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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취한 사람과 대화해 본 적 있나요

의미, 재미, 깊이

by 글장이



했던 말을 계속 되풀이한다

욕설, 비어 등을 남발한다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을 한다

상대에게 실례 되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한다

자신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

주로 소리를 지르거나 화를 낸다


위 여섯 가지 사례는 과거 술 마시던 시절 제 모습입니다. 술에 취한 저와 대화를 나누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정리한 것이지요. 부끄럽기 짝이 없습니다. 지난 9월 7일. 제가 술을 끊은지 딱 5년 된 날이었습니다.


술 마시는 것 자체가 나쁜 건 아니지요. 적당히 마시고 좋은 기분으로 사람들과 어울리고 긴장도 풀고 스트레스도 해소하면 일상을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됩니다. 문제는 술에 취하고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한다는 데 있습니다.


술에 취한 사람은 말을 똑바로 하지 못합니다. 위에서 언급한 사례들처럼, 정상적인 대화를 하지 못합니다. 자신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모릅니다. 논리, 사고력, 근거, 주장, 견해, 이유, 의미 등 대화와 소통에 필요한 모든 요소가 빠져 있습니다.


술에 취한 사람과 대화하기를 좋아하는 사람 있을까요? 아마 한 명도 없을 겁니다. 오히려 피하고 싶겠지요. 술자리 즐겁게 시작했지만, 취해서 헛소리 남발하는 사람 생기면 즉시 집에 가고 싶습니다.


횡설수설은 상대를 힘들게 합니다. 헛소리는 사람을 피곤하게 만듭니다. 의미 있는 말, 재미 있는 말, 깊이 있는 말로 대화하고 소통해야 매력 발산하고 사람들의 관심과 주목을 끌 수 있습니다. 말이 인간관계의 중요한 요소라는 뜻입니다.


글도 똑같습니다. 술 취한 사람이 말하듯이 횡설수설 앞뒤 맥도 없는 글을 쓴다면, 그런 글을 좋아하는 사람 아무도 없겠지요. 술 취한 사람이 자신이 술에 취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듯이, 글을 제멋대로 쓰는 사람도 자신에게 어떤 문제가 있는지 알지 못합니다.


어떻게 해야 글을 조리 있게 쓰는 연습을 할 수 있을까요? 어떻게 해야 의미와 재미와 깊이를 두루 갖춘 글을 쓸 수 있을까요?


첫째, 자신이 보고 듣고 경험한 모든 일에 의미를 담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정신없이 바빴던 오늘 하루는 나에게 어떤 의미인가. 피곤하고 지친 독박육아는 내게 어떤 의미인가. 저 사람이 내게 던진 상처가 되는 한 마디는 내게 어떤 의미인가. 이런 식으로 모든 순간에 의미를 담으려 노력하면, 삶도 글도 좋아집니다.


둘째, 문장을 짧게 쓰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초보 작가 중에는 문장을 길게 늘여쓰는 사람 많은데요. 문장이 긴 것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작가가 그것을 의도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쓰다 보니 늘어진 거지요. 문법도 틀리고, 주술 관계 엉망이고, 중복도 많고, 문맥도 맞지 않습니다. 이 모든 문제는 문장을 짧게 씀으로써 해결 가능합니다.


셋째, 매일 독서해야 합니다. 작가가 되겠다는 사람 중에도 하루에 책 한 줄도 읽지 않는 사람 많다는 사실 충격적입니다. 읽지 않는 사람의 생각은 짧습니다. 아무리 글 많이 써도 밑바닥이 훤히 보입니다. 얕은 지식으로 돌려치고 메쳐도 독자는 금방 알아챕니다. 작정하고 지독하게 읽어야만 자신이 쓰는 글에도 깊이가 생깁니다.


저와 대화를 나눈 사람이 "대화를 나눌 수 있어 기쁘고 행복했다"고 말한다면 얼마나 가슴 벅찰까요. 반면, 저와 대화 나눈 사람이 "별 쓸데없는 소리 듣느라 시간 다 보냈네!"라고 투덜거린다면 얼마나 창피하고 속상할까요.


말과 글은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힘은 사람을 죽일 수도 살릴 수도 있지요. 악성댓글 견디지 못한 채 스스로 목숨 끊는 일은 이제 다반사입니다. 그런 현실을 접하고 나면, 한 줄 글 쓰는 일에 신중해야겠구나 정신을 차려야 마땅합니다.


온라인 세상, SNS 세상입니다. 여전히 아무 말이나 아무 글이나 마구 내뱉고서는 "아니면 그만"이라는 태도로 살아가는 인간들이 넘쳐납니다. 말과 글이 가진 힘으로 사람을 살릴 생각을 해야지요. 어떻게든 사람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고, 공감해주고, 응원해주고, 동기를 부여하고, 격려하며, 마치 마주앉아 두 손 꼬옥 잡아주는 듯한, 그런 말을 하고 그런 글을 써야 하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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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취한 듯한 말 그만합시다. 만취한 사람이 쓴 것 같은 글도 그만 씁시다. 공부하고 연습하고 훈련해서, 누군가 한 사람에게라도 희망과 용기를 줄 수 있는 말과 글을 사용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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