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자기만의 방식이 있다
자신을 믿는 마음
K라는 친구는 제법 글을 잘 씁니다. 그 친구는 글쓰기 강좌에 등록해서 배우고 익혔습니다. 그는 그 곳에서 문법, 구성, 문장 쓰는 법 등을 배웠습니다. 꾸준히 연습한 끝에 자기 안에 있는 이야기를 끄집어낼 수 있을 정도가 되었지요.
저는 반대의 경우입니다. 감옥에서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배울 만한 상황이 아니었죠. 일단 썼습니다. 책을 읽으며 문장 공부를 했습니다. 막무가내로 쓰면서 조금씩 문장을 수정했고, 그렇게 '무식한' 방법을 되풀이한 끝에 글쓰기 강사까지 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지금 무엇이 옳은 방법인가를 말하려는 게 아닙니다. 체계적으로 배워서 잘 쓰는 사람 있는가 하면, 자기만의 방식으로 부딪치고 깨지면서 익히는 사람도 있습니다. 기본을 배우고 익힌 다음 자기만의 방식을 고수하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어떤 방식을 택하든 매일 꾸준히 써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아무리 훌륭한 스승으로부터 글쓰기를 배운다 해도 직접 써 보지 않으면 헛일이고요. 자기만의 방식 추구하는 사람도 쓰지 않으면 고집에 불과합니다.
다른 모든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배우는 만큼 직접 해 보아야 하고요. 자기만의 방식으로 해 보겠다 하는 사람도 실행을 반복해야만 실력 쌓을 수 있습니다. 자기학습이 먼저이고, 그 다음에 배우든 밀어붙이든 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배우기만 하고 연습하지 않는 사람. 자기만의 방식을 고수하겠다면서도 전혀 실행하지 않는 사람. 이런 사람들은 시간만 낭비하고 실력은 쌓지 못합니다. 무슨 일이든 잘하기 위해서는 부단한 노력과 연습의 반복이 필요합니다.
"배워야 한다"는 다른 사람의 말에 휘둘릴 필요 없습니다. "자기만의 방식으로 쓰면 된다"는 다른 사람들 말에 흔들릴 이유가 없지요. 누구나 성향이란 게 있고 스타일이란 게 있게 마련입니다. 차곡차곡 배워서 잘하는 사람도 있고, 무식하게 반복해서 실력 갖추는 사람도 많습니다.
문제는, 자신이 어떤 성향의 사람인가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는 거지요. 연습도 하지 않고 반복도 하지 않고 노력도 해 본 적이 없어서, 새로운 도전 앞에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아예 모르는 사람도 적지 않거든요.
이런 사람들의 경우에는 따지고 분석할 필요도 없습니다. 일단 시작해야 합니다. 강좌에 등록하든 혼자서 연습하든, 일단 글을 쓰기 시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고민만 하면 결국 아무것도 이룰 수가 없습니다.
맨 처음 글을 쓸 때, 두렵고 힘들었습니다. 글을 잘 쓰지 못한다는 사실이 두려웠고, 사람들이 내 글을 읽고 비난할까 봐 두려웠고, 이렇게 쓰는 글이 과연 책이 될 수 있을까 두려웠습니다. 한 편의 글 분량 채우는 게 힘들었고, 하나의 주제로 맥락 있게 풀어내는 게 힘들었고, 독자들에게 메시지를 전하는 게 힘들었습니다.
제가 두려워했던 모든 일들은 실제로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제가 힘들어했던 모든 것들은 쓰는 동안 저절로 해결되었습니다. 저는 제가 선택한 방식, 그러니까 무식하게 밀어붙이는 방법에 대해 후회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제 방식을 다른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고, 그 과정이 순탄치 않기 때문입니다.
[자이언트 북 컨설팅]이라는 1인기업을 설립하고 글쓰기/책쓰기 수업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온몸으로 부딪치며 배우고 익힌 노하우를 초보 작가들에게 전하며 살아갑니다. 엄청난 비법을 가르치는 게 아니라, 배우고 익히는 시간을 단축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는 거지요.
지금까지 607명의 작가를 배출했습니다. 앞으로도 매주, 매월 새로운 작가가 끊임없이 탄생할 겁니다. 저는 제가 가는 길에 확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저를 비난하거나 험담하는 이들에게 휘둘리지 않는 이유입니다. 생각 있는 사람은 생각 없는 사람들의 말에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입니다.
정리합니다. 자신을 믿는 마음이 가장 중요합니다. 배우고 익혀 실력을 쌓든, 혼자 힘으로 우직하게 밀어붙이든, 결국은 자신을 믿고 계속 나아가는 사람이 성취하게 되어 있습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