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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장이 Mar 27. 2024

'쓰는 사람'이 먼저입니다

정체성, 본질과 가치


베스트셀러도 좋고 팔리는 책 쓰는 것도 좋고 돈 되는 글 쓰는 것도 좋습니다. 그러나, 뭐가 됐든 '쓰는 사람'이 되는 것이 먼저입니다. 결과보다는 정체성이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쓰지 않는 작가'가 많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글은 쓰지 않으면서 글쓰기에 대해 말만 많습니다. 환자를 외면하면서도 무슨 말이 그리 많은지, 그들의 이야기에 아무도 귀기울이지 않는 이유일 테지요.


학교에 다니는 이유는 공부도 배우고 인성도 기르기 위함이지요. 성적만 좋으면 만사 통과 되는 세상이 되다 보니, '공부하는 학생'은 적고 '시험 치르는 학생'만 많아진 꼴입니다. 배우고 익히며 성장하는 사람. 이것이 학생의 정체성입니다. 무조건 시험 성적만 좋으면 그만이라는 생각이 우리 아이들 모습을 황폐하게 만든 것이죠. 


독서의 본질은 '읽는 행위' 그 자체에 있습니다. 요즘은 책 읽는 이유를 성공과 돈벌이에 연결시키는 사람이 많지요. 물질 욕구를 채우기 위한 도구로써 독서를 말하니까, 읽는 시간이 그저 지겹고 힘들고 고통스럽게만 느껴지는 겁니다. 무슨 일이든 본질과 가치 놓치면 허무한 법이지요. 


쓰면서 이야기해야 합니다. 환자를 돌보면서 싸워야지요. 사람으로서 됨됨이를 익혀가며 공부도 해야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독서를 통해 견문 넓히고 혜안 쌓으면 삶도 그만큼 풍성해질 겁니다. 본질을 앞에 놓습니다. 나머지는 싹 다 치웁니다. 그래야 성큼성큼 앞으로 나아갈 수가 있고, 머리도 인생도 가벼워집니다. 


저도 한때 복잡하게 살았습니다. 모든 행위의 결과를 돈과 연결시키려 했지요. 돈 되는 일만 찾았고, 돈 되는 일만 하려 했습니다. 돈과 관계 없으면 쳐다보지도 않았습니다. 오죽했으면 10년이란 시간 동안 대구 부모님 집에 들르지도 않았겠습니까. 


본질과 가치는 아랑곳하지 않은 채 오직 물질적인 결과만 따지며 살았습니다. 그 결과가 얼마나 참혹했는가 말로 표현하기도 힘들 정도입니다. 저도 잘 압니다. 제가 하는 말이 현실과 멀게 느껴진다는 걸 말이죠. 하지만, 늘 강조합니다. 지난 8년 동안, 남들이 이상적이라고 말한 제 삶의 현실이 더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아졌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본질이라고 해서 무슨 대단한 철학가가 될 필요는 없습니다. 왜 글을 쓰려고 하는가. 왜 책을 쓰려고 하는가. 왜 책을 읽으려 하는가. 내가 이 일을 왜 하려고 하는가. 왜 하고 있는가. 이런 질문을 스스로 던지고 대답하는 시간을 가져 보는 것만으로 충분합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위와 같은 질문이나 답을 하는 시간 거의 갖지 않고 살아갑니다. 지금 그 일을 왜 하고 있습니까 라고 물으면, 당황하거나 두루뭉술 답하거나 그냥 해야 하니까 하는 거라고 대답합니다. 


세상과 인생은 인과의 법칙과 목적의식으로 돌아갑니다. 원인이 있어야 결과가 있고, 결과가 있으면 원인도 있습니다. 왜 하는가? 이 질문에 답할 수 없다면 끝까지 가는 것도 무리라고 봐야겠지요. 


삶은 녹록지 않습니다. 저도 갖은 고난 겪어 보았고요. 인생에 정답은 없겠지만, 그래도 한 번 사는 인생인데 이리저리 휘둘리며 사는 것보다는 중심 잡고 주인으로 사는 것이 훨씬 낫지 않겠습니까. 


수요일 오전 10시부터 두 시간 동안 39명 예비 작가님들과 "온라인 책쓰기 수업 130기, 4주차" 함께 했습니다. 베스트셀러 쓰는 것도 좋겠지만, 먼저 '쓰는 사람'이 되어 보자고 역설했습니다. 매일 글 쓰는 습관을 잡아야 베스트셀러든 뭐든 쓸 게 아니겠습니까.


'찬란한 결과'에 관한 SNS 사진과 글이 넘쳐나다 보니, 자꾸만 자신의 노력을 보잘 것 없게 여기는 습성이 생겨나고 있는데요. 가짜와 허위와 과장과 허풍에 진실이 무너지는 꼴입니다. 한 걸음씩, 한 계단씩, 하루에 하나씩, 묵묵히 나아가는 인생이 '참'이란 사실을 절대로 잊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어떤 작가가 되길 원하는가? 오랜 시간 생각해 보았습니다. 처음에는 '끝내주는' 작가를 꿈꿨습니다. 지금은 '오늘 글을 쓰는 작가'로 충분합니다. 남들이 뭐라고 하든, 쓰면서 행복하면 그만이지요.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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