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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장이 Mar 20. 2024

글쓰기는 해석하는 일

슬기롭고 현명한 인생 대처법


공부하는 이유는 인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각자만의 문제와 고민을 안고 살아갑니다. 슬기롭고 현명하게 해결하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 있는가 하면, 좌절하고 절망하면서 제자리에 머물거나 퇴보하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문제와 고민을 잘 해결하기 위해서는 세 단계가 필요합니다. 먼저, 자신에게 일어난 문제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아야 하고요. 다음으로, 그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끝으로, 여러 가지 방법 중에서 하나를 골라 즉시 실행에 옮겨야 합니다. 


문제를 직시하고 해결 방법을 찾는 과정에 도움 되는 도구가 바로 글쓰기입니다. 머리로만 생각할 때와 글로 적을 때, 문제와 고민을 인식하고 풀이하는 수준이 전혀 다릅니다. 미처 보지 못했던 문제와 고민의 또 다른 면을 알게 되고, 따라서 해결 방법 또한 다양한 측면에서 찾을 수가 있는 것이죠. 


예를 들어, 운전하다가 접촉사고가 났다고 가정해 봅시다. 물리적인 문제야 보험회사 불러서 처리하면 그만이지만, 사고 발생 이후 심리적 문제는 스스로 해결해야 합니다. 상대 운전자와 시비가 붙어 싸움을 했을 수도 있고, 약속 시간에 늦어 짜증이 났을 수도 있으며, 손상된 차 때문에 속이 상할 수도 있습니다.


삶이 힘든 이유는 물리적인 이유보다는 심리적인 원이 때문인 경우가 많습니다. 자기 안에서 일어나는 복잡하고 다양한 감정들을 어떻게 다스리는가에 따라 행복과 불행이 나뉘기도 하지요. 이럴 때 글을 쓰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말입니다. 


첫째, 더 큰 사고가 나지 않아 다행이라는 주제로 글을 씁니다. 사람도 차도 더 큰 피해를 입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생각만 해도 끔찍하지요. 운전하다 보면 온갖 일 다 겪게 마련입니다. 그나마 경미한 사고로 끝나게 되어 얼마나 다행인가요. 


둘째, 어떠한 상황에서도 웃을 수 있다는 주제로 글을 써 봅니다. 사고가 났을 때 화를 내고 짜증을 내는 것이 나 자신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이미 다들 경험해 보았을 겁니다. 그저 웃는 것이 나와 상대방 모두를 위한 현명한 태도임을 인식하는 것이죠. 


셋째, 보험회사 시스템이 잘 구축되어 있어서 편리하다는 주제로 글을 써 봅니다. 오래 전에는 사고 한 번 나면 운전자가 거의 모든 걸 수습해야 했습니다. 상대방과의 시비는 물론이고, 금전적 피해 보상이나 병원비 등 하나부터 열까지 운전자의 속을 답답하게 했었지요. 보험회사 시스템과 담당자 교육 정도가 갈수록 높아져서, 요즘은 전화 한 통이면 사고 수습 및 모든 문제 해결이 척척 되니까 얼마나 편리한 세상입니까.


넷째, 운전할 때 주의를 집중해야 한다는 각성의 기회로 삼아 글을 써 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접촉사고가 났다는 말은, 분명 무슨 문제가 있었다는 얘기지요. 스마트폰을 봤다거나 담배를 피웠다거나 다른 데 정신을 팔았으니까 사고가 일어난 겁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운전 습관을 제대로 잡는 것도 좋은 배움이 되겠지요. 


다섯째, 인생 살다 보면 별 일 다 겪는다는 주제로 글을 쓸 수도 있습니다. 아무런 사고도 일어나지 않고, 아무 문제도 없으며, 마냥 꽃길만 걸을 수 있으면 좋겠지요. 하지만, 삶은 그렇지 않습니다. 바라지 않는 일이 일어나기도 하고, 원하지 않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하고,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일이 생기기도 합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게 아니라 어떤 일이 일어나든 슬기롭게 대응하는 자세가 중요하겠지요. 


머리로만 생각하면 위 다섯 가지 경우의 수를 절대로 헤아리지 못합니다. 글로 적어 봐야 알 수 있습니다. 접촉 사고 하나로 다섯 편의 글을 쓸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글쎄요. 저 같은 경우에는 글감이나 주제가 살아가는 동력이기 때문에, 접촉 사고가 일어난 것이 오히려 반갑기도 합니다.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접촉사고가 일어났다는 사실 자체가 아닙니다. 그 사고를 어떻게 인식하고 어떻게 해석해서 어떤 식으로 메시지화 하는가에 따라 삶의 질이 달라집니다. 


접촉사고뿐만 아닙니다. 하루에도 수십 가지 일들이 벌어집니다. 매 순간 화를 내고 짜증 부리고 속상해하면서 살면 그 인생 얼마나 불행하겠습니까. 나에게 유리한 쪽으로 해석하고, 관련 내용을 한 편의 글로 써서 다른 이들과 공유합니다. 내 글을 읽는 사람들이 '아!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구나!' 공감하고 느끼고 깨달을 수 있다면, 글 쓰는 사람으로서 더 바랄 게 없겠지요. 


글쓰기는 해석하는 일입니다. 우리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통제할 수는 없습니다. 사고도 발생하고 사건도 일어나고 부정적인 감정이 마음을 휩쓸기도 합니다. 어떤 상황이 벌어지지 못하도록 차단하는 것은 신의 영역이지만, 그 상황을 어떻게 인식하고 받아들일 것인가 하는 것은 오롯이 내 몫입니다. 


해석 잘하는 사람이 행복합니다. 이렇게도 보고 저렇게도 풀이할 수 있는, 유연하게 대처하는 사람이 인생도 슬기롭게 살아갈 수 있는 것이죠. 물이 흐르듯이 말이죠. 


이렇게 본다면, 글 쓰는 사람에게는 모든 상황과 환경과 사건과 사고와 일상의 일들이 모조리 글감이고 주제라 할 수 있겠습니다. 마음 졸이며 노심초사 불안에 떨며 살아갈 게 아니라, 보고 듣는 모든 것이 글감이라 여기면서 당당하게 살아가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별일 다 생길 겁니다. 싹 다 써버리겠다는 생각으로, 하루를 대차게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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