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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장이 Mar 28. 2024

다른 방법으로 시도해 보아야 한다

땀과 노력, 본질과 가치, 그리고 태도


작가의 꿈을 간직한 이들은 습관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글 쓰는 습관을 갖춰야 잘 쓸 수 있고, 그래서 습관 만들기에 총력을 기울이기도 하지요. 물론, 습관이란 것이 새로운 도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건 사실입니다. 매일 쓰는 습관이야말로 글을 잘 쓸 수 있는 기본이기 때문입니다. 


3년째 꾸준히 글 쓰고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의 이름을 K라고 칭하겠습니다. K는 열심히 글을 쓰면서도 저를 만날 때마다 투덜거립니다. 아무리 써도 글 솜씨가 나아지지 않는다고 말이죠. 글 쓰는 습관도 갖췄고, 매일 꾸준히 글도 쓰는데 왜 실력이 늘지 않는 걸까요?


글쓰기 실력이 늘지 않는 이유는 여러 가지 있겠습니다만, K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3개월 정도 글을 써 본 후에 이게 아니다 싶으면 방법을 바꿔 보는 것이 마땅합니다. 글쓰기 실력이 나아지지 않는다고 불평할 게 아니라, 다른 방법으로 시도해 볼 필요가 있다는 말입니다.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초보자들은 그 일을 빨리 익숙하게 만들려고 하는 속성이 있습니다. 익숙함은 곧 능숙함으로 이어지고, 그래서 그 일을 '잘'하게 되는 것이죠. 문제는 그 때부터입니다. 어떤 일을 새롭게 시작해서 어느 정도 수준에 이르면, 자신이 잘한다고 믿는 방법으로만 계속하게 됩니다. 


성장과 발전은 변화를 시도하는 것에서 비롯됩니다. 매번 같은 방법으로만 되풀이하면 실력이 느는 게 아니라 정체 됩니다. 새로운 도전과 시도를 하지 않으면 성과는 줄어들게 마련입니다. 


글도 똑같습니다. 아무것도 모른 채 마구 썼던 시절에 비하면,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제법 쓸 수 있게 되는 시점이 있습니다. 성장하고 발전하는 사람들은 그 시점에서부터 다시 새로운 도전을 합니다. 공부하고 연습하고 어휘력을 개발하며 나름의 방식으로 다양한 시도를 해 보는 것이죠.


맨 처음 출간한 책과 최근 마지막으로 출간한 책이 한결 같다면, 그것은 작가에게 참으로 수치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이번에 출간한 책이 이전에 출간한 책보다 나아야 합니다. 그래야 성장하고 노력하는 작가로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다른 모든 일도 마찬가지겠지요. 


쉬운 일 아닙니다. 공부하고 노력하는 일도 어렵지만, 일정 수준에 이른 사람이 더 높은 곳을 향해 나아가겠다는 마음을 먹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태도지요. 알을 깨야 하고 허물을 벗어야 하며 껍질을 부숴야 합니다. 


평어체로도 써 보고 경어체로도 써 봅니다. 에세이도 써 보고 자기계발서도 써 봅니다. 스토리텔링으로도 써 보고 각종 템플릿도 활용해 보고 생각 나는 대로 쓰는 연습도 해 봅니다. 가족 얘기도 쓰고, 자기 철학이나 신념도 써 보고, 일상에서 일어난 일들을 적어 보기도 합니다. 


쓰려고 작정하면 공부하고 연습해야 할 것들이 수북합니다. 그럼에도 책만 쓰려고 하고, 연습이라곤 아예 하지도 않고, 손톱의 때만큼 연습해놓고 최선을 다했다는 오만한 소리나 하고. 저도 예전에 그랬습니다. 실력이 늘기는커녕, 독자들로부터 욕만 먹었습니다. 


다시 말씀드립니다. 글을 잘 쓰고 못 쓰고는 가장 나중 문제입니다. 태도가 우선입니다. 시도하고 도전하고 공부하고 연습하고 반복하는 태도. 어제의 나보다 조금이라도 나아지겠다는 확고한 결심. 독자를 위해 내가 가진 모든 능력을 보여주겠다는 의지. 이러한 것들이 글 좀 잘 쓰는 재주보다 훨씬 중요합니다. 


주변에 노력하는 사람들 있습니다. 속도 느립니다. 당장 큰 성과를 내지도 못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런 사람들을 응원합니다. 묵묵히 노력하는 이들이 잘되는 세상이 반드시 올 거라 확신합니다. 저 또한 그런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요. 


세상은 자꾸만 기본을 벗어난 태도를 요구합니다. 역행하라 하고, 나쁜 놈이 성공한다 하고, 자기 이익 챙기라 합니다. 차갑고 냉정한 세상이란 건 누구보다 잘 압니다. 하지만, 오직 성공만을 위해 땀과 노력의 가치까지 무시하는 것이 과연 옳은가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특별한 방법'이 아니라 '매일 꾸준히'의 결실로 삶을 바꾸는 모습, 기본과 태도와 본질과 가치를 중시하면서도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려 합니다. 시간이 좀 걸리는 대신, 어떤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탑을 세워올릴 겁니다. 제 삶이 증거가 되어 바른 가치관으로 부지런히 살아가는 이들이 더 많아지길 소망해 봅니다. 


머리 팽팽 돌려가며 자기 잇속만 차리는 사람 넘쳐나는 세상이지만, 적어도 [자이언트] 작가님들 보면, 아직 우리 주변에는 순수하고 소박하고 착하고 성실한 사람들이 여전히 많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저를 믿고 오신 분들 실망시키고 싶지 않습니다. 


아직도 저는 하루 네 시간 잠을 잡니다. 이제 나이도 있고, 건강도 챙겨야 할 시기라서 수면 시간에 대해 고민중입니다. 그러나, 이런 고민을 하다가도 함께 하는 작가님들 생각하면 정신이 번쩍 듭니다. 조금 더 나은 글을 쓸 수 있도록, 조금 더 마음 움직일 수 있도록, 우리가 가는 길이 옳다는 신념과 확신 가질 수 있도록, 더 열심히 준비하고 강의하고 글을 쓰고 싶은 것이죠. 


이렇게도 해 보고 저렇게도 해 보아야 합니다. 인생에도, 다른 모든 일에도 정답은 없습니다. 어느 한 사람에게 효과 있는 방법이 내게는 통하지 않을 수도 있고요. 원칙과 룰은 배우고 익혀야 하지만, 어느 정도 수준에 이르면 다양한 방식으로 도전하고 시도해 보는 근성이 필요합니다. 


타성에 젖지 않길 바랍니다. 이만하면 됐다 생각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왜 안될까? 세상과 타인의 탓으로 돌리는 어리석음도 범하지 말아야겠지요. 해 보고 안 되면 다른 방법으로 하면 됩니다. 새로운 도전과 시도를 해 보는 것만으로도 삶은 충분히 가치 있습니다. 


거칠고 투박하고 약삭빠른 세상입니다. 그런 흐름에 휘둘리면 자기 삶을 잃고 맙니다. 나중에 후회하게 되겠지요. 꾸역꾸역, 느리게, 차분하게, 하나씩, 매일, 꾸준히, 묵묵히...... 이런 말들이 넘쳐나는 세상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과거에 돈 엄청 벌었던 시절 있습니다. 매일 인상 쓰고 살았습니다. 번 돈 지키고 더 불리느라 가족 친구 동료 모두 업신여겼지요. 지금은 다르게 살려고 노력중입니다. 매일 웃으며 삽니다. 돈을 등 뒤에다 두고, 본질과 가치와 태도를 앞에다 두었습니다. 저는 이런 제 삶이 옳다고 믿습니다. 반드시 증명해 보일 겁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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