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과 짜증, 심호흡의 효과

마음 편안한 인생이 최고다

by 글장이


원체 성질이 더러운 놈이라 걱정도 많고 짜증도 많았다. 일이 조금만 꼬여도 밤새 걱정을 했고, 누가 가시 섞인 한 마디만 던져도 속이 틀어져 짜증을 부렸다.살다 보면 걱정도 할 수 있고 짜증도 부릴 수 있지만, 나의 경우에는 정상적인 일상 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였으니 심각한 수준이었다.


감옥에서는 숨 쉬는 법을 가르쳐주었다. 그 안에 있는 것 자체가 고통이었고 걱정이었고 짜증이었으니, 재소자들을 통제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으로 심호흡을 선택한 모양이었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매 순간 숨 쉬는 게 일인데 그걸 가지고 걱정과 짜증을 다스릴 수 있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시키는 대로 깊이 호흡하는 시늉만 했다. 예상 대로 별 효과가 없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답답했다. 같은 방을 쓰는 사람들과 시비가 잦았고, 집으로 돌아갈 날은 한참 멀었고, 무엇 하나 인생에 선명한 것이 없어서 막막하고 괴로웠다. 그대로 더 있다가는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 속는 셈치고 심호흡을 제대로 해 보기로 했다.


코로 숨을 깊이 들이마신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그런 다음 입으로 숨을 천천히 내뿜는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중요한 것은, 숨을 들이쉬고 내뿜는 동안 생각을 오직 호흡에만 집중하는 거다. 지금 내가 숨을 들이쉬고 있다. 지금 내가 숨을 내쉬고 있다. 코와 입술 사이 인중에 모든 신경을 집중하고 천천히 천천히 숨을 쉰다.


걱정이나 짜증이 심할 때는 심장 박동이 빠르다. 심호흡을 시작하면 심장박동이 호흡보다 빨라서 몸이 떨리고 엉덩이가 들썩인다. 이 순간이 참 묘하게 불편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심장박동이 호흡보다 느려지면서 몸도 마음도 편안해진다.


성인군자나 수행자나 명상 오래 한 사람들처럼 호흡을 통해 일체유심조 되는 수준에는 한참 이르지 못한다. 하지만, 이전에 툭하면 걱정이나 짜증으로 불안해하거나 예민하게 반응하던 시절과 비교하면 나는 심호흡의 덕을 톡톡히 보았다.


태어나서 죽는 순간까지 오직 나와 함께 하는 것은 호흡뿐이라고 누군가 말했던가. 그럼에도 나는 살면서 숨을 쉬는 데에 관심 가져 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감옥에서, 그것도 재소자 관리 차원에서 형식적으로 숨 쉬기 훈련을 가르치는 걸 접한 덕분에 나는 지금도 격한 감정을 호흡으로 진정시킨다.


다시 말하지만, 내가 하는 심호흡의 정도는 초보 수준에 불과하다. 유치원생 수준의 호흡만으로도 이 정도의 효과를 보고 있다면, 제대로 된 심호흡의 효과는 훨씬 크다고 확신할 수 있겠다.


나는 지금 심호흡의 효과에 대해 말하고 있지만, 사실 더 강조하고 싶은 것은 걱정이나 짜증이 우리 삶에 아무짝에도 쓸모없다는 사실이다. 걱정도 할 만큼 해 보았고, 짜증도 부릴 만큼 부려 보았다. 무엇 하나 도움 되는 것이 없었다. 일은 더 꼬였고, 관계는 더 엉망이 되었으며, 내 기분은 갈수록 더 음울해졌다.


걱정도 습관이고 짜증도 버릇이다. 무조건 고쳐야 한다. 걱정 많이 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걱정하는 정당성을 주장한다. 짜증 많이 부리는 사람도 자신이 짜증 부리는 걸 합리화한다. 어떻게 걱정을 안 할 수가 있냐! 어떻게 짜증이 안 날 수가 있겠냐! 이런 식이다.


걱정과 짜증은 방어기제다. 문제가 생기면 해결책을 찾아 실행을 해야 하는데 그러기엔 어렵고 힘들고, 그냥 걱정을 하거나 짜증을 부리는 건 쉬우니까 저절로 한숨을 쉬고 툴툴거리는 거다. 건설적인 생각, 발전적인 태도를 가져야 더 나은 삶으로 나아갈 수 있다.


걱정과 짜증이 많았던 시절, 내 인생의 끝은 감옥이었다. 심호흡을 통해 조금씩 마음의 안정을 찾고 나서는 지금의 삶을 얻을 수 있었다. 마음 편안한 인생이 최고다. 성질 더러운 건 인생 시궁창으로 끌고 가는 데에만 도움 될뿐.


걱정 많이 하는 사람한테 걱정 좀 하지 말라고 하면 화를 낸다. 내가 무슨 걱정을 했다고 그래! 또는, 이 정도 걱정하는 것도 문제냐! 하면서 말이다. 짜증 많이 부리는 사람한테도 짜증 좀 부리지 말라 하면 화를 낸다. 자신이 짜증을 많이 부린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못하는 거다.


그래서, 걱정과 짜증은 스스로 인지하고 없애기 위해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 제 3자가 백날 얘기해 봐야 헛일이다. 자신이 걱정을 많이 하고, 짜증을 수시로 부린다는 사실을 알아차려야 한다. 책 읽고 글 쓰면서 자신의 하루를 돌아보고, 어떤 생각과 말과 행동을 많이 하는지 관심 가지고 관찰해야만 알 수 있다.


걱정의 해악, 짜증의 폐해를 너무도 잘 안다. 그 끝은 괴로움이요 파멸이다. 심호흡하면서 마음 진정시키고, 어떻게든 걱정과 짜증을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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