험 기간이 되어도 벼락치기 따위 하지 않아도 됩니다. 공부는 하지 않은 채 시험만 잘 치려는 학생은 실력보다 욕심만 앞서서 늘 성과가 별로이고 자신에게 실망만 하게 됩니다. 


한 편의 글을 쓰는 것은 어렵고 힘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몇 줄 메모하는 것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습니다. 요즘은 스마트폰 메모앱도 다양하게 출시되어 있어서 고르기 나름입니다. 지하철로 이동할 때, 화장실에서 볼 일 볼 때, 누구 기다릴 때, 잠시 휴식 취할 때 등 언제든 생각을 몇 줄 끼적이는 습관 들이면, 글 쓰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안테나를 세우면 전파가 잡힙니다. 주파수를 맞추면 해당 방송을 들을 수 있지요. 글 쓰는 사람은 항상 감각을 세우고 있어야 합니다. 쓰겠다고 작정하고 하루를 살면, 일상 모든 귀한 글감이 쏙쏙 걸려들 겁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작가의 이전글 독서, 죽기 살기로 읽어야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