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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장이 Mar 14. 2024

기본만 챙겨도 기본 이상은 한다

비법 같은 소리 그만 좀 합시다


하루 세 끼 규칙적인 식사, 하루 세 번이상 양치, 외출했다 돌아오면 손과 발 씻기, 물 많이 마시기, 많이 웃기,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말하기. 유치원 혹은 초등학교 때부터 귀다 닳도록 듣는 이야기입니다. 건강 관리의 기본이라 하지요. 위 내용들만 실천해도 건강하게 살 수 있습니다. 


글 잘 쓰는 방법, 책 쓰는 비법 따위를 묻는 이들이 많습니다. 실제로 그런 게 있다며 광고하는 사람도 적지 않고요. 10년 넘게 매일 글 쓰면서 공부하고 연구했습니다. 적어도 제가 알기로는, 어느 날 갑자기 글을 잘 쓰게 되거나 베스트셀러를 쓸 수 있는 그런 비법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존재하지 않는 마법을 쫓는 것은 어리석은 인생입니다. 오랜 시간이 흘러 삶의 끝에 다다랐을 때, 자신이 허상을 쫓으며 살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얼마나 허탈하겠습니까. 글쓰기뿐만 아닙니다. 무슨 일이든 기본을 중하게 여겨야 합니다. 기본을 탄탄하게 연습하는 사람은 무슨 일이 있어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글쓰기/책쓰기 분야에서 기본이 되는 활동은 무엇일까요? 매일 꾸준히 반복해야 하는 몇 가지 습관에 대해 정리해 봅니다. 비법이나 지름길 말고 한 계단씩 차곡차곡 실력 쌓는 정도(正道)를 택하는 이들이 많아지길 소망합니다. 


첫째, 일기 쓰기입니다.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쓰는 행위'에 익숙해야 합니다. 또한, 자기 생각을 정립하는 기술도 필요하지요. 일기는 일상 기록입니다. 있었던 일, 생각이나 느낌, 성찰, 앞으로의 계획 등을 솔직하게 적는 행위입니다. 매일 쓰면 당연히 글쓰기 실력 높일 수 있습니다. 


둘째, 독서입니다. 인풋이 있어야 아웃풋의 질이 높아집니다. 읽지 않으면 문제의식이나 질문을 가질 수 없습니다. 늘 비슷한 일상, 별 것 아닌 것처럼 여겨지는 하루. 이런 상태에서 글을 쓴다는 건 어렵고 힘든 일이지요. 책 읽고 생각하는 힘 길러야 글도 잘 쓸 수가 있습니다. 


셋째, 메모와 낙서를 하는 습관 가져야 합니다. 툭하면 써야지요. 보고 듣고 경험하는 모든 것들을 짧게라도 적는 습관을 가져야 '쓰는 두뇌'를 키울 수 있습니다. 하얀 종이 앞에서 머리 쥐어짜면서 쓰면 했던 말 또 하고 공자님 말씀만 나열하는 초보 작가 티를 벗어날 수 없습니다. 


넷째, 블로그 등 SNS에 글을 써서 공유해야 합니다. 초보 작가들 중에는 '책만' 쓰려는 사람 많은데요. 평소 연습이나 훈련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책만 쓰려고 하면 그 수준이 낮을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또한, 남들에게 내 글을 보여주는 배짱도 키울 필요가 있습니다. 독자들의 반응을 의연하게 받아들이는 태도, 내 글을 통해 누군가를 돕는다는 철학. 모두 작가에게 필요한 정신입니다. 


다섯째,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쓰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양면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부지고 당차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 있는가하면, 유약하고 옹졸하고 쉽게 상처 받는 내면 아이도 가지고 살아갑니다. 멋진 모습만 보이려는 습성을 없애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보여준다는 생각으로 써야 합니다. 독자는 그런 작가의 모습에 매력을 느끼는 것이죠. 


매일 연습하고 훈련해야 하는 글쓰기 기본 다섯 가지 내용을 소개했습니다. 어쩌면 이 글을 읽는 초보 작가들이 상당한 부담을 느낄지도 모르겠습니다. 처음부터 무리하게 다섯 가지 모두를 실천할 필요는 없습니다. 무엇이든 한두 가지만 골라서 우선 실행하고, 어느 정도 습관이 되면 나머지를 추가해도 됩니다. 


공부든 운동이든 인생이든 기본이 중요합니다. 마음 같아서야 훌쩍 날아올라 정상에 오르고 싶지요. 허나, 세상에 그런 방법은 없습니다. 기초부터 탄탄히 쌓아올려야 무너지지 않는 탑을 세울 수 있습니다.


수요일 밤 9시부터 두 시간 동안 64명 예비 작가님들과 "온라인 책쓰기 수업 131기, 2주차" 함께 했습니다. 글을 잘 쓰고 싶은 마음, 책 한 권 내고 싶은 절실함으로 저를 찾아왔을 테지요. 그 심정 누구보다 잘 압니다. 아쉽게도, 저는 빠르고 쉽게 베스트셀러를 쓰는 방법 따위 알지 못합니다. 그런 게 실제로 있다 해도 제 수업에서 다루고 싶은 마음 추호도 없습니다.


한 걸음씩 갔으면 좋겠습니다. 한 계단씩 오르길 바랍니다. 저 자신, 인생 폭삭 무너졌다가 다시 일어선 경험 있습니다. 조급하게 성큼 가려다가 실패했고요. 하나씩 천천히 꾸역꾸역 쉬지 않고 연습하고 반복해서 [자이언트 북 컨설팅] 만들었습니다. 나름 성공했다 큰소리치다가도 픽픽 쓰러지는 일인기업들 천지인데, 저는 지난 8년 동안 단 한 번의 흔들림 없었습니다. 느리게, 그러나 매일! 시작하고 계속하고 끝낸다는 신념에 확신을 갖고 살아갑니다. 


SNS 세상입니다. 자꾸만 주변에 '성공한 것처럼 보이는' 이들이 넘쳐납니다. 그런 걸 보고 있으면 자신도 모르게 조바심 생기게 마련이지요. 흔들리지 마세요. 그들도 다 사발면 먹고 스트레스 받으며 살고 있습니다. 좋은 것만 보이려는 인간의 속성이 그대로 드러나는 곳이 온라인입니다. 


지난 8년 동안 수도 없이 많은 사람 만났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멀쩡하게 돈 잘 벌고 잘 사는 사람 같아도, 막상 대화를 나눠 보면 나름의 고통과 시련 다 갖고 있었습니다. 비교할 필요도 없고 부러워할 이유도 없습니다. '내 인생'이 최고입니다. 토끼는 거북이한테만 신경을 썼고, 거북이는 경기 자체에만 집중했지요. 자신의 삶에 몰입하고 기본에 충실하기만 하면, 누구나 기본 이상의 삶을 누릴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인생의 목적은 성공이 아니라, 성공을 향해 나아가는 모든 과정입니다. "그래서 어떻게 되었는가?"라고 물을 게 아니라, "오늘은 어떤 의미와 가치로 살았는가?"라고 질문해야 합니다. 그래야 매일 글을 쓸 수 있습니다.

 


정규과정은 두 시간씩 진행합니다. 두 시간 동안 얼마나 많은 양의 정보와 지식을 제공하느냐. 물론 이것도 중요하겠지요. 하지만, 제가 더 귀하게 여기는 것은, 적어도 두 시간 동안만큼은 우리 작가님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겁니다. 삶의 무게가 만만찮습니다. 제 수업 두 시간으로 에너지 받고, 상처 받고 지친 몸과 마음 어루만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기본에 충실해야만 가능한 일이겠지요.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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