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한 걸음
감옥에 있을 때부터 글을 썼습니다. 매일 썼지요. 인내? 끈기? 그런 거 없었습니다. 그냥, 할 수 있는 일이 그것밖에 없었고, 시간이 남아돌았기 때문입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으면 온갖 부정적인 잡생각만 가득 떠올랐습니다. 그 때의 '매일 쓰는 습관'이 10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것이지요.
지나고 나서야 깨닫게 되었습니다. 여섯 권의 책을 출간하고, 485호 작가를 배출하고, 매일 일기를 쓰고, 매일 블로그 포스팅 발행하고, 매일 책 읽고, 매일 강의자료를 만드는, 저의 모든 '매일 습관'이 그 시절의 글쓰기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을요.
무슨 일을 하든 똑같이 적용합니다. 안할 거면 말고, 할 거면 매일 꾸준히 계속합니다. 그리고 끝장을 봅니다. 인생 바닥에서 처참하게 살다가, 불과 19개월만에 보통 수준 이상의 삶을 누리게 된 것도 전부 '매일 습관' 덕분입니다.
석 달째 헬스클럽에 나가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헬스클럽에 나가는 이유는 몸을 만들기 위함도 아니고 프로필 사진을 찍기 위함도 아닙니다. 오직 한 가지, '헬스클럽에 나가기' 위해서일 뿐입니다.
가기 싫다, 하기 싫다, 귀찮다, 힘들다, 하루에도 몇 번씩 이런 생각이 듭니다. 판단과 선택으로 실행했다면 아마 일찌감치 그만두었을 겁니다. 과거에도 몸 한 번 만들어 보겠다며 헬스클럽 등록한 적 많습니다. 성공한 적 없습니다. 매번 중도 포기하고 말았지요.
요즘은 무조건 헬스클럽에 나갑니다. 십 분 정도 러닝머신만 걷다가 오는 한이 있어도 일단 집에서 나가 헬스클럽에 가는 것 자체만큼은 무조건 실행합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일주일에 다섯 번. 석 달이 지났습니다. 제 평생에 헬스클럽 석 달 다닌 건 처음입니다.
뜨거운 사람과 꾸준한 사람이 있습니다. 뜨거운 사람은 하루 뜨겁고 사흘 식어버립니다. 꾸준한 사람은 일주일이고 열흘이고 계속합니다. 뜨거운 사람을 열정이라 착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열정이란 뜨거움이 아니라 지속하는 습관이자 끝까지 가는 힘이지요.
책 쓰고야 말겠다며 주먹 불끈 쥐고 이 악물고 엄청난 각오와 포부를 밝히는 사람 많습니다. 이제는 그런 사람의 전화를 받으면, 오히려 제가 진정시키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작가에 대한 환상을 깨고 땅으로 내려오도록 유도하곤 하지요.
반면, 겉으로는 유난 떨지 않으면서도 혼자 묵묵히 집필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잘 쓰고 못 쓰고를 떠나서, 매일 글 쓰는 모습만 봐도 출간할 거라는 확신을 갖게 됩니다.
SNS도 마찬가지입니다. 매일 꾸준하게 글과 사진을 올리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자기 마음 내킬 때만 죽자고 몰아서 올리는 사람 많습니다. 필 받았다는 거지요. 순간적인 모습만 보면 마치 세상 다 가질 듯 자신감 넘치고 목숨 걸고 도와줄 것 같이 느껴집니다. 하지만, 6개월만 지켜 보면 압니다. 금세 의욕 떨어지고, SNS에 글 한 줄 올라오지 않고, 잠깐 벌어놓은 돈으로 사욕 채우며 살아간다는 사실을요. 그러다가 또 뭔가 이거다 싶으면 SNS에 마구 글을 올리기 시작합니다.
저는 지금 '나쁘다'는 말을 하는 게 아닙니다. SNS를 활용하는 습관이 곧 그 사람의 인생 습관일지도 모른다는 말을 하려는 겁니다. 뜨거움으로 이득을 챙기는 사람이 있고 꾸준함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있습니다. 누구를 선택할 거냐고 묻는다면, 저는 단연코 꾸준한 사람이라고 답할 것 같습니다.
늘 그 자리에 있는 사람이라는 믿음이 필요합니다. 마음 내킬 때만 '그 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어떻게 믿고 의지할 수 있겠습니까.
뜨거움은 반짝 성공입니다. 꾸준함은 지속 성장입니다. 반짝 성공은 기쁨과 좌절을 수시로 번갈아 느끼는 인생입니다. 에너지가 많이 필요하지요. 그래서 빨리 지칩니다. 지속 성장은 늘 평온합니다. 루틴과 습관이 자리를 잡아 머리가 덜 아픕니다. 에너지가 늘 가득 차 있습니다.
뜨거움은 순간의 이익에 집중합니다. 꾸준함은 삶을 바라봅니다. 뜨거움은 결과에 연연하지만, 꾸준함은 과정을 사랑합니다. 뜨거움은 말이 많지만, 꾸준함은 고요합니다. 뜨거움은 멋지게 보이지만, 꾸준함은 멋집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뜨거움이 아니라 꾸준함입니다. 지난 6년간, 뜨거웠다가 사라진 사람 수도 없이 봤습니다. 결국 살아남은 건 꾸준한 사람들 뿐이지요.
누구나 뜨거운 순간이 있습니다. 저도 예전에 뜨거움으로 살았었지요. 순간적인 충동과 판단. 그 순간이 오면, 자신의 모든 생각과 결정과 선택이 옳다는 착각이 생깁니다. 주변 사람 말 들리지 않고, 무조건 성공할 거라는 기대만 가득하지요. 앞뒤 따지지도 않고, 마구 진행합니다. 그러다가 조금 지나 마음이 식어버리면, 그 동안 질렀던 모든 상황 나 몰라라 하고는 포기하고 맙니다. 헬스클럽에 가서 덤벨 일주일 바짝 들고는 그만두는 것에 다름 아니지요.
매일 글을 쓰니까 글쓰기에 대한 두려움이나 막막함이 사라졌습니다. 매일 일기를 쓰니까 하루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고요. 매일 책을 읽으니까 독서하기 위해 애를 쓸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매일 헬스클럽에 나가니까 그냥 '나가는 재미'로 운동을 계속하게 되었습니다. 매일 블로그 포스팅을 발행하니까 단지 '블로거'로써 만족하고 행복합니다.
뜨거움과 꾸준함을 가르는 또 하나의 키워드는 '돈'입니다. 돈이 되면 계속하고, 돈 안된다 싶으면 금방 포기해 버리지요. 이 또한 현실적인 문제라 뭐라고 꼬집을 수는 없겠습니다만, 그래도 한 가지 명확한 사실은 알아야 합니다. 제 경험상, 돈은 꾸준한 행위 뒤에 줄줄줄 따라붙습니다. 그래서 꾸준한 사람은 돈을 쳐다보지 않습니다. 앞만 보고 걸으면 돈이 알아서 뒤에 따라붙으니 돈 찾아 헤맬 필요가 없다는 것이지요.
도저히 못하겠다, 이제 그만하고 싶다,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에게 조금만 더 해 보라고 권합니다. 포기하지 말고 다시 하라고 격려합니다. 마찬가지로, 죽을 힘을 다해 열심히 하겠다며 눈에 불을 켜는 사람들한테는 진정하라고 타이릅니다. 지금 너무 뜨거우니까, 조금 식힌 후에 다시 생각해 보라고 조언합니다.
작심삼일이나 중도 포기도 심각한 악습이지만, 틈만 나면 펄펄 끓는 용광로 같은 습성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나무처럼 한결같이, 강물처럼 고요하게.
시험기간 독서실 가서 밤샘한다고 설레발 떠는 학생보다 언제 어디서든 늘 책을 품고 다니는 학생이 공부 잘하는 법이지요. 시험 한 번 망칠 수는 있겠지만, 꾸준한 습관이 평생 이어질 테니 인생 성적은 훨씬 좋을 겁니다.
무슨 일이든 마음 내킬 때만 하는 사람 되지 마십시오. 마음 내킬 때만 하는 사람 멀리 하십시오. 매일 꾸준히 한 걸음씩 나아가는 사람. 그런 사람이 되고, 그럼 사람들과 함께 합니다. 꾸준함이 곧 실력이며 신뢰입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