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와 낙서의 필요성
글을 쓰기 전에 메모 혹은 낙서부터 먼저 해야 합니다. 그래야 한 편의 글 맥락도 잡을 수 있고, 쓰는 동중 글이 산으로 가는 현상도 막을 수 있습니다. 많은 초보 작가가 메모나 낙서를 하지 않은 채 곧바로 노트북을 펼쳐 글을 쓰기 시작하는데요. 중도에 쓸 말이 없다거나 분량이 부족하다거나 횡설수설로 끝나게 되는 원인입니다.
거장 중에는 아무런 사전 스케치 없이 바로 글을 쓰기 시작해서 끝까지 술술 마무리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 작가는 평생 부단한 연습과 훈련을 통해 글 쓰는 능력을 배양한 경우입니다. 초보 작가는 아직 그런 정도의 역량에 이르지 못합니다.
메모와 낙서가 어렵거나 시간 많이 걸리는 일도 아니거든요. 글 쓰기 전에 빈 종이에다 무엇에 관해 쓸 것인가 몇 가지 키워드 정리하는 것만으로 충분합니다. 습관이 되지 않았을 뿐, 누구나 쉽게 메모하고 낙서할 수 있습니다. 메모와 낙서를 한 후에 쓰면, 글의 질이 확 달라질 수 있습니다.
어떤 메모와 낙서를 해야 할까요? 작가마다 다양한 자기만의 방식이 있겠습니다만, 크게 보면 다섯 가지 정도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이 다섯 가지 항목이 한 편의 글을 이루는 뼈대입니다.
첫째, 핵심 메시지를 메모해야 합니다. 독자들에게 무슨 말을 전할 것인가. 글 쓰는 사람에게 더할 나위 없는 기본이며, 글을 쓰는 동기이자 원천이라 할 수 있겠죠. 무슨 말을 하려는 겁니까?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하는 초보 작가가 많다는 사실! 핵심 메시지 없는 글은 그저 수다에 불과합니다.
둘째, 핵심 독자가 누구인지 메모해야 합니다. 명동 한복판에 가서 백날 소리 질러 봐야 술 취한 사람 취급 받기 일쑤입니다. 누구한테 말하고 있는가? 글을 쓴다는 것은 웅변이나 연설이 아닙니다. 대화입니다. 바로 앞에 투명한 누군가를 딱 앉혀놓고 글을 써야 전하고자 하는 말을 분명하게 펼쳐낼 수 있습니다.
셋째, 현상(문제점)을 메모해야 합니다. 핵심 메시지와 핵심 독자를 정했다면, 이제 그들에게 이 메시지를 왜 전하려는가 이유를 적을 차례입니다. "지금 이런 문제가 있기 때문에" 자신이 글을 쓴다는 사실을 명확히 밝히는 것이죠. 그래야 독자가 공감하며 끝까지 읽을 수 있습니다.
넷째, 해결 방안을 메모해야 합니다. 한 편의 글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독자는 바로 이 부분 때문에 글을 읽습니다. 해결 방안을 쓸 때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구체적으로 알려주어야 합니다. 용기와 희망을 가져야 한다? 이런 뜬구름 잡는 소리 쓸 거면 아예 쓰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특히, 작가의 개인적인 경험담을 섞으면 훨씬 설득력 높아집니다.
다섯째, 기대 효과를 메모해야 합니다. 작가가 전하는 메시지를 독자가 그대로 수용하여 실천했을 때, 어떤 변화와 성장을 이뤄낼 수 있는가 설명해야 합니다. 목적지가 명확하게 보일 때 사람은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자, 이제 자신이 메모한 다섯 가지 항목을 순서 대로 다시 읽어 봅니다. 시작은 어떻게 할 것이며, 뒷받침 문장은 어떻게 나열하고, 마무리는 어떻게 할 것이다. 이렇게 큰 그림을 스케치한 후에 글을 쓰기 시작하면, 한 편을 완성할 때까지 주제를 벗어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메모와 낙서를 했고, 그것을 보면서 글을 썼기 때문에 독자가 읽을 때에도 조리 있게 느껴지고 가독성 좋게 읽을 수 있습니다. 원고지 12장 분량, A4용지 1.5매 분량이 초보 작가들에게는 결코 만만한 양이 아닙니다. 메모와 낙서 없이 머리로만 쓴다는 것은 자만과 오만과 건방이 아닐 수 없지요.
별로 어렵지도 않고, 시간도 오래 걸리지 않습니다. 글 쓰기 전에 빈 종이 한 장만 곁에 두고 위 다섯 가지 항목을 순서 대로 끄적거리기만 하면 됩니다. 잘 쓸 필요도 없고, 글씨 반듯하게 적을 필요도 없습니다. 본인만 알아 볼 수 있을 정도면 충분합니다.
저도 맨 처음 글을 쓸 때는 그냥 닥치는 대로 생각 나는 대로 썼습니다. 한 편의 글 분량 채우기도 힘들었고, 다 쓰고 난 후에 읽어 보면 이게 무슨 말인가 싶었으며, 처음 생각한 주제와는 아무 상관없는 엉뚱한 얘기로 마무리하는 경우 많았습니다.
메모와 낙서를 한 후에 글을 쓰는 습관 들이고 나니, 한 편의 글을 쓰는 과정이 하나도 힘들지 않았습니다. 주제가 선명해지고, 편안하게 말하듯이 쓸 수 있게 되었으며, 문장력이 다소 부족해도 독자 공감 얼마든지 받을 수 있는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개인저서 여덟 권 냈습니다. 613명 작가 배출이라는 기적적인 성과도 냈습니다. 이 모든 결실이 메모와 낙서에서 비롯되었다 해도 지나친 말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강의 시간에 메모와 낙서 입이 닳도록 강조합니다. 초보 작가라면, 반드시 글 쓰기 전에 메모와 낙서 하시길 바랍니다.
메모와 낙서는 예열입니다. 한 편의 글을 쓰는 데에는 시간도 꽤 걸리거든요. 쓰다 보면 잡생각도 나고, 집중력 흐트러지는 때가 몇 번이나 생깁니다. 미리 예열을 해두면, 끝까지 달리는 데 충분한 동력이 됩니다.
문장 하나 쓸 때마다 머리를 쥐어짜야 한다면, 글 쓰는 게 행복이 아니라 고통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메모와 낙서는 어떤 내용을 쓸지 미리 설계하는 작업이라서 처음부터 끝까지 힘들이지 않고 쓸 수 있는 좋은 방법이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일관성과 구성력 갖출 수 있기 때문에, 독자가 내 글을 읽을 때 이해하기 쉽고 논리적 판단도 하기 수월합니다. 글을 쓰는 이유 중 하나는 독자로 하여금 내 글을 읽게 만들기 위함이죠. 그런 측면에서, 메모와 낙서는 초보 작가들에게 있어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 할 수 있겠습니다.
핵심 메시지 : 쓰기 전에 메모와 낙서를 해야 한다.
핵심 독자 : 한 편의 글도 쓰기 벅찬 초보 작가
문제점 : 메모와 낙서 없이 그냥 글을 쓰다 보면, 주제에서 벗어나 횡설수설 할 가능성 크고, 맥락 잡지 못해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른 채 쓰게 된다.
해결 방안 : 다섯 가지 항목 메모와 낙서를 한 후에 글을 쓴다. (내 경험을 바탕으로)
기대 효과 : 글 쓰기 수월하고, 맥락 잡고, 주제 분명하고, 시간 단축하고, 독자 가독성 좋아진다.
위와 같이 메모와 낙서를 한 후에 지금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횡설수설 없습니다. 전하고자 하는 바 분명합니다. 독자가 읽기에 어렵거나 헷갈리는 부분 없을 겁니다. 다 읽고 나면, 독자가 당장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분명하게 정리했습니다.
무슨 일이든 처음 시작할 때는 '공식'에 따라 연습과 훈련을 반복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입니다. 조급하게 큰 성과 내려는 욕심 내려놓고, 하나씩 차근차근 배우고 익히는 것이 중요합니다. 오늘 소개한 다섯 가지 항목을 메모한 후, 그에 따라 한 편의 글을 써 보시길 바랍니다. 그냥 머리로만 쓸 때와는 전혀 다른 글쓰기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저에게는 소중한 노하우입니다. 조건 없이 블로그에 공유하는 이유는, 글 쓰는 삶에 함께 하는 이가 한 사람이라도 더 많아지길 바라는 마음에서입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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