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가 아니란 사실
글 쓰기가 힘들고 어렵습니다. 저만 그런 게 아닙니다. 제가 운영하는 [자이언트 북 컨설팅] 글쓰기/책쓰기 수업에 참여하는 모든 수강생들이 한결같이 "힘들고 어렵다"고 말합니다. 저는 매일 글을 쓴 지가 10년 넘었습니다. 그래도 힘들고 어려운 건 매한가지니까 다른 사람들 오죽하겠습니까.
쉽고 만만한 일이었다면 하지 않았을 겁니다. 별 가치를 느끼지 못했을 테니까요. 네, 그렇습니다. 누구나 쉽고 만만하게 할 수 있는 일에서는 의미나 가치를 느끼기가 힘듭니다. 밥 먹고 똥 싸는 걸 가지고 '도전한다'고 표현하지는 않으니까요.
힘들고 어렵기 때문에 악착같이 도전하는 것이지요. 이번 올림픽에 참여한 선수들 인터뷰 내용을 보면서 이런 사실을 또 한 번 느낍니다. 세상 무엇 하나 쉬운 일 없구나. 나만 힘든 거 아닙니다.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나름의 시련과 고난을 극복하며 살아갑니다.
몸이 많이 아팠습니다. 지난 넉 달, 그야말로 지옥 같았습니다. 다행이 제 상태에 잘 맞는 약을 찾았고, 또 병원 치료도 꾸준히 받다 보니 조금씩 나아지고 있습니다. 아픈 곳 없이 일상을 살아갈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인지 새삼 깨닫게 되었지요.
죽을 것처럼 아팠을 때는 세상 고통 저 혼자 짊어지고 있는 듯했습니다. 인터넷을 통해 증상과 치료법을 검색하다가 알게 되었지요. 세상에는 아픈 사람이 정말로 많구나. 나만 이렇게 아픈 게 아니었구나.
아픈 사람이 많다는 사실이 위로가 되었다고 하면 너무 이기적인 말일까요. 저는 주변에 몸이 아픈 사람이 이렇게나 많은 줄 처음 알았거든요. 그 동안 무관심하게 살았던 저 자신 반성하기도 했고, 또 나만 이렇게 아픈 게 아니란 사실에 위로를 받기도 했습니다.
사업 실패하고 무너졌을 때, 저는 세상 밖으로 홀로 튕겨져 나간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서럽고 슬프고 외로웠지요. 나름 열심히 산다고 살았는데 결국 모든 걸 잃고 실패했다는 생각에 눈물도 많이 흘렸습니다.
감옥에 가 보니까 저보다 더 큰 역경에 처한 이들이 많았습니다. 막노동판에 가 보니까 저 정도의 시련은 명함도 내밀지 못할 지경이었습니다. 나보다 힘든 사람들을 보면서 용기와 희망을 품었다고 하면 아주 못된 사람처럼 느껴지지만, 실제로 그랬습니다.
세상에는 나보다 힘든 사람 많구나. 나만 힘든 게 아니었구나. 나만 실패하고 좌절한 게 아니었구나. 그런 생각을 하면서부터 서서히 다시 힘을 내기 시작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나만 이렇게 아프고 힘든 게 아니구나'라는 사실을 느낄 때 가장 큰 위로와 힘을 얻는다 하지요.
저는 지금도 몸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습니다. 아무 때나 갑자기 온몸에 전류가 흐르는 듯 지릿하고, 극심한 통증에 툭툭 힘없이 쓰러지곤 합니다. 저를 믿고 글쓰기를 배우는 수백 명 수강생들을 책임져야 한다는 사실에 부담 크게 느낄 때도 많습니다.
아버지와 어머니, 연세 많이 드셔서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항상 촉을 곤두세우고 관심을 가지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아내와 아들, 제가 책임져야 할 가장 소중한 존재들이죠. 한편으로는 그들을 돌봐야 한다는 가장으로서의 무게가 힘겹게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저는 한 때 저 혼자만 이렇게 사는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더 힘들고 고통스러웠지요. 아니었습니다. 세상 사람 다 저 만큼은 살고 있습니다. 다들 아프고 힘들고 어렵고 막막합니다. 즐겁고 기쁜 때도 없지 않겠지만, 그런 건 잠시뿐이고요. 또 날이 밝으면 삶의 무게를 감당하며 살아가고 있지요.
용기 잃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다른 사람들도 모두 나처럼 힘들고 어렵다, 그럼에도 꿋꿋하게 살아가고 있다. 이 생각을 하면 힘이 납니다. 혼자가 아니라 함께라는 느낌 덕분이겠지요.
지금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