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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장이 Jul 30. 2024

작은 시작이 역사를 만든다

그냥, 오늘, 지금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었습니다. 사업 실패하고 쫄딱 망해서 감옥에까지 간 사람이 무얼 할 수 있었겠습니까. 책을 읽다가 문득 글을 쓰고 싶어졌고, 나 같은 사람도 글을 쓰고 책을 낼 수 있을까 작은 희망을 가졌지요. 그렇게 시작한 글쓰기가 여덟 권의 개인 저서를 출간하게 만들었습니다. 


가족 포함 주변 누구도 제게 "할 수 있다"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해내고 나니까 혹시 저 같은 사람이 또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었지요. 강의를 통해 세상 사람들에게 글 쓰고 책 출간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블로그에 강의 공지했고, 사람 몇 모였고, 그렇게 강의를 시작했습니다. 9년째입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오프라인 강의를 더 이상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기계도 잘 만질 줄 모르는 제가 온라인 강의를 시작했지요. 온라인만의 장점을 살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문장수업을 시작했습니다. 목요일 밤 9시부터 한 시간 동안, 저는 '그냥' 문장수업을 계속했습니다. 200회 넘었습니다. 


엄청난 각오, 결심, 다짐, 계획 등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 많습니다. 그런 것들이 중요하지 않다는 말을 하려는 게 아닙니다. 다만, 모든 결단과 준비는 반드시 실행을 전제해야 한다는 뜻이죠. 시작하고 계속하지 않을 거라면 그 모든 준비가 다 무슨 소용 있겠습니까. 


사람들에게 글을 쓰고 책을 내 보자고 권하면, 뭔가 엄청난 준비를 하고 실력을 닦아야 한다고 여기는 이들 많은데요. 글쓰기/책쓰기는 독특한 분야라서, 준비와 실력을 갖춘 후에 쓰는 게 아니라 쓰면서 동시에 준비하고 공부해야 합니다. 


무조건 쓰기만 한다고 해서 실력 느는 것도 아니고, 빡세게 준비하고 공부만 한다 해서 글을 잘 쓰게 되는 것도 아닙니다. 항상 두 가지를 병행해야 합니다. 읽으면서 써야 하고, 강의 들으면서 써야 하며, 공부하고 연습하면서 써야 합니다. 


준비하고 내공 쌓는다는 핑계로 한 줄도 쓰지 않는 사람 많이 보았습니다. 그들은 자신이 '글을 잘 쓰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착각하지만, 사실은 가볍게 그냥 쓰기 시작하는 사람들보다 정체된 경우 많습니다. 


제가 만약 글을 잘 쓰기 위해 준비하고 또 준비했더라면, 아마 지금껏 한 권의 책도 출간하지 못했을 겁니다. 강의를 잘하기 위해 내공 쌓기만 했더라면, 아마 지금까지 단 한 건의 강의도 하지 못했을 테지요. 라이브 퇴고 쇼라고 일컬어지는 세상 하나뿐인 글쓰기 수업인 문장수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충분히 준비하고 내공 쌓고 실력 갖춰야 한다고 생각했더라면 아직도 시작하지 못했을 게 분명합니다. 


목표와 계획을 짜고 준비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우리 인생에서 가장 우선해야 할 것은 언제나 실행입니다. 운동해야겠다 생각이 들면 그냥 오늘 지금 조금이라도 하면 되고요. 글 써야겠다 싶으면 그냥 오늘 지금 한 줄이라도 쓰면 됩니다. 영어공부 해야겠다 마음이 들면 그냥 오늘 지금 단어 몇 개 외우면 되지요. 


시작을 두려워하는 사람 많습니다. 그럴 수 있지요.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는데 하나도 무섭지 않다면 그게 더 이상할 겁니다. 하지만, 두려움이란 감정을 무너뜨리는 최고의 방법은 실행이란 사실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번지점프대 위에 올라서서 장비 갖추고 있으면 몸이 부들부들 떨립니다. 그러나, 막상 뛰어내리고 나면 이후로는 하나도 무섭지 않습니다. 


잘하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한 걸음 내딛기를 주저하게 만들지요. 냉철하게 생각해 봐야 합니다. 만약, 정말로 형편없는 결과가 나왔다 칩시다.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감옥에 갈까요? 파산할까요? 설령 감옥에 가고 파산을 한다 치더라도 그게 인생의 끝일까요?


우리가 두려워하는 그런 사태는 실제로 벌어질 확률이 매우 적고요. 설령 그런 일이 벌어진다 하더라도 인생 끝장나는 것도 아닙니다. 두려움은 언제나 허상의 감정입니다. 존재하지 않는 허깨비 때문에 원하는 삶을 이루지 못한다면 억울하고 분하지 않겠습니까.


그냥 오늘 지금 시작하세요. 그리고, 계속합니다. 어느 순간 돌아보면 1년, 5년, 10년 지났을 테지요. 당신의 등 뒤에 거대한 성 한 채가 지어져 있을 겁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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